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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들의 특별한 능력…'유니크한 디자이너'로 발전시켰죠"

[피플]남장원 ㈜구디스 대표, 사회적 브랜드 ‘키뮤’ 운영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입력 : 2018.01.0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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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원 (주)구디스 대표/사진=배영윤 기자
남장원 (주)구디스 대표/사진=배영윤 기자
"피카소는 '어린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지적장애인들은 '순수한 감성'을 평생 유지할 수 있죠. 디자이너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디자이너'라 부릅니다."

지적장애인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사회적 브랜드 '키뮤'(KIMU)를 운영하는 남장원 ㈜구디스 대표(36·사진)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적장애인 디자이너들은 기성 디자이너들이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하고 유니크한(독특한) 디자인을 그려 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술을 전공한 남 대표가 '키뮤'를 론칭한 건 2012년. 공익근무 기간 동안 발달장애인 지원 단체가 운영하는 복지관에서 미술 교육을 맡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남 대표는 "교육을 하면서 지적장애인들 그림을 처음 접했는데 작품 퀄리티가 좋아 놀랐다"며 "이렇게 좋은 작품을 대중에 보여줄 방법이 없어 계속 쌓이고 버려지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전문가·교수들에 보여줬더니 다들 '어떤 작가 작품이야? 대박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 대표는 "지적장애인들 중에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이들이 많다"며 "특히 자폐를 갖고 있는 이들은 아주 꼼꼼한데 디자이너로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남장원 (주)구디스 대표/사진=배영윤 기자
남장원 (주)구디스 대표/사진=배영윤 기자
브랜드명은 '키덜트 뮤지엄'의 앞 글자를 땄다. '키덜트'(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라는 단어가 몸은 성인이지만 7세 정도 지적수준을 가진 지적장애인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 생각했다. 그들의 작품을 한 곳에 담는다는 의미로 '뮤지엄'을 붙였다. 지적장애인 단체와 협의해 교육을 진행하고 재능있는 이들을 디자이너로 선발한다. 이들이 그린 원화를 패턴, 그래픽, 일러스트 등 디자인 콘텐츠로 개발해 상품화한다.

유럽, 미국, 중국 등 해외 전시에 나가며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버드 대학교 내 숍과 중국 완구회사 등과 디자인 개발 작업도 했다. 국내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 가방 브랜드 'Wait 7' 등과 협업했다. 키뮤 브랜드 스토리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갤러리형 카페 '키뮤 커피'도 있다.

남 대표가 이 같은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건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어서다. 선천적 소아마비인 친구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았고 한 번도 '도움이 필요한 친구'라는 생각을 한 적 없다. 남 대표는 "친구는 하버드·MIT에 갈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며 "키뮤 사업 모델 구축과 해외 진출하는 데 많은 부분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키뮤 사업이 더 커지면 회사 경영을 맡아달라고 말해놨을 정도로 오히려 지금은 내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사업 구조 개편, 교육 시스템 확충 등 전반적인 리뉴얼 작업에 주력했다. 충현복지관 비전대학에 키뮤 디자인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등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남 대표는 "교육을 하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만 그리려는 이들이 있는데 '디자이너로 일하려면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고 알려주면 적응하고 변화해 간다"며 "디자인 능력 계발 외에도 직업적 마인드와 매너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육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연계 고용 사업 '키뮤 브릿지'도 추진중이다. 키뮤 디자이너 중 3명이 패션 회사에 정식 디자이너로 고용되는 것을 보고 가능성을 봤다. 남 대표는 "디자이너 부모들이 종종 감사하다고 하는데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다"며 "능력이 있어 함께 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감사해야 할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흑인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듯 장애인도 각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더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키뮤를 통해 사람들의 '편견'을 '감동'으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해갈 겁니다. '사회적', '지적장애인'이란 소개 없이 '디자인 스튜디오 키뮤'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왼쪽 위)수원시 아주대학교 앞에 위치한 '키뮤커피' 전경. 카페 곳곳에 키뮤 브랜드 스토리와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 위)남장원 대표가 키뮤커피 내부에 전시된 지적장애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 아래)키뮤 디자인이 적용된 키뮤커피 컵홀더. (오른쪽 아래)네이처리퍼블릭과 키뮤가 협업한 '2017 그린 홀리데이 에디션'/사진=배영윤 기자, 네이처리퍼블릭
(왼쪽 위)수원시 아주대학교 앞에 위치한 '키뮤커피' 전경. 카페 곳곳에 키뮤 브랜드 스토리와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 위)남장원 대표가 키뮤커피 내부에 전시된 지적장애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 아래)키뮤 디자인이 적용된 키뮤커피 컵홀더. (오른쪽 아래)네이처리퍼블릭과 키뮤가 협업한 '2017 그린 홀리데이 에디션'/사진=배영윤 기자, 네이처리퍼블릭

배영윤
배영윤 young25@mt.co.kr facebook

머니투데이 문화부 배영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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