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71.23 670.85 1133.30
보합 9.21 보합 0.03 ▼0.6
-0.44% +0.00% -0.05%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사람&경영]게임의 룰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4.05.19 12:19|조회 : 9054
폰트크기
기사공유
주말마다 4명이 당구를 쳤다. 처음에는 꼴등이 모든 게임비와 짜장면 값을 지불했다. 꼴등이 모든 것을 뒤집어 쓰는 것이다. 1등이나 3등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되자 별 다른 긴장감이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게임이 느슨해졌다. 그저 꼴찌만 안 하면 되니 누가 열심히 당구를 치겠는가?
누군가의 제안으로 1등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것으로 룰을 바꾸었다. 1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순서에 관계없이 1만원을 1등에게 바치는 것이다. 그때 내건 슬로건은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이다. 3명까지 혜택을 받다 혜택의 폭이 1등 한 명으로 줄어들자 게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치 않았다. 그 때 도입한 것이 기준시간제였다. 게임소요시간을 줄임으로서 긴박감을 높여보자는 취지이다. 보통 게임당 4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만일 소요시간이 40분을 벗어나면 5천원 밖에 못 받는다. 그렇게 되면 일등이 되어 봤자 남는 게 별로 없다. 그 안에서 게임비와 부대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을 20분내에 끝내게 되면 두 배인 2만원을 1등에게 주어야 한다. 또 1등이 게임을 끝낼 때 반을 치지 못하면 그는 두 배의 게임비를 무는 피박 제도까지 만들었다. 선두가 20분내에 끝내고, 그 때까지 반도 못치게 되면 무려 4배를 물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게임 내내 긴장감이 돌고, 재미가 커졌다. 느슨하던 분위기는 이렇게 새로운 룰을 만들면서 판도를 바꾸었는데 이것을 신경영 당구라고 불렀다.

이런 룰은 내기 골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내기 골프의 문제점 중 하나는 실력이 좋은 사람이 늘 돈을 따고, 처지는 사람은 언제나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실력이 좋은 사람이 "내가 이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과 땀을 뿌렸는지 아느냐"고 큰 소리를 치면 할 말은 없지만 막상 당하는 초보자에게는 억울한 일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핸디캡 인정 제도이다. 똑 같은 타수이면 초보자가 이긴 것으로 인정을 하자는 것이 핸디캡이다.

또 한 사람의 독식으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OECD 제도이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 이상을 따게 되면 OECD 국가로 간주하여 거기에 걸 맞는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OB (out of bound, 친 공이 그 홀 지역을 벗어나는 것), 해저드, 3 퍼트, 더블보기 등을 하게 되면 자신의 돈을 판돈으로 다시 내 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제도로 인해 어느 정도 빈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시장주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시장주의란 경쟁을 인정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승부를 겨루자는 것이다. 시장주의의 우수성은 이미 검증이 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경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평등만을 부르짖는 집단이 있고 이런 집단의 특성은 비효율이다.

그 중 대표는 교육과 의료이다.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자는 평등교육이 가져온 폐해로 인재양성에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가? 이로 인해 학부모와 당사자가 받는 고통은 또 어떠한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자는 제도로 병원은 병원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가? 그 결과 부자는 외국으로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자식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보내고, 아프면 외국 나가서 치료 받고… 가난한 사람에게 교육과 의료 혜택을 주자는 취지가 거꾸로 가난한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제도가 되고 만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여러 가지 원동력이 있지만 그 중에 눈에 두드러지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탁월한 외자유치이다. 우리는 막연히 중국 공무원이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외자유치 브로커를 인정하고 있다. 중국 공무원은 이런 브로커를 활용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공식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면 금액의 2.5%를 인센티브로 가져갈 수 있게 만들었으니 공무원이 눈에 불을 켜지 않을 수 있겠는가? 벼락부자도 가능하고, 열심히 일한만큼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일체 그런 제도가 없이 막연히 공무원의 애국심과 공명심에 호소를 하니 지금처럼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에서 제일 허무한 것이 의식개혁운동이다. 말이야 쉽지만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가? 사람을 바꾸는 것은 시스템뿐이다. 경쟁을 인정하고, 경쟁을 하게끔 하는 것, 경쟁의 과실이 그들에게 돌아가게끔 하면 사람은 변하게 되어 있다. 당구를 열심히 치라고 하는 대신,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리상진  | 2005.05.13 14:13

맞습니다. 맞고요. 정말 맞고 또 맞습니다. 시스템이 있어야 사람은 움직입니다. 막연한 강요에 의해서 사람은 절대로 안바뀌지요. 암요~~~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