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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석연찮은 소버린 '노림수'

"우호적 태도 불구 본질은 안변해" 분석..정부 당국 역할론 제기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2.21 08:36|조회 : 10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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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괴롭혀온 소버린자산운용이 이번에는 재계 랭킹 2위의 한국 간판기업 LG그룹 주식을 매집해 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다.

'월드 클래스'의 공신력 있는 투자은행도 아니고 그저 '제법 규모가 있는 정체 불명의 개인 투자회사'가 벌써 2년 넘게 한국 주식시장을 쥐락 펴락하고 있는 현실에 국내 투자자들은 어이없고 허탈하다.

그럼에도 소버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의 전략이 먹혀들어 왔기 때문이다.

SK (207,000원 상승12000 -5.5%)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재미를 봤던 소버린이 1조원 안팎의 거액을 투자해 LG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면서 내밀한 '전략'과 '의도'가 없다고 보는 건 넌센스다.

다양한 분석들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건 두가지. 우선 올들어 소버린이 ㈜LG와 LG전자 (69,900원 상승300 -0.4%)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나머지 외국인들은 두 회사 주식을 그 이상 순매도 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버린이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LG주식을 고가에 받아주면서 SK 주총에서 도와달라고 막후 협상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SK와의 '2라운드 대결'을 위해 LG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LG그룹에 대해 통신부문의 구조조정을 요구함으로써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주)LG와 LG전자의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으로 실적이 부진한 통신 계열사 매각 등을 종용한다는 것이다.

소버린은 SK와는 달리 직접 경영권을 두고 맞붙기 어려운 구조인 LG그룹에 대해 이런 식으로 약점을 물고 늘어져 새로운 긴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SK와 LG 양쪽을 복합적으로 노린 전략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소버린의 이런 행태가 묵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쉽게, 너무 뻔한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 돈을 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당초 SK와의 대결구도 때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의 무관심과 방치가 화를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미국만 해도 지난 88년 제정한 엑슨 플로리오(Exon-Florio)법으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제도화 해놓았다.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가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 인수 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모든 산업이 대상이다.

개입 요건도 '국가 안보'라는 모호한 단어로 정해져 사실상 정부 마음대로 '불순한 M&A'를 막을 수 있다. 지난 2003년 홍콩의 허치슨 암포와사는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다가 '문제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미국 정부 발표와 동시에 M&A 방침을 주워담고 말았다.

최대의 정유사이자 해외유전개발의 주축인 SK쯤 되면 정부가 경영권 향배와 적대적 M&A 움직임을 '국가적 문제'로 규정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업은 보호하되 오너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뒷짐을 지고 있었고, 결국은 소버린에게 땅짚고 헤엄치는 '영업 여건'을 만들어 주고 말았다.

LG그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소버린은 '건전한 투자자'로서 주주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다고 강변하겠지만, LG 입장에서는 무슨 트집을 잡을 지 귀찮고 짜증스러울 뿐이다.

기껏 2~3년후 손 털고 나갈 단기투자 펀드가 경영을 충고하고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도 어이 없는 일이다. 소버린이 어떤 포장을 씌워도 '불순한 차익'을 노린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소버린은 자신의 요구대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만든 SK에 대해 지난해 또 다시 최태원 회장의 이사자격을 문제 삼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주총도 포기할 것 같지 않다.

증시 관계자들은 "소버린은 SK 주식을 팔고 나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대결 구도를 만들려 할 것"이라며 "LG에 대해서도 비슷한 접근을 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대로 두고 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정부 당국의 역할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합법적인 투자 자체를 문제삼으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불순한 긴장관계 조장'으로 기업경영에 간접적인 피해를 주는 '신뢰하기 어려운 외국 개인 투자자'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정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정도만 해도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겠지만 그에 앞서 당국 스스로가 '시장 규율'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게 시장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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