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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레슨]최고의 고객은

김경섭의 리더십 레슨 김경섭 |입력 : 2004.07.06 12:40|조회 : 7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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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영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이 시대 최고의 경영서적으로 꼽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저자인 짐 콜린스는, 위대한 회사는 흔히 말하듯 '개인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리더십레슨]최고의 고객은
필립 모리스의 CEO인 조지 와이스먼에 대해 '그가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노라면 마치 연애담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술회한다.

킴벌리 클라크의 CEO인 딕 애퍼트 역시 '훌륭한 사람을 친구로 사귈 수 있어 너무 좋았고, 때문에 내가 채용된 그 날을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많은 임원들이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키워 가는 팀에서 일하던 시절을 자기 인생의 전성기로 꼽았으며, 그들은 서로간에 영원한 우정으로 간직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충실하는 것은 위대한 회사와 먼진 인생 사이를 이어주는 가장 긴밀한 연결 고리라는 것이다. '영속하는 기업' '위대한 기업'을 논하기에 한국 기업의 역사는 너무 짧을지 모른다.

더더구나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 개발독재시대의 '특혜'에 의해 편파적으로 주어지던 '부'는 차마 관리하기에도 벅차서 기업의 문화를 얘기하기에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불과 30~40년 사이에 한국은 세계 10대 교역국의 하나가 되었고, 속 빈 강정일망정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몰려드는 동남아시아인들의 물결도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세습을 당연시하던 시대를 지나 전문경영인 체제가 차츰 퍼져 가고 있으며, 기업의 문화를 가꾸기 위해서나,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런저런 홍역을 치르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당연히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쪽은 역시 최고경영자가 아니겠는가?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 기업문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느냐고 문의하는 사장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자기는 어떻게든 잘해 보려고 애쓰는데 도무지 임직원들이 도와주질 않고, 옛날과는 달리 일사불란의 정신도 없다고 속상해 하는 사장도 있다.

왜 일사불란을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일체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좋고, 또 의견 통일이 되어야 어떤 일이든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회식할 때 폭탄주를 돌리는지, 포도주를 돌리는지 물었다. 그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포도주를 선호하는 임원도 있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 화끈하게 폭탄주를 돌리지 않고 일이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그에 의하면, 사장이 폭탄주를 만들고 모두가 함께 마시면 존경심, 일체감, 충성심, 통제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내가 그의 사장실을 찾았을 때, 비서실에는 3명의 요원이 앉아 있었고, 그의 방은 50평이나 되었다. 60명 남짓의 직원들은 600여 평 되는 사무실에서 복닥거리며 일하고 있었다. 자율적이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기업문화를 만들려고 애쓴다고 사람의 행태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맞지 않아 보였다.
 
어떤 사장은 회사를 위한 희생과 충성을 강요하면서 직원들의 성공은 도와주지 않는다. 회사는 이기고 직원은 손해 보는 승-패를 암암리에 주장하는 것이다. 또 임직원들에게는 중요한 고객에 대해 최고의 서비스를 강요하면서 자신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인 임직원들에게는 함부로 대한다.
 
나는 언젠가 한 호텔 로비에서 임직원들이 회장의 눈치를 보느라 고객에게 서비스를 소홀히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그 회장은 평소 고객은 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어 무릎을 꿇고 봉사하라고 강조하는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그의 주장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사장으로부터 훌륭한 서비스를 받아 본 임직원이 어찌 외부의 고객에게 잘 못 대할 수가 있겠는가.
 
다행히도 내게 도움을 요청한 젊은 사장은, 뭔가 석연치 않았기에 누군가의 조언을 필요로 했을 것이고, 자신의 문제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는 것은 문제의 실마리는 이미 쥐고 있는 것이기에 생각보다 쉽게 어려움을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내부 고객이야말로 첫 번째로 챙겨야 할 고객임을 깨닫고, 먼저 비서실을 줄이고, 이어 자기 방을 3분의 1로 줄이는 등 가시적인 조처부터 단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폭탄주를 강권하거나 돌리지도 않았다.
 
그의 변화들에 의아해 하던 직원들은, 과연 얼마나 갈까 의아해하며 지켜보았으나, 일관되게 추진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며 차츰 스스로도 변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회의나 개인 면담 등의 분위기도 자연스러워지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가 하면, 사장보다 한 발 앞서 주도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사례들도 심심찮게 생기게 되었다.

사장이 말로만 그토록 주장하던 자율적인 기업문화가 자신이 먼저 겸손해지고, 낮아짐으로 해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바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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