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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소버린을 이대로 둘 것인가?

최 회장 승리로 '시장의 힘' 입증..'소버린이 남긴 상처'는 주주 손실로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3.11 11:12|조회 : 2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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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표대결 끝에 과반수를 훨씬 넘는 찬성으로 최태원 회장이 이사로 재선임된 것은 지난 1년간의 SK 경영실적과 지배구조 개선 성과에 대한 '시장의 추인'을 의미한다.

주주들은 최 회장에게 계속 경영을 맡기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지분 상당수가 최회장의 손을 들어준 게 의미심장하다. 지켜봤더니 믿을만 하다는 의미다.

이로써 최회장은 지난 한 해 치열한 검증절차를 통과해 SK 총수로서의 견고한 기반을 확보했다.

앞으로의 관심은 소버린이다. 우선 끝까지 발목을 잡고 늘어졌던 소버린이 어떻게 나올 것이냐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버린이 더 이상 최회장을 공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토킹 수준의 집착'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표대결 마저 패배했으니 명분 없는 싸움을 더 끌고가면 한국시장에서 '왕따'당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또 2년 연속 주총에서 패배한 만큼 다른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세몰이'가 힘들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소버린이 SK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제 더 이상 선점할 만한 '이슈'가 없고 LG 주식을 대량 매집했기 때문에 '코리아 엑스포저(한국시장에 대한 투자한도)'를 조절하는 차원에서 가까운 시일내에 SK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반면 아직 SK주가가 저평가 돼있고 쉽게 처분할 수 없는 많은 물량이어서 당분간 수면아래서 주가 움직임을 지켜보기만 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히 주총에서 소버린이 지는 걸로 끝나게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SK와 최회장을 지지해온 다수 주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소버린은 'SK글로벌 사태'를 딛고 사활을 건 변신을 시도해온 SK에 심각한 장애물이었다. 특히 소버린은 이번 주총에 앞서 '최 회장 축출'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임시주총요구-법원기각-주총대결에 이르기까지 4개월여의 소모전을 주도해왔다.

그 과정에서 최 회장을 '재벌 구악의 상징'으로 지칭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 상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데 들어간 유무형의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런식의 '매도'가 SK와 최회장에게 남긴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이미지 손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 지 추산하기 조차 어렵다. 지금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SK와 SK주주들이 감수해야할 몫으로 돌아온다.

일부 주주들은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소버린으로부터 '다짐'이라도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제의 성격상 보상이나 배상을 요구하는 게 어렵다면 최소한 이런 식의 소모전이 더 이상 SK를 괴롭히지 않도록 뭔가 장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방법이 별로 없다. 소버린은 내키는 대로 주장하다가 주총에서 지고 '불만스럽다' 또는 '내년에 보자'하면 그만이다. 중요한 건 소버린을 확실히 제어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을 SK가 상시 확보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SK 우호 주주들은 '시장의 힘'에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생각보다 완고하다. '몇 퍼센트'라는 구체적 수치의 지분을 가진 주체는 아니지만 시장이 무언의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 실체 불투명한 일개 사설펀드가 이렇게 한국의 우량 대기업을 만만히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최회장이 지금 흐름대로 충실하게 SK를 끌고가 시장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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