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인사이드]그래도 高大인재는 삼성에 간다

우리사회·대학 '모순의 현장'… 李회장 "세계적 인재=순익1조 기업"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5.03 07:45|조회 : 7989
폰트크기
기사공유
세계 일류 기업의 총수가 한 대학교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학생들은 그를 '노동탄압 박사'라고 야유했다. 스무살 남짓의 젊은이들이 외치는 구호가 생생하게 귀에 들어온다. 연좌농성과 몸싸움, 거친 항의와 진땀흘리는 교직원들. 이 모든 상황을 보고 느끼며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건희 회장이 2일 오후 고려대학교의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으러 가서 식장에 머문 시간은 약 1시간 45분. 5시20분 경 들어가 상황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약식으로 학위수여식을 마치고 7시5분경 후문으로 빠져나왔다. 삼성측은 "이건희 회장의 '답사'가 유효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에 앞서 미리 준비한 답사를 통해 이렇게 얘기하고자 했다.

"지금과 같은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세계 경쟁력을 갖춘 인재 한 사람의 가치는 매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내는 기업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21세기 국가간의 경쟁, 기업간의 경쟁은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 하는 교육전쟁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교육의 가치는 날로 커질 것이며 교육 경쟁력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승패를 가르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고려대가 지난 백년간 수많은 인재를 길러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듯이 앞으로 글로벌 인재를 더 많이 육성해 또 다른 백년 기틀을 튼튼히 다져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경황중에 답사를 서면으로 대신하고 학위를 받아 총총히 자리를 뜬 이 회장의 심경이 어땠을 지를 생각해본다.

고려대가 주는 '명예 철학박사 학위'가 그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로 여겨졌을까. 삼성 회장으로서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좀처럼 나서지 않는 그가 '은둔'을 깨고 나와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받아야 할 만큼 그에게 가치 있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일본과 미국의 지명도 높은 대학으로부터 제의 받은 명예 박사 학위도 거절하기 여러 번이다. 기업가로서 이회장의 지난 행적에 비춰 '학위'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측근의 설명대로 '고려대의 간곡한 의사를 전달받고 몇번을 망설이다가 성의를 거절할수만도 없어서' 힘들게 결정한 일이다. 세계시장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거물 기업인의 어려운 발걸음을 소수의 학생들이 거친 비난과 야유로 막아섰다. 그들의 무례를 그저 혈기 넘치는 몇몇의 철없는 행동으로 너그럽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와 대학이 어디쯤 와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목소리 큰 소수의 과격함이 침묵하는 다중을 압도하는 고성불패(高聲不敗)의 모순을 다시한번 확인하니 씁쓸할 뿐이다.

명예박사 학위가 '고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을 짓는데 400여억원을 헌사한 '대가'라는 논란에 이르게 되면 이 회장 뿐 아니라 삼성 사람들 모두가 허탈해진다.

그런 오해를 피하려면 아예 삼성은 '사회'와 담을 쌓고 지내야 한다. 삼성은 한해 수천억원을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한다.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연인원 수십만의 삼성사람들이 개인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한다. 칭찬이나 학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과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인재 한명이 순익 1조원짜리 기업과 맞먹는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이 회장이 명문 사학 고려대에 기부한 400억원을 '박사학위 받으려고?'식의 눈으로 보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회장과 삼성은 고려대를 '인프라'로 보고 있다. 단 한명의 1조원짜리 인재를 안암골에서 찾아낼 수 있다면 400억원 아니라 4000억원이라도 남는 장사다. 목소리 큰 몇몇 고대생들이 삼성과 이회장을 적대하는 것과 무관하게 지금도, 앞으로도 수많은 고대 출신 인재들이 삼성을 끌어갈 것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