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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정책건의문도 마케팅 전략?

제출 때마다 언론 들썩..여론 환기용 전략. 동일안도 시기별 딴목소리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5.02.28 10:43|조회 : 1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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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건의문'이 이동통신 업계 사이로 다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이동전화 번호이동제 도입을 전후로 정보통신부와 통신위원회에 제출된 이통업계의 정책건의문은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쌓였지만 이 가운데 정책에 반영된 내용은 거의 없었다.

정책건의문 내용의 대부분은 후발업체들이 지배적사업자들의 부당함을 정부가 나서서 시정해달라는 것이다. 후발업체들은 통신위원회나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리기 바로 직전에 이같은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용도로 활용해왔다. 한마디로 '신문고' 같은 성격의 건의문이 주류를 이뤘던 것이다.

참다 못한 정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건의문 제출'을 자제해줄 것을 업계에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한달이 멀다하고 제출되던 건의문은 한동안 잠잠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연초부터 또다시 건의문 제출이 줄을 잇고 있다.

LG텔레콤이 1월초 SK텔레콤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영업정지를 시켜달라는 건의문을 통신위에 제출한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KT 무선재판매 등록을 취소하거나 법인분리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또 제출했다. KTF도 조만간 SK텔레콤의 800MHz대역 주파수 재분배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정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내년 3월까지 발효되는 단말기보조금 금지법에 대한 기간도 연장해달라고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번씩 정책건의문이 제출될 때마다 언론은 들썩거린다. 건의문의 내용에서부터 왜 건의문을 제출하게 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업계도 이같은 효과를 노린듯 건의문을 제출할 때마다 반드시 언론에 알려준다. 그러다보니 가끔 건의문인지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인지 헛갈릴 때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신경쓰이는 일이다. 건의문은 그야말로 '건의'사항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정부입장을 듣고 싶어하는 언론의 등살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처럼 건의문 하나가 보도자료보다 홍보효과가 높다보니 업계에서도 이제 건의문 제출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오죽하면 '건의문 마케팅'이라고 하겠는가.

정책건의문을 남발하는 것도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실상 내용을 들춰보면 본말이 전도된 경우가 적지않다. LG텔레콤의 'KT 무선재판매 등록취소' 건의문만 해도 그렇다. KT 무선재판매는 전기통신사업의 별정3호로 등록된 것으로, 법적으로 영업행위에 전혀 하자가 없다. LG텔레콤 역시 무선재판매 협력업체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의 무선재판매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웬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LG텔레콤 주장대로 KT무선재판매가 시장을 교란시킬 정도로 심각하다면 KT의 불법행위에 대한 증빙자료를 첨부해 통신위원회에 고발하면 그만이다. 만일 이통서비스의 무선재판매 자체가 문제라면 무선재판매 금지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비단 LG텔레콤의 건의문뿐만 아니라, 건의문의 대부분은 이런 식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 식으로 몰아붙이는 건의문을 제출하다보니,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제출한 건의문이 시기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발견된다. 정책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에 일관성이 없다면 설득력 또한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 '건의문'에 대한 회의적 시각들이 적지않은 것이다. 잘못된 정책에 일침을 가하는 건의문이라면 모르겠으나, 자사의 이기를 위해 수시로 제출하는 건의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번에는 무슨 내용으로 정책건의를 할까'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에 차라리 '이번에는 어떤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킬까'를 고민하는게 훨씬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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