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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 꽃바람 일으킨 '꽃꽂이 중년아재'

[피플]강봉호 파수닷컴 상무 "남년차별 인식 사라져...동호회 활동 전파"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입력 : 2018.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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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호 파수닷컴 ns1본부 상무
강봉호 파수닷컴 ns1본부 상무
“남초현상이 뚜렷한 IT(정보기술) 벤처업계에 ‘꽃바람’을 불러일으키겠습니다.” 강봉호 파수닷컴 NS1본부 상무(사진)는 업계에서 ‘꽃보다 강 상무’로 통한다. 사내 꽃꽂이동호회 ‘플로케’에서 10년째 꽃 작품을 만드는 등 ‘꽃꽂이 전도사’로 활약해서다.

강 상무는 누나와 함께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꽃을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누나가 읽던 소녀잡지에서 ‘며느리에게 꽃을 선물로 주는 시아버지’에 대한 기사를 읽고선 ‘나도 언젠간 저런 남자가 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어린 나이였지만 꽃을 며느리에게 준다는 게 그렇게 로맨틱해 보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꽃꽂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8년 파수닷컴의 동호회 플로케에서다. 당시 강 상무의 나이는 마흔이었다. 남자는 강 상무뿐이었다. 그가 여직원들과 섞여 꽃꽂이를 하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있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강 상무는 “꽃이 좋았을 뿐”이라며 “꽃을 여자만 좋아하라고 법에 정해놓은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가 자연스럽게 대하자 주변 반응도 달라졌다. 남성직원들도 꽃꽂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플로케 회원 12명 중 4명이 남자다.

강 상무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묻자 “후배 직원 결혼식에 부케와 부토니에를 만들어줬을 때”라고 답했다. 2016년 아끼는 후배 직원의 결혼 선물로 강 상무는 직접 만든 부케와 부토니에를 줬다. 강 상무는 “그 어떤 선물보다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었다”며 “어렸을 적 꿈꾸던 ‘며느리에게 꽃을 선물로 주는 남자’의 로망을 실현한 느낌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꽃꽂이하는 남자’가 되면서 강 상무는 일상생활에서 성차별도 사라졌다고 했다. 후배 직원들을 대할 때도 남녀에 대한 선입관 없이 동등하게 바라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IT업계에 남직원이 많지만 남자만 할 수 있는 직종은 아니다”라며 “내가 꽃꽂이를 하는 것처럼 여직원들도 프로그래밍이든 영업이든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 상무는 꽃꽂이의 장점으로 “꽃을 매개로 모이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배려와 존중을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예쁘다, 아름답다는 말을 하게 되고 상대방을 향한 칭찬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꽃의 기운은 주변으로도 전파된다. 강 상무는 “자연스럽게 만든 꽃을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에게 선물하게 된다”며 “‘직접 만든 꽃’은 ‘사 온 꽃’보다 상대방을 2~3배는 더 기쁘게 해준다”고 말했다.

최근 강 상무는 아예 ‘꽃꽂이동호회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강 상무는 “우리나라 중년남성 대부분은 꽃을 여성의 전유물로 안다”며 “꽃꽂이를 하자고 하면 거부반응부터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강 상무는 계속 꽃꽂이를 전파하고 다닐 거란다. 모든 직장이 배려와 존중이 넘치는, 꽃향기 나는 곳이 되도록 말이다.

고석용
고석용 gohsyng@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고석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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