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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쪽박 찼는데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라니

[한국 증시 개조 프로젝트 'WHY&HOW' ⑨-끝: 자본소득세 도입]거래세폐지·소득세 도입 필요

韓증시 개조 프로젝트 'Why&How'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정영일 기자 |입력 : 2011.09.07 08:57|조회 : 25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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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정의·시장안정 두 마리 토끼 잡을수 있다
-"시장 위축, 세수 축소" 우려도
- 세수, 실제로 늘어날 수도

#개인투자자 A씨는 연초에 샀던 주식이 최근 폭락장을 거치며 30% 이상 떨어져 손절매를 해야 했다. 더 화를 돋우는 것은 살때 뿐 아니라 손해를 보고 팔 때도 각각 0.3%의 '거래세'를 내야 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보유주식 3% 이상, 혹은 지분총액 100억원 이상 대주주는 주식거래로 수익이 발생하면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고 있다.

반면 대주주를 제외한 개인이나 외국인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고 농어촌특별세를 포함 0.3%의 거래세만 물면 된다. 대신 손실을 봐도 무조건 '거래세'를 내도록 돼 있다.
주식 쪽박 찼는데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라니


◇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조세 형평성 지켜야

자본소득세 도입 찬성론의 핵심은 '조세 형평성'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 주식 양도차익은 비과세되고 근로소득이나 부동산 등의 다른 양도소득은 과세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세금을 매기는 것도 조세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조세의 기본원칙에서 본다면 현재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는 일종의 특혜로 볼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본소득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소득세 도입이 해외 투기자본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 금융시장이 '외국인 놀이터'로 취급되는 것은 자본소득세 등이 없어 외국인이 단기 차익을 회수하기 쉽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소득세 등이 도입되면 외국 자본이 쉽게 들어오고 빠지는 것에 대해 과속방지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의 확대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금융투자상품의 수익률에 영향을 줘 궁극적으로는 금융산업 전체의 거래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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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진적 도입, 장기 보유 우대 필요

실제 양도차익과세를 도입할 경우, 일본의 경우도 거래세 제도를 주식양도차익과세로 전환하는 데에 10년이 걸렸던 만큼 시장 충격을 일정 기간에 걸쳐 분산시키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거래세 인하 혹은 폐지가 동시에 진행된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기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장기보유에 대한 우대책도 시장 선진화의 전제조건이다.
홍범교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년 이상 장기보유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양도손실이 발생할 경우 일정한도에 한해 양도차익에서 이를 공제해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손실 일부는 이월을 허용해 투자손실에 대한 세제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심리 위축…시장 축소는 어떡하나"

증권업계에서는 자본소득세 도입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투자 심리 위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세율에 따라 세부담이 줄 수도, 혹은 늘 수도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세금이 부과되면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송성엽 KB자산운용 본부장은 "세율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자본소득세로 전환하면 전반적으로 주식 투자 인구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시장의 자금이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로운 세금이 부과되면 수익이 떨어지는 만큼 외국자금의 국내시장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면 변동성에 문제를 야기해 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양도차익에 과세하면 거래세를 없애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들로서는 세부담이 줄 수도 있다. '실패한 투자'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는데 따른 반발감도 줄어들게 된다.

◇ "당장은 힘들지만…장기보유 지원책 확실하다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검토해본 적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당장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당국으로서는 부담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세수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9년도 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887조3000억원, 코스닥시장은 86조10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총액 상승분은 각각 310조4000억원과 39조9000억원이다.

개인의 양도차익은 유가증권시장(개인지분 31.02%) 96조3000억원, 코스닥시장(개인지분 71.49%)은 28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양도차익에 대한 분리과세를 하고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 14%를 공통적으로 적용하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각각 13조4000억원 5조6000억원의 세수입을 거둘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2005년 2조3705억원, 2006년 2조5257억원, 2007년 3조4688억원, 2008년 2조7875억원, 2009년 3조5339억원이다. 자본소득세를 도입하면 2009년을 기준으로 세금이 4배도 넘게 더 걷힌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경우 1989년 거래세 세율을 낮추고 양도소득과세를 도입한 직후에는 증권 관련 세수가 감소했다. 2조3000억엔을 넘나들던 세수가 1992년에는 8167억엔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1999년 거래세가 완전히 폐지된 후 서서히 세수가 증가해 2005년에는 양도소득과세 도입 이전수준을 넘는 2조9065억엔까지 늘어났다.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세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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