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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역할의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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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 교수를 만나 저녁을 먹은 적이 있다. 임명제 총장에서 선거에 의해 총장을 뽑으니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말도 마십시오, 선거 때문에 여기저기서 불러대는 통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또 선거 때문에 교수들끼리 편이 갈려 학교 분위기도 삭막해졌습니다. 좁은 사회에서 누군가를 지지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반대편 사람들과는 원수가 되는 겁니다. 참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네요.

그런 개인적인 어려움이야 참고 넘어간다 해도 그것이 성과와 연결이 안 되는 것이 더 문젭니다. 총장은 학교 전체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도 끌어들이고, 장애요인도 제거하면서 개혁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총장은 자기를 찍어준 교수를 의식해 교수들이 좋다는 것만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교수란 사람들은 아주 이기적입니다. 학교 발전보다는 자신이 속한 과와 자신의 이익에 훨씬 민감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중우정치의 폐해를 저희 대학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가장 우수한 인재가 밀집한 곳이다. 외국에서 몇 년씩 공부를 한 박사학위 소지자가 기 백 명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언론에 나와 가장 많이 떠드는 사람들 역시 대학교수들이다. 경영이 어떻고,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고, 새로운 시대는 이렇게 변하고…

하지만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 역시 대학이다. 시장과 아무 상관없이 학과가 편제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고, 커리큘럼 역시 기업요구와는 무관하게 짜여져 있고, 구내식당이나 버스 운영 같은 것도 원시수준을 넘지 못하는 곳이 많다. 교수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그런 현실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정책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위와 같은 의사결정 구조 때문일 것이다.

비행 중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 5분 후면 비상 착륙할 수 밖에 없는 급박한 지경이다. 여러분이 기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승객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들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미친 짓이다. 방법은 전문가인 기장이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승객들은 조용히 기장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비행기에서는 기장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의 관심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고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그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한 둘이 아닌데 주로 전략적인 이슈들이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 프로세스와 조직구조를 어떻게 한 방향으로 정렬할 것인지, 누구를 채용하고 누구를 해고할 것인지… 비행기를 모는 것은 기장이 전문이듯 이런 일은 경영자가 전문이고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경영자도 그렇고, 직원들도 그렇다.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노조에게 그러라고 허락한 경영자는 비행기를 직접 몰아보겠다는 승객에게 한 번 해 보라고 허락하는 조종사와 다를 바 없다. 말이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사람이나 그런 요구를 들어준 사람이나 모두 잘못이다.

모든 사람은 역할이 다르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역할이 다르고,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역할이 다르듯이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네가 하는 일이 멋져 보이니까, 아니면 잘 못하는 것 같으니까 자식이 부모 역할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회사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회사가 나를 고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둘 사이에 합의된 것은 무엇인가? 내가 왜 월급을 받고 있고, 그만한 가치는 올리고 있는가? 각자의 역할을 냉정하게 생각하고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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