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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주인의식 갖게 하기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3.04.16 12:28|조회 : 8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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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되는 것을 보다 못한 김 전무는 직원들 중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평소 자신들에게 별 관심을 안 보이던 경영진이 오라니까 무슨 일일까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다들 모였다.

김 전무는 의례적인 인사를 한 후 진지하게 얘기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하여 서로의 생각도 나누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미안합니다. 오늘 이렇게 모이자고 한 것은 요즘 직원들의 근황도 궁금하고,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분위기도 알고 싶고, 불만사항이 뭐가 있는지 알고 싶어서요...”

뜬금없이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 힘든 점이 무엇이 있느냐 하니까 즉흥적인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다, 사람은 없는데 일은 계속 늘어나 죽을 지경이다, 부서간 협조가 안 되어 힘들다, 주차장이 멀다, 식당이 복잡하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모였지만 높은 사람이 애로사항을 물어보니 봇물 쏟아지듯 문제점들이 나오고, 불만이 없었던 사람조차 불만거리를 생각하기 위해 치열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불만을 가지고 그동안 회사생활을 해 왔는지 신기했다. 수많은 불만사항은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김 전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저 미안하다, 기다려보자, 나아질 것이다 등의 뻔한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 서너 시간 동안의 간담회를 통해 얻은 것은 “우리 회사는 역시 문제점이 많은 회사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자. 그렇지만 개선될 것은 거의 없다.”는 누구나 아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뿐이다. 그 간담회를 통해 불만이 없어지긴 커녕 불만이 더욱 증폭된 효과가 있었을 뿐이다.
 
다른 회사의 박 사장은 미래위원회(가칭)라는 주니어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1년 예산으로 1억원을 할당했으니 인포멀그룹에 지원하는 돈치고는 큰돈이 아닐 수 없다. 미션은 단순했다. “여러분들이 모여 회사의 미래를 그려보세요.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설적인 제안도 해 보세요. 예산 범위 내에서 돈을 사용하되 부족한 경우에는 품의를 올리면 추가로 지원하겠습니다.”

큰돈과 다소 황당하긴 하지만 어려운 숙제를 맡은 오피니언 리더들은 치열하게 생각하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일과가 끝난 후 모여 회의를 하고, 자료 조사를 하고, 용역기관을 불러들여 얘기를 듣고, 동료들에게 회사 미래에 대해 물어보고, 또 숙제를 나눠 갖고... 언제까지 어떤 형태의 리포트를 제시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답변이 부실하다고 뭐랄 사람도 없는 일이었지만 직원들은 이 일에 엄청난 열정을 보였다.

이들의 과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임원진을 모아 놓고 설명을 하고 논쟁을 하는 것이었다. 다만 임원진은 설명을 들을 자격만 있지 반박은 할 수 없었다. 이들이 제안한 것중 많은 부분은 즉시 개선이 되거나 현실로 형상화가 되었다. 자신들의 제안이 실제적인 성과로 나타나자 이들의 눈에서는 광채가 나기 시작했다. 이 활동을 통해 생산성이 올라간 효과도 있지만 그 보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줄어들고 주인의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회사의 문제점 및 미래에 대해 토의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낀 결과이다.
 
회사 경영자들이 자주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주인의식이다. 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회사가 성장 발전한다는 취지다. 맞는 말이다. 이왕 회사에 다닐 바에야 주인의식을 갖고 근무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어떻게 자연스럽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느냐 하는 것은 지혜를 필요로 한다. 늘 의심하고 따지는 주인 밑에서는 주인의식을 가지려 하다가도 반납을 하게 된다.

의심하는 주인 밑에서 주인의식을 가질 필요가 뭐 있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여러 가지 일에 직원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주인의식이나 회사에 대한 애정은 논리적인 문제가 아니다. 좋아하란다고, 주인의식을 가져야 좋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대소사에 적절하게 참여시킴으로서 자연스럽게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타고 가던 택시가 사고를 낸 경우 우리는 본능적으로 택시기사의 편을 들게 된다. 같은 차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의식, 어떻게 갖게 할 것인지 경영자들의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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