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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민나 도로보데스

CEO에세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 2005.02.03 13:26|조회 : 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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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드라마는 잘해야 본전이라고 한다. 해당기업인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면 미화한다고 눈총주고 좀 부정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득달같이 해당기업 관계자가 시비를 건다.

심지어 내용을 고쳐달라고 ‘압력’을 넣기도 한다. 요즘 방영되는 ‘영웅시대’도 조기 중단된다고 한다. 출연자 중의 한 인물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과 비슷하다는 시비 때문인 모양이다. 기업드라마 분야의 원조로는 1982년께 MBC의‘거부실록’이 꼽힌다.

이승훈, 김갑순, 이용익 등 구한말과 일제시대 때 엄청난 재산을 모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다뤘다. ‘공주갑부 김갑순’편에서 주인공이 툭하면 내뱉는 ‘민나 도로보데스’(모두 도둑놈이다)는 일본말이다. 당시 5공화국시대상황과 맞물려 크게 유행했다.

서울 갈 때 절반은 남의 땅이지만 절반은 자기 땅을 밟고 다녔다고 할 만큼 그는 한 때 ‘조선 제일의 땅 부자’였다. 빈손으로 시작한 김갑순이 어떻게 해서 갑부가 되었는가는 간단하다. 탐관오리와 전형적인 투기꾼의 양태가 그 답이다. 그런 그가 툭하면 너나 나나 모두 똑 같은 도둑놈이라고 자조적으로 뱉은 말이니 그 시대의 타락한 먹이사슬에 답답할 뿐이다.

노조간부 취직장사 더러운 대물림

그 답답함은 아직도 과거 일만이 아니다. 기아 자동차 광주 지부장이 생산직 계약근로자의 채용대가로 돈을 받은 협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그 채용비리는 십수 년 째 ‘대물림’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했던 사실도 새로 밝혀져서 채용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 졌을 가능성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공장장이었던 전직 부사장 김모씨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직원 채용 때 노조가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례비가 50만 원 선에 불과했다. 그러다 현재는 1인당 최고 3000만원이 거론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더구나 노조가 할당량을 놓고 노·노 갈등까지 빚었다니 경악할 일이다. ‘우리 몫이 작다’며 알력을 빚는 바람에 문제가 불거졌다는 이야기조차 흘러나오고 있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이 사건은 노조간부뿐만이 아니라 회사 측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노조의 조직적 비리차원을 벗어나 회사간부가 알고도 방조했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설령 금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노사 합작품’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보도에 탄식이 나올 뿐이다. 기아는 노조 전임자만 74명이라고 한다. 노조위원장이 되면 최고급 승용차인 오피러스를 하고 다닌다. 임원급이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작은 국회의원 선거’라는 말도 있다. 이러니 ‘권력노조’ ‘귀족노조’라는 말이 헛말이 아니다.

민주화의 타락인가, 또 다른 모습인가?

이러자고 민주화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투쟁했는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1980년 5월18일부터 5월27일까지 불과 열흘 동안 일어났다. 처절한 민주화 투쟁이었다. 5·18이 없었다면 7년 후 6월 민주 항쟁도 없었을 것이다.

6월 민주항쟁은 처음에는 직선제 개헌을 위해 일어난 시위였다. 그러나 전면적인 민주화 투쟁으로 발전해 권위주의 전두환 정권을 실질적으로 무너뜨렸다. 5·18은 광주에서 제한된 시위였다. 그래서 신군부의 무력진압이 가능했다. 하지만 6월 항쟁은 온 국민이 단결해서 6·29항복을 받아 낸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와 함께 경제·경영의 민주화도 진통을 겪으며 가속도가 붙었다. 주식의 분산이 이루어진 결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주·종업원·소비자·지역사회주민 등 각 이해집단의 균형적 조정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직원과 공원(工員)의 신분적 차별을 없애고 공원 출신에게도 관리직의 길이 열리게 됐다. 종업원의 소유참가와 성과 배분도 일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개혁·재벌개혁의 갈 길은 멀다.

바야흐로 21세기를 향한 한국간판기업의 노사합작품 같은 채용비리의혹이라니! 일부 애꿎은 국민들의 탄식이 걱정된다. “민나 도로보데스!” haeikrh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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