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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LG카드' 강제와 선택 사이

LG그룹이 증자에서 빠져 채권단이 카드 청산에 나선다면 과연?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12.20 08:34|조회 : 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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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1조2000억원 증자 추진'을 둘러싼 채권 금융기관과 LG그룹의 논쟁을 제대로 들여다 보려면 원론적인 관전 포인트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선 부도위기에 몰렸던 LG카드가 되살아난 과정을 보자. LG카드를 살린 주체는 명목상 채권단이다. 엄청난 돈을 집어 넣고 경영관리를 해서 정상화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그 배경에 정부가 있다. 채권금융기관을 일일히 설득해 반 강제로 LG카드 회생 프로그램에 동참시켰다. LG그룹에 대해 '대주주로서 계열사 부실에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며 분담액을 할당하고 확약서를 끌어낸 것도 사실상 정부다.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물론 채권단, 특히 민간은행들은 어느 곳도 `LG카드 프로젝트'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정부은행인 산업은행이 'LG카드 관리자'가 되기에 이른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러한 '정책적 결정' 과 '반강제적 참여'에도 냉정한 시장원리와 역학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금융기관들이 '계산' 없이 '충정'만으로 LG카드 살리기에 참여했다고 본다면 넌센스다.

정부가 대주주인 산업, 우리 등 몇몇 금융기관이야 사실상 전적으로 '대주주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면 된다. 다른 금융기관들은 '정책순응'이냐, '이탈'이냐의 득실을 계산했을 것이다.결국 일부는 '지원금액'을 협상해 'LG카드 채권단'으로 남게됐고, 외국인이 대주주이거나 채권액이 적은 곳은 채권을 팔고 떠났다.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채권 금융기관들은 계산하고, 거부하거나 머뭇거리면서 '협의'에만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만약 정부가 나서서 간곡히 부탁 또는 강요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정부의 금융기관에 대한 영향력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았다면, LG카드 회생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시작될 수 없었다. 이게 바로 한국 금융시장의 현실이요, 시장원리다.

LG그룹도 당시 카드 대주주로서의 부실책임을 지기 위해 1조1750억원을 지원했다. 이 역시 정부-채권금융기관-LG그룹 3자가 얽힌 복잡한 협상과 이해득실의 저울질 끝에 나온 결론이다.

근 1년만에 다시 LG카드 문제가 수면위로 불거진 요즘도 '원론'은 그대로다. 채권 금융기관도, 과거에는 대주주였지만 지금은 채권자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된 LG그룹도 또 한번의 '선택'에 직면해 있을 뿐이다.

채권단이 지난해말에 비해 훨씬 빨리 내부 합의를 끌어낸 건 당시의 선택이 현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빠져나갈 금융사들은 다 나갔고 밀어 넣은 돈은 엄청나니 여기서 손을 떼기 어렵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LG카드를 살리기 위해 부담을 감수한다'는 건 독해의 오류다.

'금융기관들이 LG카드를 살리기 위해 이렇게 희생했는데, 부실의 책임을 져야할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건 말이 안된다'는 식의 논리 역시 친목단체에서나 해야 할 말이다. 금융기관들은 그 때도 '선택'을 했고, 지금도 '선택'을 해야 하며, 그건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다. 그게 시장이다.

SK네트웍스에 대한 SK㈜의 출자전환 사례를 LG에 대입하는 것도 쉬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건 SK네트웍스를 계열사로 품에 끌어안고 있던 SK그룹의 선택이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한데다 지금은 전혀 지분 관계로 엮여 있지 않은 LG카드의 회생방안을 LG계열사들이 어떻게 처리하느냐와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다. 전혀 다른 기업이, 전혀 다른 상황을 두고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선택'에 대한 책임도 LG가 져야 한다. '기업의 사회, 경제적 책임'은 무거운 이슈다. 당연히 LG도 계산을 할 것이다. 과거 대주주로서 옛 계열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져야 '시장'이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냉정히 손익을 따지는 게 마땅하다.

출자전환을 거부했을 경우 쏟아질 비난의 무게와 출자전환에 따른 기회비용을 저울질해 '선택'을 해야하며,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 그 책임을 주주와 시장이 추궁할 것이다.

물론 LG가 출자를 거부해 채권단이 주장한대로 카드사를 청산한다면 LG그룹은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이 역시 변수를 종합해 검토할 일이다. 상황이 `출자전환거부-청산'의 수순으로 진행되고 청산가치가 낮아 손실을 입는다면 의사결정 당사자들이 물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마땅하다. 이 역시 `시장'과 `주주'에 대한 LG의 선택과 책임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일은?

역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LG그룹이 증자에서 빠져 채권단이 카드 청산에 나선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 채권 금융기관과 LG그룹에 어떤 경로로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를 판단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물론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이렇게 정부와 금융기관, LG그룹등 이해 당사자의 선택이 교차하는 곳에서 `합의'가 생긴다. 올해 초에도 이런 합의가 나왔었다. 이것이 시장의 규칙이다. 시장은 옳고 그름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과 합의에 의해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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