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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신계급투쟁과 공정거래법 개정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부장 |입력 : 2004.12.06 07:57|조회 : 6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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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제를 놓고 집단간 대립의 날이 극단적으로 서고 있다. 폭력만 없다뿐 사실상 `신계급투쟁'양상이다. 그도 그럴것이 특정집단, 세력을 겨냥한 법안이 너무 많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재벌, 그중에서도 삼성을, 언론개혁법은 조중동을 조준하고 있다. 사립학교 개혁안은 사실상 전교조에 운영권 주는 것 아니냐고, 친일진상규명법은 박정희 전 대통령 포함여부로 실랑이중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는`안보계급'에 대한 최후의 일격이다. 과거사규명이 이뤄지면 하늘아래 얼굴들고 살지 못할 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아마 한강다리로 줄줄이 가지 않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개혁에 투쟁의 날이 예리하게 서면 사회적 대타협과 합의는 원천적으로 어렵다. `네가 나를 죽이려하느냐'는 식의 원천적인 불신이 커져 그야말로 `디바이드 코리아'가 돼가는 것이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하고, 재벌계열 금융사에 대해 의결권을 15%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만 해도 그렇다. 재계에서 수없이 하소연하고 여야가 국회일정 몇번이고 미루면서 대화의 기회를 가졌지만 결과는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이것이 원안대로 국회본회의를 통과되면 재벌과 정부는 등지고 살 것이다. 재벌은 `정부가 내편이 아니구나' 느끼고 적대적 M&A 등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수조원의 자금을 쏟아붓는 일도 마다않을 것이다. 당장 출자총액제한 없앤다고 해도 설비투자가 크게 살아나겠나마는 상호불신에서 생기는 막대한 기회비용은 감수해야할 것이다.

재벌문제는 산업과 금융의 분리를 법으로 엄격히 추구하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바람직하다. 다소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진 재벌이 사세확장을 공격적으로 추구해도 금융만 다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큰 파국은 없다.

돈을 빌리는 자와 빌려가는 자가 한몸이 되는 것은 확실히 커다란 `이해상충'이다. 더욱이 메이저 금융기관과 메이저 산업재벌이 한몸이 되는 것은 감시자와 피감시자의 경계를 무너뜨려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큰 위험요인이다. 이는 미국의 대공황의 소중한 경험이고 그래서 온갖 금융규제를 없애도 유독 산업-금융분리라는 원칙만큼은 미국이 법으로 지켜오는 이유다.

이 원칙이 서면 재벌사업과 지배구조에 제한을 크게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변칙상속 등 비윤리적 행위는 제어돼야 겠지만 출자총액제한처럼 사업영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법으로 강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지배구조는 어느 것이 우수한가에 대해 답이 없다. 독립적 사외이사의 상식적인 판단이 오너 경영자 1인의 통찰력을 못당할 수도 있다.

LG SK 동원 등 기존 금융을 가졌던 그룹은 각자 위기를 겪거나 2세 경영으로 분가되며 산업과 금융이 저절로 분리돼 왔다. 삼성만큼은 후계가 이재용씨 혼자여서 상속을 통해 자연해결될 기회가 없다. 그러나 찾아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법은 있을 것으로 본다.

개혁은 좋으나 특정집단을 겨냥한 투쟁적 날은 낮춰야한다. 합리성 공준에 의거, 접점을 찾고 개선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길이다. 그것이 곧 실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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