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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섭외·촬영·진행…'환갑의 도전'365일 On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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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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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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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10년 늘어난 중년, New Old] <5> 인터넷방송 자키 심현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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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용씨는 스마트 폰 3개와 아이패드 2개를 사용하는 '초 얼리어답터'이다. 새로운 게 나올 때마다 구입했다. 그는 "시니어일수록 새로운 기기를 써봐야 한다. 안 그러면 진짜 시니어가 된다"고 말했다. 사진은 심씨가 자신의 캠핑카에 설치된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하는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심현용씨 직업은 인터넷방송 자키이다. 나이 예순에 인터넷방송 자키라는 타이틀을 가진 것도 특이하지만 그의 방송진행 방식은 더 독특하다. 그는 캠핑카에 온갖 방송장비를 싣고 전국을 다닌다. 시골 축제현장 생중계도 하고, 뉴스가 있는 곳을 찾아 사회이슈를 토론하기도 한다. 시골장터 촌부들도 게스트로 출연시키고, 경기도지사시절 손학규 민주당 대표처럼 유명인사도 초대한다. 혼자서 방송장비 다 챙기고, 섭외도 하고, 방송도 한다.

마치 푸른 초원을 찾아 끊임없이 말을 달리는 유목민처럼, 심씨는 3000명의 고정 시청자를 몰고 바람처럼 전국을 누빈다. "한 달에 500만원은 버니깐 작은 수입은 아니죠. 하지만 돈 때문이 아닙니다. 낯선 것에 대한 도전이죠. 익숙한 것을 떠날 줄 아는 것, 그게 청춘 아닌가요." 그는 이동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디지털유목민의 진정한 '칸(khan)'이었다.

지난 7일 심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성동구 용답동 한국청년회의소를 찾았다. 심씨는 이 곳에서 한 달에 두 번씩 20, 30대를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서비스(SNS) 강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사만 나누고 이내 건물 밖 주차장으로 나와야 했다. 그는 자신의 유목생활 장비가 가득한 캠핑카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캠핑카 안에는 카메라와 마이크, 컴퓨터 등 각종 방송 장비들이 빼곡했다. 한쪽 귀퉁이에는 밥솥과 이불 등 살림살이도 있었다. 지방 방송이 많아 캠핑카 안에서 먹고 잘 때가 많기 때문이다. 늘 떠날 준비가 돼있는 그는 영락없는 유목민이었다.

심씨의 원래 직업은 방송과는 별 관련이 없었다고 한다. 디지털과도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아날로그에 가까웠다. 그는 40대까지 기업체 연수나 단체의 캠프 같은 행사를 여기저기 다니며 레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 레크레이션 진행자로는 10번째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자녀 교육 때문에 캐나다로 떠났고, 거기서 빵 가게를 열었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땅에서 가만히 앉아 일하는 게 싫어 2년 만에 혼자 돌아왔다. 가만히 웅크려 앉아 일하는 게 체질적으로 적성이 아닌듯했다.

한국에 돌아온 게 마흔 여섯. 뭔가 새로 시작해보려 했지만 외환위기가 덮쳤고, 일거리가 없어 PC방을 전전하다 인터넷 라디오방송을 접하게 됐다. "20대를 위한 방송은 많았는데 중장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40, 50대 음악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땐 신청곡을 받고 사연을 읽어주는 재미에 푹 빠졌죠."

그러다 2002년 무선 랜(무선 근거리 네트워크)이 나오면서 영상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심씨의 유목민 생활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길거리에서도 방송을 할 수 있는데 굳이 집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던 거죠. 체질도 아니고 해서 노트북을 들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해 8월 그는 자신의 오피스텔 보증금으로 구입한 캠핑카에 컴퓨터 3대를 실었다. 어디로든 떠날 준비가 된 것. 지금 심씨가 진행하고 있는 '도전 365 현장 생방송'은 이때부터 온에어가 됐다.

그렇게 전국을 누빈 지가 올해로 딱 10년. 메밀꽃 축제, 지평선 축제, 송어 축제 등 전국 안 가본 축제가 없다. 송어 축제 때는 펄떡펄떡 뛰는 송어를 상품으로 내걸고 축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노래자랑대회를 열어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노래대회 진행도, 방송 진행도, 송어 시상도 모두 심씨의 몫이었다. 레크레이션 강사 출신답게 그의 방송에는 현장감이 넘쳤고, 그의 방송을 보고 축제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덕분에 지자체마다 특산물과 축제를 홍보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충남 아산시는 그를 정보대사로 임명해 4곳의 정보화마을 돌며 컴퓨터를 가르치는 이동강좌를 맡기기도 했다.

심씨는 2007년부터 서울시 행사 방송자키가 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서울시의 각종 행사를 방문해 자신의 인터넷방송으로 중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수입도 짭짤해지기 시작했다. 부르는 곳이 하도 많아 현재 심씨의 월 수입은 500만원을 웃돈다. 청소년과 시니어 단체 등의 요청으로 '1인 창조기업 성공전략' 강의까지 하고 있다. 내달부터는 서울시의 요청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서울의 명소를 탐방해 방송할 예정이다. 심씨는 현재 매일 밤 10시 정규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는 한의사 등을 초대해 건강을 주제로, 금요일에는 통일을 주제로 방송을 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지방으로 돌아다녔으면 힘들 법도 했을 텐데도 심씨는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한 곳에 익숙해지면 습관이 만들어지고, 습관이 생기면 새로 시작하기도 힘든 것 아니겠습니까."

나이 예순이면 스마트폰 다루기도 버거울 텐데 그는 스마트폰이 3대이고 아이패드가 2대이다. '아이폰 3'가 나오자마자 샀다가 4가 나오자 다시 구입했고, 갤럭시도 써봐야 할 것 같아서 샀다. 아이패드도 1, 2 다 가지고 있다. 방송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시청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의 실시간 대화창 뿐 아니라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제 오늘이 다르고, 오늘 내일이 다른 진화의 시대입니다. 새로 나온 것을 써보지 않으면 뒤쳐집니다." 그래서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호회를 통해 만난 20대 멘토들로부터 디지털기기에 대해 배우고도 있다.

심씨의 앞으로 목표는 일주일에 한번씩 지역축제를 돌면서 앞으로 또 10년을 채우는 것. 70세가 될 때까지 300회의 캠핑카 투어를 더 하겠다는 얘기이다. "전 시니어도 아니고, 올드도 아닙니다. 즐기면서 도전할 뿐입니다." 마치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칭기스칸이 되었다'고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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