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참살이 재테크', 당장 할 수 있는 두 가지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4.10.18 15:44|조회 : 28016
폰트크기
기사공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웰빙(Well-Being)'바람은 IMF때보다 더하다는 경기침체에도 꿋꿋하게 우리 소비생활을 파고 들고 있다.

웰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표출원이 올 상반기에만 340건에 달했다. 웰빙폰, 웰빙등산, 토종웰빙...갖다 붙이는 사람이 임자일 정도이니 금융부문에도 웰빙이 접두어로 붙는게 이상할 것도 없다. 건강·쇼핑·여행·어학 등 다양한 '웰빙서비스'를 주는 적금상품이 '웰빙모아'라는 것 정도는 상업적 애교라고 칠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을 잘 찾아서 투자하는게 웰빙재테크라고 쓰는건 실소를 자아낸다. 웰빙이라는 개념이 '소비'에 무게가 실려 있는 한, 웰빙+재테크는 궁합이 맞지 않는 조합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웰빙이라는 개념의 지평을, 전체 인류와 지구 및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 이른바 'LOHAS(Lif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까지 확산시킨다면 '재테크'와의 적대적 모순관계가 사라진다. 국립국어연구원이 개발한 '참살이'라는 새 한글 이름의 주인은, 그래서 소비차원의 '웰빙'이 아니라, 공존공생의 LOHAS가 돼야 한다. '참살이 재테크'가 부유한 삶의 첫걸음이라고 말하려 하는 것도 이같은 전제에서이다. (한자와 영어가 일본에서 조합된 국제 땜질 용어 '재테크'를 대체할 용어는 항상 고민거리이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게 현실이다)

재테크의 출발은 'SLAEM'

좀 썰렁하지만 '주식투자 성공의 제1원칙은 '블래시(BLASH:Buy Low And Sell High)'라는 증시 조어를 빌자면,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재테크의 기본원칙은 '슬램(SLAEM:Spend Less And Earn More)'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걸 누가 모를까, 언제가 싸고 언제가 비싼줄 모르는 것일뿐이다. 재테크 역시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 까지는 알지만 방법은 어렵다. '덜 쓰는(Spend Less)'데 관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대학나오지 않아도, 머리 좋지 않아도 덜 쓰는 방법을 아는 건 어렵지 않다.

재테크를 위해 소비를 제어해야 한다는 것은, 더 많은 부를 모으기 위한 '수단'에 함몰되는 구두쇠의 도그마로서가 아니다. 빈곤의 이유를 가난한 사람들의 무절제에 돌리는 근검이데올로기를 맹신, 기득권의 지배구조에 동화되자는 것도 아니다.
소비를 줄임으로써 'LOHAS'를 누리겠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참살이 재테크' 입문의 출발점이다. 절대빈곤이 사라진 사회에서, 적게 먹고 적게 쓰는 건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보호하며 남에게 잉여분을 돌리는 동시에 자신의 부를 관리하는 '선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타심이라는 지극히 비경제적인 개념을 개입시키는 건 이상론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학의 시조, 애덤 스미스조차 저서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은 칭찬받아야 마땅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다"며 이타심을 경제행위의 기본 변수로 인정했지 않은가.
'돈벌레'로 폄하되기도 하는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도 자서전 '부자되는 법'에서 LOHAS의 주창자격인 헨리 데이빗 소로처럼 단순하게 살라고 했다. 참살이를 실천하자는게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부자와 등돌리고 살자는 말은 아닌 셈이다.
굳이 남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삶의 수단이나 목표가 고상하지 않다면 살 가치도 없고, 살아가기도 쉽지 않다는 건 우리도 느끼는 일이다.

그럼, 뭘 어떻게 할수 있을까. 한꺼번에 참살려고 하지 말고, '웰빙'하면 흔히 떠올리는 먹거리(음식)와 할거리(운동)에서 한가지씩만 실천해보면 어떨까.

고기..인류에 대한 위협, 잔인한 습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같은 명저를 남긴 행동주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에 한권의 책을 할애했다. 그 정도로 고기는 참살이 재테크의 1차 타깃이 돼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3분의1을 식용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다. 반면 지구 인구의 5분의1은 한끼에 곡식 몇 알도 구경하기 힘든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는 9킬로그램의 사료가 든다. 투입되는 노동력과 시간, 삼림훼손, 폐수와 농약으로 인한 생태계 오염, 사료에 들어가는 항생제로 인한 건강악화와 의료비는 쉽게 계산되지 않는다.

