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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호암 忌日에 되돌아 본 삼성 답사

[경제기행]삼성편을 마치고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11.19 08:58|조회 : 1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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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행 삼성편을 진행하는 두달 동안 늘 마음이 무거웠다. 기행(紀行)팀에 합류하던 9월초부터 그랬다. 고백하건데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어릴 적 '돈병철'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 한국 제일의 부자. 아마도 무의식에 새겨진 호암과 삼성에 대한 거부감은 그 때부터 였던 것 같다.

어떻게 손을 대야할까 망설이다가 삼성 홍보팀에서 호암자전(湖巖自傳)을 얻었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유일한 자서전. 이철우 과장은 정본을 한장 한장 복사해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얼마 후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새책을 얻었지만 끝내 복사본만 봤다.

세로 쓰기 판형에 한자 투성이의 호암자전을 무협소설 읽듯 단숨에 읽어 버렸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흥미진진한 세계가 펼쳐졌다. 쉽게 동의해 버렸다.

자전(自傳)이라 하지만 어찌 윤색이나 숨김이 없었을까. 그걸 감안해도 호암이 들여다 보이는 듯 했다.

호암은 평범한 유년, 번민하던 청년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완성돼 갔다. 그를 한 사람의 비범한 사업가로 봐야 했다. 도대체 그 이상을 바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사업가에게 순교(殉敎)를 원했던 것은 아닌지, 치졸한 보상심리와 그 이상의 엄한 도덕률을 잣대로 섣불리 재단하려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그렇게 스스로를 정리해가며 삼성 답사를 시작했다.

초입의 난관을 헤쳤다 싶을 때에도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전적으로 역량의 부족 때문이었다.

준비없이 찾은 마산에서는 하루 반나절을 헤매고도 호암과 삼성의 자취를 찾아낼 수 없었다. 탕정은 허겁 지겁 둘러 보느라 기행의 요건을 못 갖췄고 용인에서는 끝내 호암장 사진 한 컷도 못 실었다.

세계 곳곳의 삼성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한 점.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해 새로운 얘기거리를 찾아 놓고도 시간과 지면에 쫓겨 '울산에 서린 한(恨)-한국비료'편을 출고하지 못한 점.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공부가 부족해 얼버무리고 만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 돌이켜 보면 부끄러움과 후회가 가득할 뿐이다.

삼성의 '공(功)'에만 후하고 '과(過)'에는 인색했던 것 아니냐는 많은 독자들의 비판 역시 고개 숙여 받아들인다. 다만 삼성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시절을 헤쳐가고 있는 우리 기업과 경제인들의 자취를 애정어린 눈으로 답사해 보자는 게 이 기획의 취지라는 말로 변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답사를 계속하며 글을 쓰는 동안 인상 깊은 메일을 여러 통 받았다. 준엄한 훈계도 있었지만 호의적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제기행을 보고 가족들과 함께 중교리를 직접 가보고 왔다며 잘못 묘사된 풍경을 고쳐주신 11년차 삼성맨 K씨. '삼성 유감'이라는 제목의 긴 글을 통해 글쓰기의 팁을 주신 A씨.

답신 못한 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언감생심, 삼성답사를 이것으로 완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못다 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11월19일)은 호암이 세상을 떠난지 17년 되는 날이다.

평가 받거나 평가할 만한 세월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저우언라이(周恩來)는 프랑스대혁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겨우 200년도 안됐는데 어떻게 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하물며 답사자와 같은 범인(凡人)임에랴.

서툰 짓이었다면 고인께 용서를 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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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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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옳다  | 2004.11.20 08:52

성공한 기업가와 프랑스 대혁명.. 평가와 용서.. 그다지 와닿지 않는 문구들이네요.. 그리고, 자서전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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