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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통화정책(양적완화)과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세 가지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초기엔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덕분에 일본이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사업 창출 등 성장 동력만 확충되면 일본 경제는 완전히 살아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일본의 경제·정치·산업현장을 직접 취재, 출범 시기가 비슷한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의 명암과 성패를 비교·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년전 일본이 겪은 문제점에 대한 현재적 접근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대한민국의 '길'을 고민해본다.

제조업 뿌리 부활한 日오타구 "엔저 기회, 수출비중 30%까지"

[리스타트 코리아 '위기'에서 배운다-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 <10>-1]日강소기업 본산 오타구 현지르포

'리스타트 코리아' 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오상헌 기자 |입력 : 2015.08.20 03:20|조회 : 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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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외곽의 중소기업 밀집단지 오타구의 유타카(주) 본사 전경. 오타구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업단지지만 겉모습은 도심 외곽의 일반 주택가와 비슷하다
일본 도쿄 외곽의 중소기업 밀집단지 오타구의 유타카(주) 본사 전경. 오타구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업단지지만 겉모습은 도심 외곽의 일반 주택가와 비슷하다
일본 도쿄에서 요코하마 방향으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오타구(大田區) 오오모리. 큰 길에서 골목길로 접어들자 낯익은 주택가 풍경이 펼쳐졌다. 골목 사이사이 눈에 띄는 화물트럭과 봉고차만 없다면 영락없이 도심 외곽의 한산한 주택가 골목이다.

평범한 겉모습과는 달리 오타구는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대표적인 공업단지 중 하나다.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강소기업의 본산으로 꼽힌다. 골목골목 빼곡한 집들과 낮은 층고의 건물엔 5000여 개가 넘는 중소기업과 '마치코바'로 불리는 소규모공장들이 터를 잡고 있다.

◇버블경제 붕괴 후 재도약하는 중소기업=오타구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공단 입주사의 82%가 직원 수 10명 미만의 마이크로 기업이다. 3인 미만 가족이 경영하는 기업도 절반에 달한다. 대다수가 일본 소재·부품산업의 뿌리인 금형, 주조, 단조 등 정밀 기계금속 가공 및 제작업체다.

오타구엔 특히 금속가공 분야에 특화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강소기업들이 널려 있다. '모노즈쿠리(장인정신)'로 혼신을 힘을 쏟아 제품을 만드는 오타구 기업들은 독일 히든챔피언 못잖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기자가 찾은 지난 7일 오타구에선 부활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온기와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자료제공=LG경제연구소
↑자료제공=LG경제연구소
오타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팽배한 위기감과 냉기로 가득했다. 1990년대부터 20여 년간 진행된 일본의 장기불황의 여파 탓이다. 내수부진에다 엔고(엔화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일본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잃어버린 20년' 동안 일본 중소기업의 20% 이상인 99만 개가 사라졌다고 한다.

오타구도 버블경제 붕괴의 후폭풍을 피해가지 못 했다. 폐업이 속출하면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980년대 1만 개에 육박했던 오타구 중소기업은 2008년 4300여 개로 절반 넘게 문을 닫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입주기업이 6000개에 육박할 정도로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런 변화가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계속되고 있는 '아베노믹스'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회생 정책과 '엔저(엔화약세)' 유도로 내수가 살아나고 대기업 경쟁력이 회복되면서 중소기업 경영환경도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타구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오타구 기업들은 과거 고성장기부터 일본 대기업과 경제 전반을 지탱해 온 뿌리기업들로 일본 경제의 온기를 가장 밑바닥에서 민감하게 느낀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아베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았으나 올 들어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기업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 현지기업 관계자도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떨어져 해외시장 판매에 자신이 생겼다"며 "일본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에 나선 것도 일본 제조업의 뿌리기업들이 되살아나는 배경"이라고 전했다.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 수혜 나타나= 1956년 창립 후 오타구에서 60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유타카(창업주 토요카와 요시타케 사장). 가스제어기기 종합엔지니어링 메이커인 유타카도 일본 경제부활을 직접 체감하고 있는 강소기업 중 하나다. 유타카는 반도체공장 고압가스 압력조절기(레귤레이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임직원 118명의 중소기업이다.

아르곤 용접용 조절기를 생산하던 유타카가 반도체 관련 사업에 뛰어든 건 1970년대 초반의 일이다. 초기엔 수입품에 비해 떨어지는 품질 문제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히타치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대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1990년까지 유타카의 사세도 함께 확장했다.

창업주의 아들로 국내외 영업을 총괄하는 토요카와 카즈아키 상무는 "1990년에 지은 마츠모토공장 신설 초기에는 24시간 조업을 해도 납기를 못 맞출 정도로 반도체 경기가 괜찮았다"며 "반도체 고압가스 조절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올랐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나락으로 빠지고 전자업체 대기업들의 잇단 몰락에 유타카도 수주 감소와 이익률 하락에 직면했다. 일본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유타카가 1위였던 반도체 압력조절기 시장은 미국기업 3곳과 일본기업 2곳이 경합하는 과점 체제로 바뀌었다.

유타카는 그러나 최근 '엔저'와 일본 정부의 각종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활용해 다시 적극적인 수출 확대와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익률이 상승하는 등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제조업 뿌리 부활한 日오타구 "엔저 기회, 수출비중 30%까지"
◇SK하이닉스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에도 납품 기대=환율 효과 덕에 수출 비중도 더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매출액(25억엔, 약 238억원)의 20% 수준이던 수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새로 짰다. 정부의 정책자금을 활용해 고가의 금속가공용 공작기계를 들여놓는 등 신규 설비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토요카와 상무는 "2011년 달러당 엔화 값이 75엔까지 갔을 땐 이익이 줄어 오타구 입주기업은 물론 일본 수출기업들이 정말 어려웠지만 지금의 엔저 환경은 수출을 확대하고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히타치 등 거래 중인 일본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유타카도 올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실적이 개선되는 등 경영환경이 앞으로 더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유타카는 올해 역점사업으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 벤더(공식 협력업체) 등록도 추진 중이다. 이 또한 엔저로 수출 가격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토요카와 상무는 "올해 기존 고객사인 SK하이닉스 (84,800원 상승600 0.7%)의 공급 물량을 늘린 데 이어 협력사 선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삼성전자 (2,733,000원 상승37000 1.4%)와 공식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엔화 환율로 가격메리트가 충분한 상황이어서 벤더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오상헌 bborirang@mt.co.kr

\"모색은 부분적으로 전망이다. 모색이 일반적 전망과 다른 것은 그 속에 의지나 욕망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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