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100.56 702.13 1128.60
▲8.16 ▲11.95 ▲0.1
+0.39% +1.73% +0.01%
메디슈머 배너 (7/6~)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경영을 '커트라인'에 맞춰야 하나"

[인사이드]출자총액규제-재계의 항변 ③(끝)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09.01 08:45|조회 : 11809
폰트크기
기사공유
D그룹은 자산규모 4조원대에 4년째 머물러 있다. 주력업종이 성장산업이 아니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신수종 사업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섣불리 손대지 못한다. 외형이 3000억원만 커져도 '출자총액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 그룹이 내부적으로 분석한 출자총액 비율은 약 70%수준.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규제의 기준인 25% 출자한도를 초과한 상태여서 일단 규제를 받기 시작하면 골치아파 진다.

이 그룹의 기획라인에 있는 임원은 "완벽한 확신이 없는 한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다. 자산규모 4조원대 기업집단 10개 가운데 7개가 자산 4조원대 후반을 몇 년 째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99년까지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마무리 됐는데도 자산 정체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는 그룹 내부의 문제와 함께 출자총액 규제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를 두고 있는 K, H 두 그룹의 자산규모는 각각 10조원대와 2조원대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엇비슷하지만 자산규모 2조원대의 그룹은 연관 서비스업 진출 등을 통해 점차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10조원대의 그룹은 이미 출자비율이 초과돼 필요해도 손을 댈 수가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3년내 두 업체의 점유율격차가 5%포인트 이상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의 왜곡된 효력이 발휘되는 경로는 이처럼 다양하다. 자산규모 몇천억원 차이로 경영의 궤도가 달라진다. 정부가 정한 임의의 '커트 라인'이 기업의 정체성과 비전에 까지 영향을 미친 극단적인 사례가 흔치 않게 발견된다.

재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정책의 불가측성이다. 나빠지든 좋아지든 확실하게 방향을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데, 몇 년을 못가 정책이 뒤집어 지니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난 87년 처음 자산총액 4000억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대해 순자산의 40% 이내로 적용하기 시작한 출자총액 규제는 4년반이 지난 91년말 자산순위 30대그룹으로 적용 대상을 바꿨다.

다시 3년 후(94년말)에는 출자한도를 40%에서 25%로 낮춰 규제를 강화하더니 3년2개월이 또 지나니까(98년2월)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고 적대적 M&A가 문제될 소지가 있다며 아예 규제를 폐지했다.

이어 정부는 재벌개혁을 명분으로 99년말에 규제를 부활시켜 2002년3월말까지 초과 출자분을 해소하도록 강제했고 2001년과 2002년 등에 걸쳐 예외인정 조항과 졸업기준(부채비율 100% 미만)등을 만들더니 올 들어 다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졸업기준을 바꾸는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가 도입된 후 17년 동안 큰 틀을 바꾼 것만 다섯 차례, 세부적으로 손질하거나 보완한 것을 따지면 그보다 훨씬 많으니 기업들 입장에서는 '예측 불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다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변석개의 규제에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불만이 폭발 직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안이 규제 졸업기준을 '소유-지배 괴리도'등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몇몇 기업집단을 타깃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재계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현실은 총수가 모든 걸 쥐고 있는데, 제도는 그들에게 '포기'를 강요하는 꼴이다.

이쯤되면 대결구도가 된다. 재계는 심판석에 앉아 있어야 할 정부가 경기장안으로 발을 걸쳤다고 보고 있다. 단면만을 놓고 보면 지배구조의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무우 자르듯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그 방식에도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럴 때도 아니라는 게 재계의 항변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