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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단말기보조금' 毒 혹은 藥?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입력 : 2003.1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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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두고 단말기 보조금 지급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이 금지법은 다시 형평성과 적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후발사업자인 KTFLG텔레콤은 "가입자들이 사업자를 변경하고 싶어도 수십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교체비용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며 "단말기 보조금을 부분적으로나마 허용하지 않으면 번호이동은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번호이동은 사업자 변경을 희망하는 가입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법으로 금지된 것을 허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형평성을 들어 부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은 적법성을 들어 보조금 허용은 어떤 경우라도 안된다는 논리다.

사실 단말기 보조금은 잘 활용하면 약이고, 잘못 남용하면 독이다. 이동전화 인구를 3300만명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사실 단말기 보조금 덕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후발사업자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원인도 따지고 보면 단말기 보조금 탓이라 할 수 있다.

지난 99~2001년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전이 과열되면서 보조금 지급은 위험수위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선발사업자보다 자금력이 딸리는 후발사업자는 만성적자로 내몰리게 됐던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정보통신부는 독과 약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한다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때문에 2006년 3월까지 어떤 형태로든 단말기 보조금은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신기술(PDA) 개발이나 신규서비스(WCDMA)에 대해서만 예외규정을 두고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게 정통부의 보조금 금지방향이었다.

사업자들이야 원래 이해관계를 따라 움직인다. 지난해 보조금 금지법이 제정될 당시 법안제정을 반대했던게 SK텔레콤이었고 찬성했던쪽은 LG텔레콤이었다. 그랬던 사업자들이 지금은 이해득실에 따라 정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반면, 정부는 소비자 즉 국민의 편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 그러나 정통부는 보조금 금지법을 제정할 당시 소비자 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듯하다.

당시 소비자 입장을 한번쯤 고려했더라면 좀더 융통성있는 법안이 마련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 번호이동을 앞두고 오늘과 같은 단말기 보조금 지급 논란도 재현되지 않았을 일이다.

어쨌거나 번호이동을 앞두고 단말기 보조금 지급논란에 다시 재기되고 있는 마당에 정통부는 무조건 귀를 막아버리기보다 사업자들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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