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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소버린을 지지한 소액주주들께<2>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3.15 12:17|조회 : 1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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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3] 소버린은 건전한 장기 투자자로서 당연한 권리행사를 한 것이다?

[반론3] 투자자는 맞습니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는 아닙니다. '건전한 투자자' 역시 아닙니다.

'소버린이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 행사를 하는데 당신이 왜 씹어대느냐'는 메일을 여러 통 받았습니다만,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 봅시다. 80년대 초반 이병철 창업자가 반도체사업을 시작할 때 대부분이 말렸습니다. 위험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다수였습니다. 실제로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서 5년여간 천문학적 누적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병철 창업자 사후에야 흑자로 돌아섰지요. 지금 삼성의 반도체는 삼성전자라는 일개 회사 차원의 사업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먹여살리고 있지요. 그래서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말을 씁니다.

당시 만약 소버린이 삼성의 대주주였다고 가정하면, 과연 삼성은 반도체사업에 손을 댈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최고경영자 쫓아내야한다, 반도체사업 매각해야한다, 난리치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삼성전자 주가도 짧은기간 꽤 많이 오르지 않았을까요.

소버린이 원하는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가치 증대가 아니라 투자차익입니다. 물론 10년, 20년 단위로 보면 기업가치와 주가는 한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그러나 연단위로, 2~3년 정도로 봐도 기업의 발전과 주가는 얼마든지 따로 갈 수 있습니다. 소버린은 당장의 투자익을 위해 기업의 신수종사업이나 투자를 막을 수 있는 전형적인 단기투자 펀드 입니다.

물론 소버린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건 이런 단기투자 펀드가 한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의사결정에 까지 관여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소버린은 LG전자 주식을 사들였죠. 현재 단면을 잘라놓고 보면 LG가 통신사업 정리하는게 주가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서 소버린이 그걸 노리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LG의 통신사업이 5년 후 삼성의 반도체사업과 같은 위치가 될 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그건 비즈니스의 영역입니다. 단기 차익을 노린 펀드가 그걸 무기로 LG를 공격해 주가를 띄우려 한다면 이건 문제가 됩니다.

[의문4] 소액주주의 소버린 지지는 당연하다?

[반론4] 물론 지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곤란합니다.

이번 주총에서 소버린이 승리했다고 칩시다. 이후 소버린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될까요? 최우선의 관심은 당연히 '차익의 극대화'에 있을 겁니다. 10년, 20년을 바라보는 투자자가 아닙니다. 소버린의 행보를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그 이전에 소버린과의 대결을 위해 SK가 지불한 유무형의 비용을 간단히 봐서는 안됩니다.

이건 고스란히 SK주주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보이지 않는 경로를 통해 SK주식 한 주도 안 가진 다수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저 소버린이라는 영향력 있는 투자자가 차린 밥상에 숫가락 하나 얹는 거라면 적당한 시점에 주식 사서 적당한 시점에 팔아 이익을 챙기는 걸로 만족하면 됩니다.

그 정도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임장을 통해 소버린을 지지하는 것, 더 나아가 소액주주 대표를 표방하며 소버린의 '홍보'를 돕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배당 더 받는 것도 좋고 주가 오르는 것도 좋지만 SK 이해당사자 공동의 가치를 무시해서는 곤란하다는 거지요.

[덧붙임]

소액주주들의 편지와 댓글을 보며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건 마치 소버린을 SK의 구세주로 여기는, 그래서 소버린이 없었다면 SK가 이미 망했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글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소버린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냥감을 골랐을 뿐입니다. 펀드로서 훌륭한 투자의사결정을 한거지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소버린은 확실히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골랐습니다. 소버린의 투자 자체가 이미 SK의 회생을 담보하고 있었다는 역논리가 성립하는 겁니다.

그 이후 소버린의 행보는 '주제'를 넘어선 것입니다. 한국의 느슨한 자본시장정책, 외국 자본에 대한 지나친 환대(둘 모두 외환위기의 '잔해'입니다), 반재벌정서 등과 적절히 연대해 기형적인 상황을 연출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의 다른 우량 기업, 핵심 기업에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시장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건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SK와 직간접 영향을 주고 받는 대중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중요한 건 이런 펀드에 시달리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지배구조를 만들어놓는 게 중요합니다. 왜 그걸 못해놓고는 소버린만 욕하느냐고 주장하는 독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들은 과도기에 있습니다.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지요. 시간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발전에 별 도움 안되는 이런 펀드들이 한국경제를 헤집고 들쑤실 수 있는 시기가 오래 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과도기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노력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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