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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연기금 의존 '월세형 뉴딜'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경제부장 |입력 : 2004.11.15 11:54|조회 : 6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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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요사이 정부의 잇딴 차출명령에 시달리고 있다. 연기금이 국민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임무보다 어려운 경제현실을 풀기위한 정책수단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외국인의 독무대가 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적대적 M&A위협을 막아주는 안전판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에서부터 한국적 뉴딜사업, 심지어 신용불량자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연기금에 손벌리는 것이 너무 많다. 특히 운용자금이 12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은 정치권과 정부가 호시탐탐 노리는 표적물이다. 내년 하반기에 집중투입될 10조원 규모의 한국형 뉴딜에도 연기금돈이 7~8조원 들어갈 예정이니 사실상 연기금이 뉴딜사업의 주축이다.

뉴딜사업과 관련, 정부는 "연기금이 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일뿐"이라며 연기금 팔 목 비틀어 투자토록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만기 5년짜리 국채수익률이 3.5%도 채안돼 물가상승률에 조차 못미치는 상황에서 `국채수익률 +알파'를 보장해주면 연기금은 수익률 높이고, 정부는 빚을 늘리지 않으면서 경제를 살릴 수 있으니 누이(연기금) 좋고 매부(정부) 좋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무척 제약이 많은 자금이다. 국민연금만 해도 손실나면 정부가 다 메워줘야하고, 인구구조상 50년대말 ~70년대생들이 한꺼번에 연금을 타갈 2030년경부터 모든 운용자금을 처분해서 나눠줘야한다. 그만큼 유동성제약이 크다. 또 연금으로 타갈 금액이 미리 확정적으로 정해져 있어(현재 생애평균소득의 60%, 2008년부터 50%) 국민들 은퇴한 후 가져갈 금액을 계산할 수 있어야한다.

이러한 국민연금에 수익률을 얼마간 더 줄테니 주식이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라는 식으로 쉽게 말할 수 없다. 국민연금이 고속도로나 철도, 병원 등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세들어 살며 국채수익률에다 2%포인트, 아니 3%p, 4%p 더 높은 임대료를 준다한들 그것이 국민연금이 희생하는 큰 유동성을 생각하면 적정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러한 논란이 지속되는 한 정부는 연금의 팔목을 비틀어 투자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가 공공사업을 일으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비난할 생각없다. 재정정책이 정말 효과가 있느냐는 논란이 많지만 결국 정부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할 문제다.

그러나 정부가 돈을 쓰면서 돈을 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눈속임을 해서는 안된다. 재정 및 국가채무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공사업을 일으키고 싶다면 국채를 발행해 연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중립적 방법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는 국가부채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공법을 써야 정부의 재정정책의 방향과 효과, 잠재적인 국가채무수준이 시장에서 제대로 읽히고 평가받을 수 있다. 우선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월세형 공공투자를 남발하는 것은 국가재정의 진정한 상태를 흐리게 만들고 경제위기의 화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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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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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비틀즈  | 2004.11.22 10:55

머투에서는 글을 제대로 쓰는 분이시군요..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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