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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의경영코칭]채용 전에 데이트하기

고현숙의 경영코칭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부사장 |입력 : 2004.12.10 18:33|조회 : 8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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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녀가 있었다. 둘은 서로에게 끌려 결혼할 가능성을 두고 사귀기로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 없이는 못산다, 네가 세상에서 최고다 따위의 오바질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3개월 동안 충실하게 사귀되, 이 3개월 내에 서로 기대와 다르면 '헤어짐을 선언해도 기분 나빠하기 없기'가 둘 간의 약속이다.

또 한 가지 약속은 3개월 후 계속 사귀게 되든 헤어지든 지난 3개월 동안 사귄 상대방에 대해 솔직하게 피드백을 서면으로 해주기로 했다. 그 사람의 좋은 면, 잘하는 점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개선되어야 할 것 같은 면도 솔직하게 글로 써주기로 했다.

꽤 합리적인 커플이지 않은가? 이 커플이 남녀가 아니라 회사와 직원이라면 어떻겠는가? 우리 회사의 A직원은 아직 데이트 기간이다. 즉 회사와 결혼 전이다.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채용을 확정하기 전에 3개월의 데이트 기간을 갖는 규칙 때문이다. 남녀가 첫눈에 맘에 든다고 막 바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듯이, 회사도 개인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기 전에 서로 사귀어 보는 것이다. 이것이 3개월 데이트기간이다.

수습기간, 인턴기간 등 다른 이름도 있지만 회사에서는 꼭 데이트 기간이란 말을 쓴다. 채용할 때 미리 알려주고, 그 기간의 의미와 3개월 후 피드백에 대해서도 미리 합의를 한다. 이제까지 백 여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이 제도를 통해 채용되었지만 한 사람도 이것 때문에 입사를 거절하거나 재고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3개월 피드백은 본인에게 무척 도움이 된다. 내 자신도 4년 전 이 회사의 직원 모두가 나에게 해준 '잘하고 있는 점, 개선할 점'이란 제목의 피드백 용지 A4 4페이지 분량을 아직도 플래너에 끼워놓고 다닌다. 그것을 어쩌다 들여다보는 일은 반성의 시간이 된다.

회사에도 적지 않은 유익이 있다. 새로 온 직원이 아직 조직에 동화되지 않은 신선한 시각으로 이 회사의 잘하고 있는 점과 개선할 점을 리포트로 내주는 것은 조직의 변화를 위한 자극이 된다. 경영진에서는 이를 귀한 자료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최근 입사자 두 명이 동시에 회의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경영진은 이를 해결할 문제로 받아들이고 TFT를 구성하여 새로운 회의 안을 내도록 했다.

또 하나, 새로 온 인재가 채용되었다고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이 긴장하도록 해주는 제도가 '3개월 데이트' 기간이다. 3개월 동안 자신을 지켜본 전 직원이 나중에 단 몇 줄이라도 그에 대해 논평을 내놓아야 하는데, 어떤 간 큰 사람이 제멋대로 행동하겠는가?

3개월 피드백에는 "전문성이 탁월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한다, 약속을 잘 지킨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한다" 는 잘하는 점의 서술도 있지만, '지각이 잦다, 사적인 통화가 지나치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자세가 부족하다, 시간관리가 잘 안 된다" 등 개선할 점도 매우 상세하게 나온다.

어느 회사나 인재 채용의 실패로 인한 손실이 적지 않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채용하면 채용비용뿐 아니라 훈련비용, 의사소통 등 조직에의 진입 적응비용 등등. 일찍 퇴사해도 이 비용이 고스란히 날아가는 것이고, 계속 조직에 남아있더라도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해서 결국 비용 부담으로 남게 된다.

개인에 있어서도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다. 시간은 유한한 것.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지 않은가. 3개월이면 충분히 회사의 조직문화,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으니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전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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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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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안범생입니다.  | 2004.12.16 22:58

항상 진지한 선생님의 말씀이 좋은 자극이 됩니다. 제가 쉽게 던진 글들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생전 알지 못하는 고현숙 기자의 글이 경우에 따라서 나에게는 큰 자극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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