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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내가 본 외국인회사

CEO 칼럼 이형렬 그린트위드코리아 지사장 |입력 : 2005.02.21 12:34|조회 : 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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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외국인 회사에서 일한다고 말하면 외국인 회사를 경험하지 않은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외국인 회사에서는 마치 프로 야구 선수들처럼 매년 연봉과 취업 계약을 갱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연봉 재계약을 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클 것이고 행여라도 재계약을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또 이 같은 두려움 때문에 외국인 회사취업에 소극적인 경향도 나타난다.

이는 외국인 회사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본사에서는 철저하게 연봉 계약제를 하는 기업이라도 일단 한국에 법인이 설립되면 다른 국내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노동법의 적용을 받게 되며 동일한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다. 연봉 역시 대체로 물가상승률에 준해서 약간의 상승곡선을 그리며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내가 최초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1980년대는 우리나라가 GDP 10%이상의 고성장을 하면서 소위 잘나가는 4대 대기업에 취업하기만 하면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시대였었다. 외국인 회사는 그리 많지 않았었고 일반 대중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도 않았었다. 그러나 나는 소위 잘나가는 4대기업의 안전한 자리를 박차고 외국인 회사에 지원했다.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고 학연과 지역연고로 승진이 결정되는 국내 기업의 문화가 내 성격과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이래 계속해서 외국인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국내 업체들과 여러가지 차이점을 발견했다. 첫째, 내가 당초 외국인 회사에서 지원하면서 기대했던 것처럼 국내업체에서 만연한 학연과 지연에 의한 인사나 승진이 상대적으로 덜하며 그 점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능력이 있다면 그리고 열심히 해서 실적을 낼 수 있다면 지방대학을 졸업했건, 출생과 성장지역이 어디건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현재의 나'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모든 의사 결정을 근거 데이터와 이미 구축된 시스템에 의거하여 내리고 결재 과정이 간결해 일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잡다한 회사 내부규정과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철저하게 일의 효율성만을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셋째, 외국인 회사에서는 자율적인 업무가 강조된다. 업무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개발하는데 따른 수많은 결정 사항들을 담당자에게 위임한다는 것이다. 권한에 대해서는 책임이 함께 따르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졸업하자마다 백수가 되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시대에 자신이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는데도 취업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외국인 회사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이나 학연 등 연고를 별로 따지지 않기 때문에 취업 인터뷰를 할 때 스스로가 창조성있고 도전적인 인재라는 점을 보여주기만 하면 수많은 '학벌'과 '학점'과 '지역색'을 따지는 국내 기업보다 훨씬 높은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외국인 회사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사와의 의사 소통을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해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가장 큰 장벽이 있다면 서로 다른 문화적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해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외국인 본사는 궁극적으로 국내 지사의 매출 향상을 위하여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 차이점을 이해시키기란 그리 쉽지 않다. 가령 만연한 우리의 접대 문화와 가족적인 인간 관계를 여기서 살아보고 경험하지 않고 말로만 이해시키는 것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좀 더 능숙한 영어를 위해 노력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시키는 작업을 계속하면 그 노력은 고스란히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몸값은 외국인 회사 취업시장에서 그대로 반영돼 자신의 연봉과 승진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취업난 시대, 창조적 인재라면 외국인 회사에 도전해서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높여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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