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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와 부총리, 그린스펀과 레토릭

이백규의氣UP 뉴욕=이백규 특파원 |입력 : 2005.04.01 14:30|조회 : 5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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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많이 오를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실상을 반영하지 않은 지나친 주가상승은 높은 골의 깊은 계곡처럼 하염없이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와 부총리, 그린스펀과 레토릭
역으로 당시 경제사회 수준을 제대로 반영한 주가상승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이 가해져도 그 추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경제 정치 사회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적절한 주가 상승이 바람직하겠지만 주가란 경제 실상에 심리적 요인과 미래가치의 현재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적절한 주가를 가늠하기란 쉽지는 않다.

한덕수 경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증권투자자와 언론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고 있다. 지난달 말 관훈 클럽에서 서울주가가 오버슈팅(overshooting), 실제 실력보다 지나치게 상승했다고 말했다가 "주가가 아니라 부총리가 오버슈팅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 비판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부총리는 시장의 한 참가자로서 할 말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지만 다만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는 감이다.

적어도 미국 증시와 당국자의 말과의 관계에서 보면 한부총리의 발언은 말은 맞되 표현이 서툴렀다는 판단이다.
한부총리의 발언이 있기 일주일전인 지난달 23일 앨런 그린스펀이 의장으로 있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증시에 찬물을 끼언는 표현을 썼다.

주가와 부총리, 그린스펀과 레토릭
이날 연준은 금리인상 발표문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점진적인(measured)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하기 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더나가 기업들이 원유값 상승, 인건비 상승등 원가 상승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려는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해 비둘기같던 연준이 매파적(hawkish)으로 바뀌었고 그런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할지 모른다고 해석, 상승세를 타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고 금리는 상승 반전하고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시장엔 그리 크지 않았지만 하여튼 예상 밖의 충격이었다.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이유야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경제현실을 이실직고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미리 보내 시장에서 준비하게끔 한 것이지만 그것 못지않게 경제 펀더멘틀보다 앞서가는 주가에 제동을 걸어 지금의 미국경제 수준에 맞는 주가를 보여주길 바랬기 때문일 것이다.

그린스펀도 주가가 오르고 내수소비도 살아나고 그래서 미적미적하는 경기회복 기미가 본격화하길 바라고 있겠지만 5000억달러 이상의 무역-재정적자에 고전하는 미국경제에 실력이상의 주가 상승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더 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은 90년대말 주가가 인터넷 붐과 함께 버블을 만들어가면서 치솟자 그 유명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단어로 불나방같은 주식투자자을 경계하기도 했다.

얼마전엔 "침체기에 주식을 사는 것이 지난 90년대에는 효과적인 주식투자 형태였는지 모르지만 이런 전략이 앞으르도 유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다시 증시로 불나방같이 날아드는 미국의 개인투자자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미국 주가를 보면 오르기도, 내리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고비마다 여기저기서 멘트하는 기관과 기관장이 많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경제가 그렇게 중층적이고 다면적이기 때문에 같은 재료라도 상황에 따라 호재로도, 악재로도 될수 있다.

불과 열흘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경기회복은 주가에 호재였지만 이젠 거꾸로 경기가 회복되면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에 악재로 비춰지고 있다. 이런 복잡하고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반영한 것이 주가이고 정보 습득에 용이한 당국자들은 시장이 제대로 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와 정보를 보는 눈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린스펀같은 역할을 한국에선 여러 여건상 경제 부총리가 해야 한다. 때로는 시장을 달래고 때로는 시장을 윽박지르기도 해야 한다.

한덕수 부총리는 여러면에서 한국의 그린스펀이 될수도 있다. 취임 첫 방문지로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를 잡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 박사 출신으로 월스트리트에선 그를 대표적 시장주의자로 평가해주고 있기도 하다.

시장과 더불어 갈려 하고 주요 정책을 시장에서 평가받으려는 태도를 월스트리트에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서울 코스피는 작년말 890선에 1일 현재 980선으로 10% 이상 오른 상태다. 전세계 증시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오버슈팅은 과한 표현이다. 더 좋은, 그럴듯한 단어가 없었을까.

또 오버슈팅은 시장의 말이기도 하다. 시장과 당국은 격이 다르다.

적확하고 품격있는 묘사를 위해 부총리 연설문 작성팀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경제는 수사학 (修辭學 rhetoric)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하고 정확한 표현이 경제를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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