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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미지관리]선물이 주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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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껄끄러운 영국의 블레어 총리에게 크리스탈 잔과 와인을 선물했다고 한다. ‘친애하는 토니. 당신이 프랑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축복받는 땅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선물을 보냅니다’ 라는 근사한 메시지도 있었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선물받은 와인인 89년산 샤토 무똥 로스췰드는 좋은 와인이지만 최고급 와인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블레어의 출생년도인 53년산을 보냈더라면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시라크의 인색함을 결례로 꼬집었다고 와인 전문가가 전한다.
 
 선물 역시 그 사람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조금만 신경 쓰면 이미지 강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 비싼 선물인데도 금새 잊혀지기도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네 선물들은 너무 거창하고 비싸졌다. 며칠 전에는 어느 모임에서 구정선물을 하나씩 사와서 서로 교환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른바 ‘기프트 셰이크’라고 하는 그것은 우리 회사에서도 매년 하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모두에게 각각 선물하려면 비용도 많이 드니 각자가 하나를 선물하고 하나를 선물받는 것이다.
 
 선물에는 특별한 의미가 숨겨있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연인들끼리 주고받는 인형에는 ‘저를 매일 생각해주세요’라는 뜻이 숨어 있고, 모자는 ‘나를 감싸주세요’, 구두에는 ‘당신을 보내드립니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반지는 누구나 알고 있듯 ‘당신은 나의 것입니다’라는 뜻이고, 시집은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잉크는 ‘우리의 추억은 영원할 거예요’음반에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라는 뜻이 있다.
 
 읽어 보고 말 것이 아니라 선물의 의미를 무시했을 경우 자칫하면 오해를 사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오래 전 일이지만 미국의 한 외교관이 인도의 장관에게 소가죽으로 만든 고급 다이어리를 선물한 일이 있는데, 이 선물은 결국 감사는커녕 국가적인 불쾌감으로 이어졌던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업 선물로 많이 하는 괘종시계의 중국어 발음은 ‘죽음’에 해당하는 중국어와 발음이 비슷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이런 시계를 절대 선물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사의 상징으로 여기며 어른들게 선물하는 카네이션을 프랑스에서는 장례식에서 쓴다. 지갑을 선물할 때는 동전 한 닢이라도 넣어서 주는 것이 오랜 관습이며, 칼을 선물하는 경우에는 단돈 10원이라도 받고서 파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내가 이끄는 회사의 창립 기념일은 3월 2일인데, 두 해전에 어느 기업인이 2월 2일 화환을 보내왔다. 카드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10년 전 이맘때 정신없이 오픈을 준비하셨겠지요? 그렇게 시작된 지난 10년을 축하드립니다.’ 너무 감동적인 인사말이라 그 배려에 감사하여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여러 해 전, 내가 선택했던 새해 선물도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괜찮을 것 같다. 선물은 옛날 구식 병에 담긴 참기름이었다. 난데없는 참기름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춘천에 사는 한 참기름 장수 할머니가 참기름만 30년을 팔아 오셨는데, 기본 생활비를 빼고는 모두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의 개안 수술비로 대주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그 신문 기사를 본 후, 나는 그 할머니로부터 몇 백병을 사서, 크게 선물해야 하는 대상에게는 10병, 보통은 3병, 그리고 우연히 선사하게 된 대상에게는 1병으로, 아무튼 그 해 모든 선물을 참기름으로 했었다. 대신 카드는 아주 우아한 것으로 고르고 그 말을 꼭 적었다. 그런 분이 파는 참기름이면 아마도 ‘진짜 참기름’일 테니 안심하고 드시라고.
 
 참. 모두에게 선물 하나 드릴까? 선물 보내며 명함을 넣어 보내면 ‘당신도 내게 보내시오’가 된다. 이름만으로는 약한 관계라면 한 줄이라도 카드로 대신해야 한다. 만난 상황이나 관계를 쓰면 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부담스런 선물보다 정성스런 카드 한 장이 더 고맙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령 상대방의 직업이나 선물을 할 때의 상황을 고려하여 카드에 개별적인 인사말을 적어 보라. 훨씬 뜻 깊고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것이다.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신경을 쓰면 같은 값의 선물이라도 상대방에게는 훨씬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잊지 말자. 부디 고객 사은품이 아닌 이상 한 가지 아이템으로 돌리지 말자. 더구나 명함을 절대 넣지는 말자. 오늘 인쇄소에 주소와 연락처는 빼고 회사명과 이름만 적힌 네임카드를 주문하자. 당신의 선물이 유독 기억될 것이다. 선물은 물건을 주는 것이 아닌 관계를 전하는 것이다. 가격보다 중요한 이미지를 담아 전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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