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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은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출연연 르네상스' 열겠다"

[머투초대석]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일은 '기본권' 열정 있다면 기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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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TS·이하 연구회) 새 수장으로 임명된 원광연 제2대 이사장이 “출연연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회는 과학기술 분야 25개 출연연의 상위 기관이다. 출연연 발전정책과 연구기획, 기능 조정, 경영평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출연연 기관장을 뽑는 일도 연구회의 고유 권한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연구회 이사장을 맡게 된 원 이사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산하 출연연들이 공공기관의 틀을 벗고 본연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해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이끄는 중추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만은 않다. 그가 말한 청사진이 실현되기 위해선 출연연 미션 및 중점영역 재정립, 평가제도 개선 등이 전제돼야 하는데, 과거 정권 시절에도 쉽게 풀지 못했던 숙제들이다.

원 이사장은 “급격히 변하는 과학기술 패러다임 속에 출연연 자체가 변화의 대상이 됐고 연구자들의 자긍심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며 “갑각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껍질을 벗어나야 하는 것처럼 지금 구태의 틀에서 벗어나는 아픔을 견뎌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출연연 위상을 회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사진=홍봉진 기자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사진=홍봉진 기자
-2대 이사장으로서 포부를 밝혀달라.

▶ 취임 후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신(新) 르네상스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출연연이 경제발전 수단을 넘어 삶의 질 향상, 국가적 이슈해결 등 국민 미래를 열어가는 국민 중심 연구를 수행하고, 기관 경영을 연구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추도록 출연연 체제를 정비하겠다. 아울러 출연연 연구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자 중심의 연구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힘을 쏟겠다.

-취임 일성으로 출연연이 4차 산업혁명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하지만 그 개념이 모호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연구할때, 기술 개발할 때 적용했던 기본적인 가치관과 방법, 형식을 다 버리고 새롭게 할 상황인가. 저는 충분히 그런 시대적인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적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의 출연연 존재의 의미는 앞으로 굉장히 달라져야 한다. 1960년대 몇 개 안 되는 출연연이 우리 경제발전에 큰 도약을 이룰 발판이 됐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는 또 한번 도약할 발판으로 출연연을 보고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어야 한다. 왜냐면 그것이 우리가 볼 때 그것이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더 다가가는 R&D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경제, 산업에 기여 할 연구는 사실 출연연보다 기업들이 더 잘한다. 하지만 기업이 10년, 20년 뒤를 바라보고 기술 개발을 할 수는 없다. 중장기를 대비한 연구는 우리가 맡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진행하는 연구의 절반은 국민의 삶을 더 안전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연구회 역할이 앞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만약 연구회라는 조직이 갑자기 증발해 사라졌다고 하자. 이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를 떠올려보면 연구회가 왜 있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연구회 역할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다. 다만 그 역할을 지금까지 충실히 수행했는가. 혹은 충실히 수행할 상황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보시는 분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산하 연구원 각각이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연구회의 본질적인 역할이다. 연구회가 본질적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맡은 역할이다.

-출연연 기관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8개 기관장 후보군의 경우, 3배수까지 압축했다. 현재 이들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늦어도 이들 기관장 인선은 내년 1월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기관을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를 뽑을 생각이다.

-정부출연기관을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연연 문제에 있어 ‘왜 이렇게 불합리하게 됐지’ 생각하며 들여다보면 거기엔 꼭 공공기관법이 있다. 우리는 국민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연구를 하지만 직접적으로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기관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연구소는 고객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연연을 공공기관법상 기타공공기관에서 분리해야 한다. 그나마 국회에서(연구목적기관으로 분류하는 법 개정안이) 진척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사진=홍봉진 기자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사진=홍봉진 기자
-출연연 평가체계도 개선해야 되다는 의견이 많다.

▶출연연 평가체계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내년부터 연구부문 비중을 70%에서 80%로 늘리고 경영부문(지원)은 30%에서 20%로 줄이겠다. 또 연구기관이 고유임무에 부합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연구사업 단위평가 체계’로 바꿀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평가방식은 같은 분야 전문가들이 다른 연구자의 연구논문을 평가하는 과정인 ‘피어 리뷰’(peer review)가 적합하고 제일 정확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이달 25개 출연연 정규직전환심의위가 구성돼 활동 중이다. 출연연의 비정규직 문제 어떻게 보나.
▶지금 시대에 일하는 것은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 원칙적으로 모든 사람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할 능력이 있을 때 일자리가 주어지는 게 마땅하다. 그것이 이상적인 사회일지 모르나 그 꿈을 향해 가야 한다. 출연연도 마찬가지다. 연구할 능력이 있고, 연구할 열정이 있고,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고, 나의 평생의 가치를 거기에 두겠다고 하면 연구할 기회가 분명히 주어져야 한다. 출연연의 비정규직 문제도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연구자의 우수 연구 성과에 대한 차등보상, 인력 선순환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안정 속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동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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