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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은 들어오고, 한국 기업이 나가는 이유

[세계는 일자리 전쟁중..]<4부-3-1>제조업이 살아야 창조경제도 실현된다

[저성장을 넘자] 세계는 '일자리 전쟁' 우리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입력 : 2013.07.11 06:20|조회 : 1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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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반도체회사인 페어차일드가 경기도 관계자들과 함께 국내 부천공장에서 10일 8인치 웨이퍼 팹 생산라인 공식 가동을 기념해 테입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만수 부천시장, 김희겸 경기도 경제부지사, 마크 톰슨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장, 강병곤 페어차일드반도체코리아 대표이사, 원혜영 국회의원./사진=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제공
미국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반도체회사인 페어차일드가 경기도 관계자들과 함께 국내 부천공장에서 10일 8인치 웨이퍼 팹 생산라인 공식 가동을 기념해 테입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만수 부천시장, 김희겸 경기도 경제부지사, 마크 톰슨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장, 강병곤 페어차일드반도체코리아 대표이사, 원혜영 국회의원./사진=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제공

한국기업들은 해외투자에 나서는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반도체회사가 한국에 새 반도체라인을 건설해 가동한다? 다소 의아해보이지만 10일 경기 부천시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현존하는 실리콘밸리 최고(最古)기업 미국 페어차일드반도체가 한국에서 1억달러가량 들여 8인치(20.3㎝) 반도체 신규라인을 건설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페어차일드반도체는 미국 새너제이에 본사를 뒀으며 메인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유타주에 반도체공장을 갖고 있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중국 쑤저우에 후공정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경기 부천라인 증설에 나선 것.

페어차일드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벨랩의 윌리엄 쇼클리가 설립한 '쇼클리반도체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던 8명이 1957년 독립해 설립한 회사다.

69년 인텔 창업자가 된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 등 8명은 당시 페어차일드반도체를 설립하면서 쇼클리로부터 '8인의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페어차일드반도체는 이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골짜기 '실리콘밸리'를 탄생시킨 회사다. 이 회사는 왜 미국공장을 두고 한국에 투자하고, 한국기업들은 왜 한국을 떠나 해외투자에 나서는 것일까. 이유는 생존문제 때문이다.

◇미국 최고 반도체기업 페어차일드는 왜 한국에 투자하나=페어차일드반도체의 한국투자를 보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를 비난만 하기는 힘들 듯하다.

페어차일드코리아는 1999년 삼성전자의 부천반도체 공장을 인수해 비메모리인 전력용 반도체를 생산중이며 현재 1700명가량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페어차일드반도체는 전세계적으로 1조5000억원(14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페어파일드코리아에서 이번 투자로 추가로 250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마크 톰슨 페어차일드반도체 회장은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공장의 생산능력을 한층 더 강화해 아시아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며 "부천에서 생산하게 될 연 70만장의 웨이퍼는 그동안 부진하던 아시아시장에서의 매출부진을 털고 변화하는 IT(정보기술) 생태계의 첨단제품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점증하는 아시아시장을 위한 교두보로서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국내기업에는 제공되지 않는 지방정부의 지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원규 경기도 투자진흥과 미주아주팀장은 "신규로 짓는 8인치 라인 부지를 개별형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하고 세금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페어차일드반도체의 한국투자는 시사점이 크다. 시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해외기업이 국내로 들어오듯이 해외시장을 필요로 하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또 국내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해 R&D(연구·개발)센터 중심 우수인력의 허브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업체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지난달 경기 판교에 R&D센터를 설립한 것도 한국시장의 우수인력을 확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제조업 기반으로 다시 태어나는 실리콘밸리…우리는=페어차일드반도체와 미국 IT기업의 태생지 실리콘밸리도 다시 제조업 기반으로 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중간 지점에 위치한 산업도시로, 미국정부의 제조업 유턴 전략에 따라 면세혜택과 신속한 규제 해소 절차 등을 펴고 있다.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이같은 지원으로 수년전 10여명에서 출발해 현재 3000명이 이 지역에서 일하고, 스페인 최대 태양광 패널업체 솔라리아는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 유럽지역에 수출하는 패널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규제완화를 통한 제조업 기반 확충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형편은 다르다. 공장 하나를 짓는데 수십건의 인허가가 필요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수도권 인근에 공장을 지으려면 각종 민원과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다. 외국기업들에 비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외국에서의 '러브콜'과는 정반대 대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이 국내를 떠날 수밖에 없으면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하다.

◇제조업 플러스알파…창조산업 육성 필요=전통 제조업이 국내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것과 더불어 가치창출을 위한 서비스업과 창조도시 등의 건설을 통한 일자리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전인 2011년 6월22일. 경기개발연구원에서는 눈에 띄는 보고서가 하나 나왔다. '한국형 창조경제와 일자리 강국'이라는 보고서는 새정부의 국정 경제철학인 '창조경제'를 앞서 언급하고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넘어 가치창출의 새로운 전환을 '창조경제'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이 보고서를 만든 이정훈 경기개발연구원 전략연구센터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제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제조업 규제완화와 더불어 서비스업의 규제완화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실제로 창조적 활동이 뒷받침될 수 있는 환경이나 풍토들을 만들어야 하고 구체적인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하며,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창조도시나 창조클러스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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