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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이헌재, 진로, 골드만삭스

팔 매(賣)자에 선비 사(士)가 붙는 이유는…

부동산이야기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입력 : 2005.03.08 07:56|조회 : 2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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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의 부동산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한 부동산전문가에게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봤다. 이 전 부총리나 그의 부인이나 투기를 했다기보다는 기획부동산에 당한 것 같다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길게는 24년씩이나 보유한데다, 필지를 분할(땅을 쪼개 지번을 변경해서 파는 방식)해서 판 것이나, 매수인이 불분명한 것이 기획부동산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불분명한 매수인, 그것도 한두명이 아닌 다수의 신원 불분명 매수인에게 필지를 분할한다는 게 말이 쉽지 보통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동산 매매는 차라리 예술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이 전 부총리나 그의 부인은 부동산투기의 대가이거나, 남몰래 부동산회사를 운영하고 있거나, 기획부동산에 순진하게 걸려들었거나 셋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 부총리에게 그런 솜씨가 있을까. 재개발택지 하나를 분할하는데도 짧게는 수개월, 수년씩 걸리는데 1만3000평이나 되는 넓은 땅을, 그것도 24년씩 갖고 있던 땅을 온 국민이 다 아는 부총리가 불과 2∼3년만에 필지를 분할했다?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부총리라는 직위, 경제수장이라는 자리가 자연인 이헌재에게는 약점일 수도 있다.

진로 공개입찰을 앞두고 술판이 흐드러진다. 얼큰하게 취하다보니 술잔치인지, 묵은 빚잔치인지 헷갈린다. 12개 업체들이 진로를 마시려 하는데, 주채권자인 골드만삭스는 시장 평가보다 1조원 이상 높은 3조7000억원을 `적정한 술값`이란다.

골드만삭스가 소주에 너무 취해 `2`를 `3`으로 잘 못 쓴 것은 아닌지 넘기는 소주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3조7000억원에 진로를 마신 기업은 망할 수도 있다는 게 시중의 평가이고 보면 `소주`가 아니라 `독주`일 수 있다.

작년 우리국민이 마신 소주는 30억병이다. 성인 1인당 85병을 비운 셈이다. 이렇게 퍼마셨는데도 기업은 망해 호주머니에서 뿐만아니라 세금에서도 돈을 빼갔다. 이제는 액면가 이하로 진로 채권액을 사들인 해외 펀드에 자칫 시장의 평가보다 1조원이나 많은 돈을 퍼주게 됐다. 국부가 새나가는 것이 억울해 우리국민은 그렇게 소주를 들이키는가 보다.

이 전 부총리의 실각과 진로의 매각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물건을 잘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물건을 산다는 의미의 매(買)자에는 선비 사(士)를 붙이지 않아도, 판다는 뜻의 매(賣)자에는 머리에 선비 사(士)자가 있는 모양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사회의 참을 수 없는 `엉성함과 가벼움`이다. 본질은 덮어둔 채 한풀이식으로 달려드는 것이나, 급하다고 알짜배기 기업을 해외채권에 액면가 이하로 넘기고, 턱없이 비싼 `술값과 입장료`에 대책없는 그 엉성함과 가벼움이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흐지부지해서는 안될 두 사건의 본질은 누구든지 걸려들 수 있는 부동산투기에 적합한 이 사회의 조건과 외환위기를 틈타 들어온 해외펀드에게 주는 불공정한 특혜다. 근본적인 대책없이는 언제고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일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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