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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삼성의 고민(4) 무너지는 순혈주의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07.26 10:17|조회 : 1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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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한 미국계 펀드가 추천한 '원치 않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주총에 앞서 참여연대는 전성철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하며 해외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의결권을 위임받으러 다녔다. 다급해진 삼성은 이 펀드가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줄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추천 이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후 삼성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고 한다. 이 것 저 것 요구하는 내부정보가 많을 뿐 아니라 가당치 않은 경영간섭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에 대해'왜 투자가 그리 소극적이냐'고 따지기도 하고 고위층간 만난 자리에서'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황당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삼성은 이런 식의 '흠집'을 잘 견뎌내지 못하는 조직이다. 경영관리 전반이 정교하고 깔끔한 만큼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게 '삼성 스타일'이다. 그래서 삼성은 이사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삼성이 원하는 인물'을 스스로 선택해 선임하는'순혈주의'를 고수해왔다. 불가측 변수에 의해 삼성의 경영이 방해받지 않도록 방어해 온 것이다.

이렇게 순혈주의에 처음 금이 간 후 '완벽 삼성'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은 생각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관한 한 삼성이 처한 여건은 계속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역시 지배구조의 느슨함에 있다. 이건희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적고 계열사간 순환출자가 복잡하다 보니 영향력 있는 대주주가 등장하면 아무래도 찜찜해 진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집중 투자대상이며 기관의 투자비중이 높다는 점, 또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겹쳐 있다.

삼성측은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다른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이 축소되면 삼성전자 등 주력회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틈이 날 때 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이 현실적으로, 단기적으로 더 걱정하는 건 바로 이사회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적대적 M&A는 '최후의 위험'이지만 순혈주의 이사회의 붕괴는 '눈앞의 위험'이다. 삼성은 경영실적이 좋고 주가가 높아 자본력만 가지고 적대적 M&A를 시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표적이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대주주가 이사회 멤버를 한 두명 밀어 넣겠다고 나서면 문제는 달라진다. 참여연대와 해외펀드에 시달렸던 2001년 상황이 재연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사회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어떤 재벌 오너도 다르지 않겠지만 현대나 LG를 포함한 대다수는 이미'감시자'또는 '투자가'들에게 멤버십을 부여하고 말았다. 그러나 삼성은 한차례 혼란을 겪은 후 오히려 더욱 순혈주의 이사회에 집착하는 분위기다. 물론 생리적으로도 삼성은 내성이 떨어진다. 코드가 다른 누군가가 이사회에 들어와 집적대는 게 좀체 삼성과 안 어울려 보인다. 삼성의 한 임원은 "기업은 실적으로 얘기한다. 주주들에게 최고의 실적으로 보답해 온 만큼 삼성의 이사회 구성은 논란의 대상이 못된다. 주총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임하면 그 뿐 아닌가"하고 반문하다.

그럼에도 현실은 점차 삼성에 순혈주의의 포기를 강요하는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언제가 될 지, 어떤 계열사가 될 지 모르지만 이번에 구멍이 뚫리면 다시 메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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