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82.58 690.81 1125.80
보합 17.98 보합 11.32 ▼2.8
-0.86% -1.61% -0.25%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김종일, 김종삼 그리고 김삼구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폰트크기
기사공유
봉준호(필명) 건축사는 달동네 월셋방에서 시작해 32번의 이사 끝에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입성한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부동산 컨설턴트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결혼정보제공업체 닥스클럽(www.daksclub.co.kr)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가치있는 부동산을 고르는 구체성 있고 실용적인 정보를 독자 여러분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편집자>


<김종일 회장과 김종삼 사장>

그들은 형제다. 그리고, 내가 인정하는 재테크의 천재들이다.

내가 김종일을 처음 본 것은 1998년 봄, 동부이촌동 S골프 연습장에서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 조인성 스타일의 30대 미남 청년이 컬러풀한 셔츠를 입고 골프 연습에 빠져 있었다. 키는 185㎝ 정도에 골프채와 의상, 골프화 등이 모두 명품이었다.
김종일, 김종삼 그리고 김삼구

얼마 후, 나는 아주 특이한 장면을 보았다. 그 청년이 골프 연습을 하다가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데, 그 때마다 어떤 여성이 이동용 찬합을 열더니 정성스럽게 그 청년에게 찐 옥수수와 감자를 건넸다. 잠시 후에는 아이스박스에서 딸기와 토마토 등이 나왔고, 우유와 커피도 대령했다. 어떤 날은 과일 주스에 캔맥주, 아이스크림까지 싸다가 먹기도 했다. 음식을 싸 나르는 그 여성은 아주 평범했고, 받아 먹는 그 청년은 황제였다.

그 후로도 종종 나는 골프 연습장에서 그들을 목격했다. 나는 그들의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행동과 모습이 눈꼴 사나웠으나, 특별히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골프 연습장에 갈 때마다 그들과 가까운 타석에 있는 것을 꺼렸고, 우리 일행에게는 “왕재수가 또 눈에 뜨이니 염화나트륨을 뿌려라”라는 농담을 건네곤 했다. 그들은 골프 연습장의 회원들이 뽑은 ‘왕재수’였다. 그런데 그 왕재수는 거의 매일을 그 골프 연습장에서 살았다. 저렇게 연습을 하면 누구라도 곧 프로가 될 것 같았다.

그 해 여름날, 나는 그 왕재수와 어쩔 수 없이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9번 타석에, 왕재수는 10번 타석에서 서로 시선도 안 주고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골프 연습장의 지도 프로 K가 그 왕재수를 소개했다.

“이 쪽이 김종일 회장이시고, 이 쪽은 봉사장님이십니다. 두 분 서로 인사하시죠.”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으나 고개를 꾸벅이고는 한 번 웃어 주었다. 몇 개나 골프공을 날렸을까? 김종일이 골프채를 놓더니 벤치에 가서 앉았다. 평범하게 생긴 그 여성이 아이스박스에서 수박을 꺼냈다. 빨갛게 잘 익어서 정확한 크기로 잘 잘려진 수박들… 김종일이 힐끗 눈치를 보더니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 괜찮으시다면, 수박 한 조각 드시고 하시죠.”

나는 “됐습니다. 혼자서 실컷 드시죠”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으나, 눈빛이 워낙 진지하고 너무 겸손해서 차마 거절을 못하고 수박을 한 조각 받아 물었다. 그 후로 나는 그 골프장에서 “왕재수” 팀의 일원이 되었다. 음식을 대령하는 여성은 김종일의 와이프였다. 아주 헌신적이고 조용한, 그러면서도 적당히 촌스러운 그녀는 김종일의 와이프이자, 비서이고, 운전기사이며, 재테크 파트너인 C이다.

나는 어쩌다 보니 그들과 술도 먹고, 식사도 같이하며 어울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김종일의 동생 김종삼을 소개 받게 되었고, 김종삼으로부터는 그의 와이프 O를 소개 받아 인사 나눌 수 있었다. 이들 4명은 모두 다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데, 명함에는 직책과 이름, 핸드폰 번호만 적혀 있다. 김종일은 회장, 김종삼은 사장, C는 상무, O는 이사다. 그들의 직업은 정확히 “무직”이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몇 년간 매해 몇 십억씩 고수익을 올리는 왕고수들이다. 그들의 조직 구조는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 김종일은 천재급 CEO다. 머리가 아주 비상하다. 서울 강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대 영문과를 나왔으니, 그리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김종삼은 서울 강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대 미술대학을 나왔다. C와 O는 서울에서 여자대학을 나온 서울 여성들이다. 그들의 수입원은 종로에 있는 K빌딩이다. 빌딩 소유주로 그 빌딩에서 나오는 월세가 그들이 주수입원이었다.

