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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금감위원장, 못해 먹겠다'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경제부장 |입력 : 2004.08.02 12:19|조회 : 9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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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금감위원장, 못해 먹겠다'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몇 마디 던진 얘기를 묶어 한마디로 하면 `도저히 금융감독위원장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 수장을 빼놓은 채 청와대에서 임의로 금융감독조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위원장의 수족인 금융감독원 직원은 삭발투쟁까지 하면서 극단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카드대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허가 등 공권력 기능을 왜 민간조직이 하느냐며 금융감독위원회로 금감원 기능과 조직을 흡수하든지 개편하라고 또 흔들어놨다. 이에 대해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엉터리 감사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원에 전윤철 감사원장을 고소한 상태다.

한마디로 위에서 흔들고 밑에서 들이받는 양상이다. 이런 구조에서 어떤 강심장 위원장이라고 해도 일할 맛이 나겠는가. 이것이 우리 나라 금융감독조직의 현실이다. 막강한 권한을 지닌 공룡조직인데도 서릿발 같은 위엄은 온데간데 없고 온갖 외풍에 이리저리 시달린다. 감독기구 직원이 일은 안하고 거리로 나와 또다른 권력기구와 싸우기 바뻐서야 무슨 영이 서고 권위가 생기겠는가. 권위가 안서는 데야 금융감독과 검사에 구멍이 생기고 물이 줄줄 샐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도대체 통합적 금융감독기구 그림만 멋들어지게 그려놓으면 금융감독조직의 권위가 서고 금융감독이 멋지게 될 것이라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가. 언제는 멋진 감독기구가 없어서 감독이 제대로 안됐는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카드대란을 아무리 뒤져봐도 감독기구가 엉망이라 적기에 대응 못하고 위기를 막지 못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찾기 힘들다. 공무원조직인 금감위가 할 일을 편법으로 민간조직인 금감원에 맡겨져 있었기 때문에 카드대란을 못막기라도 했다는 것인지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감독조직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는 청와대 정부혁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가령 금감원 기능 중 검사를 제외한 기능을 금감위로 붙이고 재정경제부가 갖고 있는 금융관련법 개폐 기능까지 금감위에 독점시킨다고 하자. 그런다고 해서 감독의 질이 부쩍 높아지고 카드대란과 같은 금융위기 예방기능이 탁월하게 높아질까 심히 의문이다. `감독독재'가 되면 감독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감독정책이 왔다갔다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것이 잘못하더라도 견제장치가 없어져 금융시장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성과는 별 관계가 없듯 감독기구 지배구조와 감독의 질도 별로 관계가 없다. 우수한 감독기준과 안목, 권위와 전문성을 겸비한 감독인력, 관계기관간 협조 등이 감독의 성과를 좌우한다. 미국이 바보라서 복잡한 감독체계를 그냥두고 있는가.

미국의 경우 금융지주회사 감독은 중앙은행인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증권사는 증권관리위원회(SEC)가, 국책은행은 재무부가, 보험은 각 주(州) 등이 갈기갈기 나눠갖고 있다. 그런데도 금융감독은 우리보다 잘된다. 감독주체는 제각각이라도 서로 존중하며 긴밀하게 업무협조를 하는 `운용의 묘'를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문제만 있으면 조직그림부터 뜯어고치려는 그 고질병부터 고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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