대량사육과 도축을 통해 생산되는 고기는 환경을 파괴하고 절대빈곤의 악순환에 일조한다. 인류의 식량생산력은 산업혁명이후처럼 급속도로 증가하기는 커녕 감소하기 시작한 반면, 인구는 여전히 늘고 있다. 고기와 같은 비경제적 식량소비의 급증으로 인해 머잖아 멜더스의 인구론 속편이 등장할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어머니가 죽고 이어 아들 면마저 죽은뒤 나는 포유류의 누린내를 감당하기 버거워서 한동안 고기를 먹지 않았다" -김훈 '칼의 노래-
몇달간 자궁에서 자라난 '아이'를 잡아먹는게 께름칙한건 고사용 돼지대가리를 쳐다보던 이순신장군만 느낄수 있는 감정은 아니다. 서구 국가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연간 쇠고기소비량은 7.6킬로그램(국내 총1553톤), 돼지고기는 10.6킬로그램(2187톤)에 이른다.

바깥 식당에서 사 먹지 않고, 집에서 양념없이 순전히 고기만 구워먹는다고 했을때 4인가족 기준으로 1년에 약 125만6000원이 든다. 고기를 먹지 않으면 도통 힘을 못쓰는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도 없진 않지만, 풀만 먹고 사는 소는 사람보다 힘이 훨씬 세다(헨리 데이빗 소로가 '월든'에서 든 비유이다). 세계 평균보다 1.5배 많은 고기를 먹는 중국사람들이나 세계 평균의 10분의1만을 먹는 인도사람이나 힘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견해는 별로 없는것 같다.

외식과 회식에서 고기와 항상 커플을 이루는 술은 어떤가. 작년에 28억9860만 병의 소주를 마시는데 들어간 돈이 2조1229억원, 위스키 마시는데 1조4000억원, 맥주 3조1750억원이다. 고기를 안먹으면(줄이기라도 하면), 고기 안주가 있음으로써 더 많이 오래 마시게 되는 술값도 줄일수 있다. 고기와 연결시키지 않더라도 과음 그 자체가 '참살이'의 적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최상의 건강, 최고의 보험

자연주의 삶을 실천하다가 100살 되던 해 곡기를 끊고 스스로 생명을 거뒀던 스코트 니어링은 20세기초 미국을 휩쓴 '좌파사냥'으로 인해 교수직을 잃은뒤 세가지 생활원칙을 세웠다.
첫째가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일것. 둘째 학교 밖의 수입원을 늘릴것, 셋째 수입의 일부를 노후생활을 위해 적립할 것이다.

그는 최소한의 에너지와 돈을 사용하면서 최대한의 만족을 얻고, 개인경제와 가정경제의 효율성을 확립하고 유지할 수 있는게 진정한 경제학자라고 생각했다.
그가 첫번째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시한 것 가운데 하나가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병을 치료하는데 비용이 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뿐 아니라 수십년의 재테크를 한 방에 무너뜨릴수 있는 질병의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고의 보험이다.

헬스클럽에 갈 돈이 없다는 건 핑계이다. 운동시설이나 장비, 공간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않는 가장 간단한 운동을 하는게 참살이의 기본이다. 산허리를 뭉텅 잘라내고, 잔디를 키우기 위해 농약을 퍼붓고, 지하수나 하천 물을 몽땅 끌어다쓰는 골프같은 운동은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여럿이서 할수 있는 구기종목도 좋고, 배드민턴이나 수영도 다 좋다. 그 중에서도 맨몸뚱아리만 갖고, 혼자서 어디서나 할수 있는 운동으로 걷기나 뜀박질보다 더 좋은 운동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걷고 달리다보면 스트레스 해소약으로 정당화돼 온 담배도 좀 더 쉽게 끊을수 있다. 은연중 젖어있던 자동차중심, 편의지상주의의 사고에서 벗어나 사람을 중심에 두고 환경과 이웃을 생각할 기회도 넓어진다.

고기를 줄이고 걷거나 달리기 시작하는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재테크는 시작된 것이다. 먹고 움직이는게 달라지면 생활과 사고(思考)가 예전과 같진 않을 것이다.
참살이 재테크는 돈모으기 위해 '구질구질' 살자는게 아니다. 개인과 사회의 부(wealth)를 관리(manage)하는 당당한 선택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6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머니투데이 김준형  | 2004.10.20 10:46

격려말씀들 고맙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열성팬 님의 '언제나 좋은 말씀'이라는 코멘트가 제겐 "언제나 말은 좋은 말만 하는데, 실제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겠다"는 의문문으로도 다...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