1999년, 이들이 저녁 식사를 하자고 집으로 찾아왔다. 닭도리탕을 만들고 밥을 해서 먹다가 느닷없이 나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김종일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싶은데 의견 좀 말해 주십시오.”
“뭘 사고 싶으신가요?”
“잠실주공아파트를 열 채쯤 사고 싶습니다.”
“왜 하필 잠실 아파트를… 잠실은 많이 낡아서 재건축까지 가지 않으면 부동산 가치는 별로인데…”
“잠실 아파트는 저밀도라서 대지 지분이 크고, 재건축하면 이익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이 부동산 저평가 시기이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잠시 그를 빤히 처다 보았다. (이놈은 뭔가 아는 놈이다. 그리고 그릇이 크다…) 나는 그들에게 부동산의 예상 흐름과 양도세, 자금 출처 조사, 재건축, 저밀도 지구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개인이 수십 채의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자금 출처 조사와 양도세 등 세금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가 있고, 저밀도 재건축인 경우는 도시 계획에 의거하여 교통, 환경 등의 이유로 저밀도 지정을 한 경우라서, 재건축시 개발 이익을 환수 당하거나 용적률 제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며칠 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하고, 논현동, 가락동, 일원동 등의 신축 미분양 아파트를 1억원에서 1억 5천만원 안팎으로 14채 사주었다. 그리고, 1천만원에 80만원씩 월세를 놓도록 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아파트에 세를 놓고, 관리하는 일은 김종삼이 맡았는데, 머리가 아주 잘 돌아 갔다. 그 후에 그 아파트들은 모두 200%의 순익을 냈으며, 5년을 채우고는 한 채씩 잘 팔고 있다.

김종삼에게 군대를 다녀왔느냐고 물으니 카투사에 다녀왔다고 했다. 가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갔느냐고 물었더니, 형이랑 같이 시험을 봤는데, 형이 ‘컨닝’을 시켜줘서 붙었다고 했다. 나 원참…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김종삼에게 있어서, 김종일은 형이 아니고 아버지이다. 어쩌면 그 둘의 상하 관계를 보면 신(神)이라고 하는 표현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2001년 9월 아침 일찍, 김종일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식을 사고 싶다고 했다. 9·11 테러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지구촌 경제가 떨고 있었다. 나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맞받아쳤다.

“어떤 주식을 샀으면 좋겠습니까?”
“난 주식을 모릅니다. 그러나, 주식을 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핵심 블루칩이 좋을 것 같고 개별주를 사는 것은 위험합니다.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김종일, 김종삼을 데리고 C은행으로 가서 인덱스펀드를 사게 하고 나도 샀다. 얼마 후, 주가가 정상화되고 Fund는 100% 수익을 냈다. 2002년에는 청담동 명품 빌딩을 35억에 사서, 1년 6개월 만에 70% 수익을 내고 팔았다. 얼마 전에는 다시 그들 형제가 찾아왔다. 명품 빌딩을 판 돈을 가지고 과천과 대전의 토지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오를 수 있는 토지 벨트를 설명했다.

“지금부터 10년간은 판교에서 조치원 행정 신도시까지 입니다. 수원, 평택, 화성, 천안, 행정신도시까지의 땅이 좋습니다. 과천은 지금 계획대로 R&D 타운이나 Research Tri-angle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현 정부 청사 부지가 비버리힐스로 조성된다면 딱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과천 땅값이 뜨겠지만, 다른 경우라면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전은 행정신도시 하부에 있는 도시입니다.

사람들은 행정 신도시가 광역화 되어서 대전시와 일체화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행정신도시의 영향권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대전 유성구의 노은 지구 등 일부 지역일 듯 합니다. 행정신도시 구성원의 마음은 대부분 서울에 있습니다. 오히려 천안쪽으로 발전할 것 같습니다.”

내가 그들을 인정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①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하게 재테크 대상을 물색해 온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있고, 재테크의 더듬이가 있다. 일단 상품을 골라낼 줄 안다. 그래서, 모자라는 점을 보완하고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기까지는 많은 공부와 연구가 필요할 텐데도 말이다.

② 말귀를 알아 듣는다. 내가 컨설팅을 하거나 정보를 주면, 그 뜻을 이해하고, 응용하거나 융통성을 부릴 줄 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상식과 돈을 벌겠다는 의지, 세상을 보는 눈 등이 있기 때문이다.

③ 행동한다. 그들의 성공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은 결정력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조사하고, 물어보고, 확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행동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알아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④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들은 탐욕스럽지 않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 줄 안다. 모든 게 여유로워서 기다리면 성공이 보인다. 컨설턴트에게 성공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뢰인은 정말 좋은 고객이다.

<김삼구>

김삼구는 내가 4년째 데리고 다니는 재테크 문하생이다. 하도 오랫동안 부동산 컨설팅과 재테크를 옆에서 봐서, 준컨설턴트로서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생활은 변한 게 없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야 하고, 자야 하며, 아이들과 놀아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물건이라고 소개 시켜줘도 저지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자기돈 3천만원 밖에 없는 사람이 1억에 아파트를 사서, 7천만원에 전세를 놓고, 1~2년이 지나면 1억 8천만원이 되는 경우를 수없이 봤는데도 말이다.

종자돈이 적다고 투덜거려서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는 재테크 과정을 설명해줘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돈 버는 데는 관심이 없고, 장인, 장모, 부모 등 누구도 김삼구를 키워줄 사람은 없다. 그냥 그 달, 그 달 받는 돈으로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김삼구도 히끗히끗 흰머리가 눈에 띤다. 안경 돗수는 더욱 올라가고, 아이들은 자란다.

김종일, 김종삼, 김삼구를 보면, 재테크에 자신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머리도 좋아야 하고, 팀웍도 좋아야 한다. 김종일의 차 재규어는 1년에 10만㎞를 뛴다. 일년에 삼분의 일을 외국 여행으로 소일하는데도 그렇다. 김삼구의 차 아반떼는 1년에 1만5천㎞를 뛴다.

김삼구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언뜻 보니 책제목이 “당신은 왜 가난한가?”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