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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삼성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면?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12.31 09:34|조회 : 19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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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6,650원 상승500 1.1%)가 마침내 반도체 신규라인을 중국에 건설하기로 결정. 개성공단으로 가는 방안도 검토중'

만약 이런 뉴스가 새해 벽두를 장식한다면? 삼성은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라인 증설을 위한 수조원의 투자가 나라 밖에서 이뤄지는 것 자체가 충격일 뿐 아니라 지역 경제와 고용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망동'이라는 비난이 쟁쟁할 것 같다.

특히 한국을 먹여살리고 있는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가세하고 보면 산업 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브레이크를 걸고 나설수도 있다.

어떻게 다른 기업도 아닌,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이 이럴수가. 삼성 본사가 있는 태평로에서 대중들이 촛불 시위를 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럴 수 있다. 기업으로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토지공사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내 반도체 공장 부지 가격을 깎아 달라고 실랑이를 벌였다. 감사원의 기업불편신고센터에 민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묵묵부답. 삼성이 수원, 화성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를 조성했을 때 '정부 업적'인 양 목소리를 높였던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아예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 그 때 나섰던 관료들은 모두 어디론지 실종됐다.

올 한 해 우리나라 수출의 5분의 1을 혼자 떠맡은 삼성이, 국가 기간산업의 경쟁력과 관련된 문제로, 그것도 모양 사납게 감사원의 민원창구를 두드리면서까지 '재고'를 요청했는데 겨우 토지공사 차원에서 '안된다'는 공문 한장 보내는 걸로 매듭이 지어질 모양이다.

올 한해 19조원(세전)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초우량기업 삼성그룹이 고작 땅값 때문에 그러느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지만, 당사자인 삼성은 애간장이 탄다.

삼성의 내년 예상 이익은 20%이상 줄어든 14조6000억원. 이 예상치를 제시하면서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환율이 생각보다 더 떨어지면, IT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빠지면 이익은 기대를 밑돌 수도 있다.

IT산업은 싸이클을 탄다. 순식간에 상황이 반전돼 메모리 값이 폭락하면 고스란히 손실을 감내하면서 공장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돼도 한해 수조원씩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반도체 사업을 이어갈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 벌어들인 19조원은 '남는 돈'이 아니라 '버퍼'다. 경기 하강기의 투자를 위해, 어느 한 순간 망하지 않기 위해 쟁여 둬야 할 일종의 완충 재원이다.

평당 200만원대의 땅값을 지불하고 공장을 짓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입지가 좋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비용이면 생산원가에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토지공사는 삼성의 요구에 단호하게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평당 222만원으로 책정된 공장 부지 땅값은 법률에 의해 산출된 감정평가 가격이며, 조성원가인 평당 281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논리.

그러나 방법을 찾으려면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가능하다.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반도체사업을 도울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 위에서 정부가 성의있게 나서주기만 해도, 결과가 어떻게 되든 기업에는 큰 힘이 된다.

문제는 특혜 시비다. 시민단체든 어디든 특혜 시비를 걸고 넘어질 걸 걱정해 아예 공무원들은 돌아 보려 하지를 않는다. 삼성은 그것 때문에 탕정의 기업도시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그 때 질려서 지금도 기업도시는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은연중 '삼성은 부자'라는 생각들을 하는 것도 문제다. 경기 싸이클에 따라 언제, 어떻게 벽에 부딪쳐 부서질지 조심스러운 '버퍼'가 '삼성지원=특혜'라는 등식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중국행을 결정했다. 중국 우시의 공장부지 장기 임대 비용은 동탄의 부지매입비용과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저렴하다.

투자비용 적게들고 인건비도 싼 중국은 하이닉스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생존이라는 명제 앞에서 '기술유출 가능성'이나 '산업공동화'는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개성공단 간다고 손든 기업이 1800개, 경쟁률이 60대1이나 된다. 토지공사가 작년동탄에서 211만원에 부지를 분양했던, 그래서 삼성의 가격 인하요구 수용 불가론의 근거가 됐던 그 중소기업이 개성공단 가겠다고 나섰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세계는 전쟁중이다. 정부와 기업이 하나의 비즈니스 조직으로 뭉쳐 싸우고 있다. 이제 삼성이 몇 년후 반도체 사업이 어려워져 중국으로 가겠다고 나설 때 누가 잡겠다고 할지, 과연 그때 가서 삼성을 비난할 수 있을 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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