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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의 골프칼럼]벌레에 얽힌 안 좋은 추억

김헌의 마음골프 김수정 MBC 골프캐스터(아나운서) |입력 : 2004.04.30 08:38|조회 : 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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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의 골프칼럼]벌레에 얽힌 안 좋은 추억
지난 1월 3일 개정 골프 룰이 발표됐다.

 미국 USGA와 영국 R&A는 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합의해 규칙을 바꾸고 있는데 그 중에는 `그린위 루스 임페디먼트`에 관한 제 16조 1항도 포함돼 있었다. 내용인즉, 과거 퍼팅 그린에서 낙엽 따위의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울 때 반드시 손이나 채로만 치우도록 했던 것을 수건이나 장갑 등 다른 것을 사용하도록 허용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가장 안타까운 사람이라면 역시 지난해 한국여자 프로골프 투어중 벌레 때문에 2 벌타를 받고 순위가 많이 밀려났던 A선수일 것이다.

 당시 A선수는 퍼팅을 위해 그린위로 올라와서 라인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그녀의 눈에 띈 것은 자신의 라인선상에서 뭔가 꼬물꼬물하고 움직이는 조그마한 벌레였던 것이다. 아무리 운동선수로서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된 그녀였지만 그래도 눈치없이 기어다니는 `수퍼 지렁이`급 벌레 앞에서는 이맛살이 찌푸려지는 여자 아니겠는가? 차마 맨손으로 집어낼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옆에 있던 나무토막 하나를 집어서 벌레를 제거하고 경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었다. 그녀는 그린 위에서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할 때 반드시 손과 클럽만 사용하도록 되었다는 룰을 깜빡 잊어버리는 바람에 무려 2벌타나 받게됐다. 그렇게 A선수를 고통스럽게 했던 그 룰이 올 해 들어 개정되면서 그녀는 마지막 희생자가 되어야 했다. 개정 소식을 듣고 좋아했을지 아니면 `그건 자신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가슴을 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어쨌든 룰 개정은 여러 사람의 상식과 합리성에 근거를 두고 바뀐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도 골프 캐스터로서 생방송 중계를 할 때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 바로 이 룰 문제이다. 특수한 상황이 시합 중에 펼쳐졌을 때가 비로소 그 캐스터의 기본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캐스터의 입장에서는 자칫 그간 쌓아놓은 시청자와의 신뢰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골프박사임을 자처하는 수많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팔짱을 낀 채 약간은 심술궂은 마음으로 지켜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골프 캐스터의 책장에는 만화를 포함한 온갖 버전으로 된 룰 북으로 가득 찬 이유일 것이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 집안에 있는 책장 뿐만 아니라 사무실, 자동차, 캐디백에도 휴대용 룰 북을 가지고 다니는 걸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캐스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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