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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루자

CEO 칼럼 신헌철 SK(주) 사장 |입력 : 2004.10.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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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최초로 석유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 그 동안 소비한 석유의 총량이 거의 1조 배럴에 달하고, 현재 남아 있는 확인 매장량도 1조 배럴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속적으로 신규 유전이 개발됨에 따라서 2020년까지는 유사한 정도의 확인 매장량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 자원은 전체 매장량 중 약 2/3가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지역적 편재성이 매우 커 이 지역의 안정이 전 세계의 에너지 안보를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현재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의 총량은 7,500만 배럴 정도이고 그 중 2,100만 배럴 정도를 미국에서 소비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에는 1993년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되면서 해마다 석유 수입 물량이 급속히 늘어나 작년에는 일일 수입량이 200만 배럴을 넘어서면서 이미 세계 제 2위의 석유 소비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유가의 빠른 상승은 이라크의 정정불안 등 지정학적인 요인, 러시아 유코스사 사태, 투기자본의 유입, 달러화 약세 등의 문제 이외에도 전술한 수급 불균형의 구조적인 문제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현재 유가에 다소의 거품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의 상승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선진 각국들은 자주 개발 원유를 확보하여 에너지 안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원유개발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기 위한 자원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과 프랑스를 들 수 있는데 미국은 초대형 메이저 석유 회사의 에너지 개발을 통하여 오래 전부터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석유 개발에 소홀했던 프랑스도 거대 메이저로 성장한 Total 사 등을 통하여 71%의 매우 높은 자주개발 원유 비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인접국가인 日本의 경우에는 그 동안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 하에 종합상사들을 내세워 에너지 자원 개발에 참여시킨 결과 자주개발 원유의 비율을 12%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중동 원유의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은 사용 원유 중 3/4 이상을 중동지역에서 수입하고 있어서 이에 따른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지불함은 물론, 이 지역의 불안은 곧 국가적 에너지 위기로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은 러시아의 장거리 석유 파이프라인을 자국 방향으로 유치하기 위해 국가 수반까지 나서서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일본은 26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아자데간 유전 개발을 위하여 이라크 파병 협상 카드를 이용해서 ILSA(이란-리비아 제재법)를 들어 위협하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여 유전 개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국가적으로 미래의 석유 위기에 총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석유 수입국이면서도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에 있어서는 아직 국가적 지원체계 및 규모 또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약한 실정이며, 대부분의 국내 정유회사들은 그 동안 석유개발 사업보다는 석유 정제업에 몰두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SK㈜는 선대 최종현 회장 때부터 시작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에너지원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현재 예멘 마리브 광구를 포함하여 11개국 17개 광구에서 석유를 탐사,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계 석유회사와 자본제휴가 되어 있는 국내 타 정유회사와는 달리 우리회사가 경영주권의 유지/확보를 통해 유전개발과 같은 장기 전략적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당사는 여러 제약 요건으로 인하여 투자규모 면에서는 외국의 메이저 회사들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 동안 꾸준히 확보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3% 수준인 자주 개발 원유의 비율을 2010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하여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은 민간 기업이 홀로 개척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으므로, 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에너지 개발 관련 제도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구체적으로 제언하자면, 우선 금융/세제 지원이 대폭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미 정책자금 융자 및 세제 상의 혜택 등 지원제도를 일부 운영하고 있는 중이지만 자주개발 목표수준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소요와 리스크가 수반되는 자원개발사업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예산과 금융상의 제도적 지원을 대폭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이미 확보된 자원의 판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특히 가스의 경우에는 장기판매처가 우선 확보되어야 개발이 가능한데, 해외에서 애써 확보한 자원이 판매처 확보 실패로 무산되어 버린다면 국가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예멘 마리브 광구 내에서 발견된 대규모 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예멘 LNG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로의 도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문 기술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 자원개발업계의 기술인력층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얇다고 할 수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기관의 자원개발 관련학과에 대한 지원을 통해 우수한 기술인력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자원개발업계의 저변 확대를 통해 축적되는 기술력이 사업성공의 확률을 높여나갈 것이다.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루어 보자! 역설적인 말이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꿈은 이루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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