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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사장님, 얘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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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류를 제조하여 수출하는 모 기업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이 기업은 처음에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시작했다. 설계기술과 양산기술이 뛰어나 그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하면서 직원들 숫자도 늘어나고 해외에 충성스런 바이어도 늘어났다.

하지만 성장속도에 비해 직원들의 수준이 뒷받침이 안되면서 여기저기서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중에서도 바이어의 불만이 컸다. 전체 물량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바이어는 이 회사의 품질(Quality), 가격(Cost), 납기(Delivery)등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상태로는 더 이상 비즈니스를 계속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에 다른 업체를 수배해 놓고 사장에게 마지막 경고를 했다. 1 년간의 유예기간을 줄 테니 획기적인 개선 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는 더 이상 거래를 안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나는 그 책임자로 그 회사와 바이어를 상대로 일을 시작했다.

당시 그 회사는 매우 잘 나갔다. 대통령상도 수상했고, 매스컴에서도 그 회사 제품이 얼마나 유명한지를 보도했다. 실제로 제품도 우수했고, 별로 나무랄 데가 없었다. 다만 급격한 성장에 맞춰 조직의 구조 및 프로세스가 뒷받침이 안되어 나타난 현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으로 직원들의 불만은 매우 높았다.

매일 밤 12시까지 열심히 일하지만 일은 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점이 해결되는 속도보다 새로운 문제점이 나타나는 속도가 빠르니 그 와중에 죽어나는 것은 직원들이었다. 당시 부서장과 바이어는 매일 아침 회의를 했고 나는 컨설턴트로 참석을 했다. 현장에서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들에 대해 바이어가 얘기를 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것이 주된 메뉴였다.

핏대를 올리면서 영어로 바이어가 얘기를 하는데 아무도 그를 바라보지 않는다. 눈을 내리깔고 있던지, 아니면 노트에 낙서를 하면서 딴청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유일하게 내가 자신을 바라보자 그는 나만 보면서 얘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회의를 중단시키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아니 왜 이 사람 얘기를 듣지 않는 거냐? 이유가 있으면 얘기를 해 보라... 하지만 아무도 얘기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밥을 먹으면서 이유를 묻자 나름대로의 불만들이 있었다. 그 때문에 아예 그 사람 얘기를 듣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사장부터 팀장까지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교육이란 것은 아래 것들이나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괜찮은 사장인 셈이다. 하지만 진행하다 보니 그 사장님이 얘기하길 너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화두를 주고 토론을 시키면 그 그룹은 항상 사장님 혼자서만 얘기를 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늘 듣기만 하는 것이다.

옆 그룹에서는 킬킬거리며 웃는다. "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괴롭겠어. 매번 듣는 얘기를 이런 자리에 와서 또 듣고. 저래서 성공을 했겠지만 어쩌면 저렇게 자기 얘기만 할까..." 사장님이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구구절절이 옳은 얘기다. 하지만 사람들 얼굴에는 재탕, 삼탕으로 인해 지루하고 괴로운 표정이 역력하다. 이를 눈치챈 사장님이 다른 사람에게 당신도 얘기 좀 하라며 뒤늦게 얘기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마음 문을 걸어 잠근 상태라 아무도 얘기를 안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지만 성과를 잘 내는 일류회사를 상상할 수 있을까? 시대가 급변하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또 많은 기업에서 가장 큰 애로 사항의 하나로 원활치 못한 커뮤니케이션을 꼽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상대방이 얘기할 때 듣는 태도이다.

누군가 얘기할 때 그 사람을 보면서 열심히 들어주는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회사이다. 하지만 누군가 얘기를 할 때 열심히 들어주지 않는 회사는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 사소한(?) 태도가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자신이 무슨 얘기를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들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또 얘기할 마음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문을 열 것인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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