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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인재관리와 위기관리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4.03.24 13:25|조회 : 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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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석세션 플랜 (succession plan, 후계자 선발프로그램)을 위해 중국에 열흘 정도 출장을 다녀왔다. 유럽에 본사가 있는 그 회사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를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해왔다.

중국에만 5군데에 다른 회사를 갖고 있는데 회사마다 제품과 서비스가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고 비즈니스의 특성상 각자 뛰는 것보다는 서로 협조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었는데 그것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성장 속도에 맞춰 이를 끌고 갈 핵심임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본사 차원에서 정확하게 이들을 파악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명확했다. "사장을 비롯한 중간 매니저급 이상 간부를 전부 인터뷰하여 잠재력을 평가하고 차기 사장 및 핵심간부 후보를 리스트업 하는 것"
 
본사에서 온 인사담당헤드, 아시아지역 본부장, 그리고 외부인인 나 이렇게 세 사람이 하루 종일 영어로 인터뷰 하고 매일 저녁 결과를 리뷰하는 것이 일과였다. 전국을 다니며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몇 가지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첫째, 중국인의 다양함과 영어실력이다. 중국이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하는 데는 본토인 외에 외부인력의 도움이 컸다. 내가 만난 사람만 해도 말레이지아, 싱가폴, 대만, 호주, 이태리, 프랑스, 독일 등 다양했다. 아무리 외국인 회사라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이런 사람들 외에도 대부분의 중간 매니저급 이상의 영어는 거의 완벽했다. 복잡한 기술집약적인 제품을 본사에서 공급 받고 이를 제품화시켜 팔기 위해서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인데 중국인들은 이를 소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한국기업의 중간매니저를 영어로 인터뷰 한다면 어떨까?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둘째, 이들의 자신감과 충성도였다. 대부분의 임원들은 35세에서 40세 사이로 아주 젊은 편이었다. 워낙 조직이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젊은 나이에 승진을 빨리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

만난 사람 중 한 명은 갓 서른이 된 젊은 여자였는데 이미 재무담당책임자(CFO)였다. 중국에서 독어과를 졸업하고 이 회사에 취직했는데 윗사람 눈에 들어 본사에서 2년간 연수를 받으면서 고속승진을 한 결과 2년 전에 책임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영어, 독어는 완벽하고 현재 재무담당 관련 자격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단다. 여러 가지 어려운 질문을 던졌는데 거의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녀를 차기 사장후보로 꼽았다. 다만 경험이 부족하니 몇 년 정도 경험을 더 쌓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셋째, 철저하고 공정한 기준에 의한 평가였다. 내가 보기에 꽤 괜찮은 매니저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를 사장 후보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는데 독일의 인사책임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 그가 역량이 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스탭 관련 업무만 했습니다. 이런 사람을 그렇게 큰 회사의 사장에 앉히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그러다 비즈니스에 이상이 생기면 회사는 큰 타격을 입습니다. 정 사장을 시키고 싶으면 실무경험(Operational experience)을 쌓게 한 후 결과에 따라 다시 한 번 얘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재(人才)가 인재(人災)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직도 비일비재한 낙하산 인사는 위험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모한 행위이다.
 
넷째, 평가의 객관성을 최대화하려 했다. 그들은 인사에서 정치성, 주관성을 제외하려 노력했다. 질문서를 만드는데 매우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현재 비즈니스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 만약 사장이 된다면 어떻게 구조를 바꾸겠느냐, 잠재적 고객으로 누구를 생각하느냐… 이런 구조화된 질문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준비되었느냐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위험관리 (risk management)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환율, 주가, 석유가격, 전쟁 등 주변은 위험 요소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 가장 위험 요소는 바로 사람이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사장으로 오는 것이 최대의 위기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기업은 나름대로 임원의 승진 기준을 엄격하게 정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과정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기하려 애쓰고 있다. 내부인의 시각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나 같은 외부인을 채용하여 객관성을 높인 것이 증거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만 하지 말고 우리 기업도 이런 위기관리 차원에서 인재관리를 한다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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