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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3.06.11 12:23|조회 : 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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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음료수를 제조 판매하는 대기업이 품질문제로 언론에 회자되었던 일이 있었다. 음료수 안에서 부유물(浮遊物)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제조상의 문제인지, 유통상의 문제인지, 알고도 유통을 시켰는지, 그것이 인체에 유해한지... 매일같이 언론에서 그 문제를 다루었고 그 회사는 잽싸게 문제가 되었던 음료를 시장에서 회수하여 폐기처분하는 걸로 결판이 났지만 그로 인해 그 회사는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

사건 한 달쯤 후 우연히 그 회사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도대체 그런 품질 문제를 사전에 발견 못한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자 그 과장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모르긴 왜 모릅니까? 실무자들은 다 알고 있었지요." 그러면 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고 되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회사는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문화입니다. 좋은 일은 괜찮지만 문제점이나 좋지 않은 일은 대체로 쉬쉬하는 문화입니다. 괜히 문제점을 얘기했다간 덤태기를 쓰는 분위기거든요. 야단맞는 것이 두려워 알고는 있었지만 실무자 선에서 어떻게 한 번 해결해보려다 시기를 놓친 거지요. 물론 실무자 잘못이 크지만 그런 문제점을 얘기할 수 없게끔 만드는 회사의 분위기와 문화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사고는 되풀이될 겁니다..."
 
모 회사는 회장 주재회의 후에 꼭 뒤풀이 회의를 한다. 회장님의 본심이 무언가를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장님이 여러 말씀을 하는데 그 본심이 무엇인지를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자리인 것이다.

오랫동안 회장님 근처에서 일을 했던 김 이사는 그 방면에 탁월하다. 눈빛 하나, 말 한 마디만 들어도 회장님이 무얼 원하는지를 귀신같이 알아내는 사람이다. 이 회사에서 의사결정의 첫 번째 원칙은 "그것을 회장님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냐." 이다.

해외에 공장을 지을 것인지 아닌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그것은 해당된다. 구형모델이고, 채산성도 없고, 판매할 곳도 없어 실무자들은 짓지 않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사결정은 엉뚱하게 내려진다. 회장님이 그걸 원하느냐, 과연 우리가 회장님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느냐, 바꿀 수 없다면 회장님 뜻대로 추진을 해야지 무엇 때문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 그러므로 그냥 해외에 공장을 짓기로 하자. 매사가 그런 식이다.

그런 만큼 분위기는 늘 냉소적이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고, 장사가 안 될 것은 뻔히 알지만 회장님이 원해 하는 일이니 신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 고로 사람들은 두 분류로 나누어진다. 죽으나 사나 회장님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겠다는 사람과 기회만 되면 이 회사를 떠나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으로. 그러다보니 마지못해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일은 오랫동안 하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다.
 
기업의 성과는 그 기업이 어떤 문화를 가졌느냐에 달려있다. 문화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 의사결정시 어떤 가치체계에 따르느냐" 등이 중요하다. 기업문화란 직원들에 의해 받아들여진 기업의 가치체계이다. 그것은 본질적인 문제이며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포함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우리의 원칙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이런 것들이 직원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어떻게 정착되어 있고 또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차이가 바로 문화의 차이다.

"다 쓰러져 가는 건물의 낡은 기계에서 일하는 최상으로 동기 부여된 집단이 최신기계와 멋진 건물에서 일하는 동기부여 안 된 집단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어낸다." 좋은 기업문화는 동기로 충만한 직원을 낳고, 만족한 사원은 더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고, 그럼으로서 다른 뛰어난 직원들을 끌어 모은다.
 
사람은 돈 때문에 일하지 않는다. 일에서의 의미, 재미와 같은 숭고한 목적과 가치의 실현을 위해 일한다. 선진사회일수록 일의 동기는 욕망의 피라미드의 상층부를 지향한다.(예를 들어,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서...) 대부분의 열정이 내적 갈등에 소모되는 불만족스런 작업환경을 높은 봉급이 상쇄시키지는 못한다.

업무가 전문적이고 복잡하고 까다로워질수록 기업문화의 중요성은 커진다. 기업문화는 출근부를 대체한다.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이냐, 그것을 위해 시스템적으로 갖출 것은 무엇이냐, 이를 통해 어떤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냐 하는 것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대전제이다. 문화는 성과와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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