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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강남, 판교와 분당이 사는 법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봉준호 외부필자 |입력 : 2005.05.06 09:47|조회 : 4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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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은 올드 서울(Old Seoul), 강남은 뉴 서울(New Seoul), 판교와 분당은 투머로우 서울(Tomorrow Seoul)이다.

■ 강북이 사는 법

강북은 700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전통 수도이다. 4대문 안에서 시작된 서울은 이제 강남을 중심축으로 판교, 분당, 용인권으로 확장 중이다. 당연히 아직도 모든 정치, 경제, 언론의 중심은 강북이라고 불리우는 Old Seoul에 몰려 있다. 국내 최고 공시 지가의 땅도 명동이고, 청와대도, 시청도, 서울역도, 신문사와 방송국들도 모두 강북에 있다. 그러나, 강북은 서울 시민들에게 있어 더 이상 흥미로운 도시가 아니다. 강남권에 비해서 주거 만족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사적도, 정든 골목도, 전통 상권도, 대학가도, 강북은 옛날처럼 사람이 모이거나 재미있는 구경 거리의 핵심 지역은 아닌 듯 하다. 한마디로 강북은 강남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행정 신도시로 정부 청사가 남쪽으로 옮겨가고, 대기업 총수들의 위풍당당한 단독 주택들이 신도시로 옮겨가면 강북은 잊혀진 도시가 될 듯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다니고, 곳곳에 나타나는 고궁의 뒷길을 통해서 서울의 낭만적인 진수를 만끽하던 그 추억은 강남이라는 신도시에 모멘텀을 넘겨주고 한줄기 무덤덤한 청승으로 가슴 속에 남았다. 서울역, 종로와 마포, 서대문과 미아리, 돈암동과 왕십리의 주택과 건물들은 낡을 대로 낡았고, 침침해졌다. 재개발된 산등성이의 아파트들도 벌써 10년이 넘게 흘러서 강남의 첨단 주택들처럼 산뜻하거나 매력적이지가 못하다. 밤10시쯤 시청앞 도심에 들어가보면 도시 중심부의 텅빈 공허함이 정말 개발할 곳은 바로 여기라는 생각을 가득 담아오게 만든다.

강북은 청계천 물길 공사와 뉴타운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청계천이 완성되어 파리 세느강같은 멋진 모습을 그려내서 다리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New Town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강남 사람들이 다시 강북으로 U Turn하는 그런 날이 올까? 아마도 지금 상태로는 그렇게 되지 못할 가능성이 90%이다. 서울 사람들의 마음이 강북을 떠나 New Seoul이라 불리는 강남으로, 신도시라 불리는 판교와 분당을 향해서 차츰 차츰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이 살아나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몇가지 핵심적인 프로젝트(Core Projcet)가 과감히 도입되어야 할 것 같다.

첫째는 New Town 개발이 지금과 같은 확장형 합동 재개발 방식이 아닌, 신도시 택지 개발 방식이 되어야 한다. 강북 4~5 곳의 낙후 지역에 100만평 이상의 과감한 수용과 도시계획(Urban Plan)에 의해서 블록별로 계획 되는 신도시 개발 방식이 적용되어, 사적과 공원, 신도시의 새로운 어울림을 창출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는 용산 민족 공원의 성공이다. 서울 핵심 지역의 미군 부대 80만평 ~ 100만평을 공원으로 만드는 대역사는 강북의 미래와 생존을 결정할 것 같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몇 배나 더 멋있는 첨단의 한국적 대형 공원이 멋지게 조성된다면 강북은 다시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가 될 것이다.

셋째는 강남과 강북의 연결이다. 강북과 강남이 나뉘어지게 된 것은 강북의 도시 형성과 강남 개발의 시점 차이도 역할을 하긴 했지만, 강북과 강남을 연결하는 도시의 선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강남북을 오가는 사람들은 아주 보기 힘들다. 보행로가 있으나마나하고 아주 좁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남대교, 반포대교에 그 도로 크기만한 넓은 보행로를 개통하여야 한다. 70미터 ~ 100미터의 넓은 보도엔 꽃길과 자전거 통행로가 있으면 좋겠다. 또한 군데군데 강을 건너다가 한강의 아름다운 전망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지대”도 있었으면 좋겠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강남과 강북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되어야 한다.

강북 남자와 강남 여자가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도 한남대교나 반포대교의 중간쯤에 설치 되었으면 좋겠다. 서울역과 강남역을 곧바로 10분 내에 연결하는 자기부상 열차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지금의 지하철은 남산과 구릉지형 주택 단지를 피해서 설계되어 서울역을 출발하면, 1시간쯤 돌아서 강남역에 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첨단 이동 수단인 KTX는 강북 사람들이 주로 이용해서 강남 사람들에게는 활용성이 떨어지고, 고속버스는 반포와 서초, 강남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이들 교통 수단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발전된 연계망의 교통 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

■ 강남이 사는 법

강남은 부와 인구가 편중된 New Seoul이다. 최고가의 아파트도,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백화점 명품관도, 첨단 의료 시설과 고급 수입차 전시장들도 모두 강남에 있다. 강남은 진정으로 성공한 신도시다. 면적과 인구, 소득 상황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한강변으로 늘어선 초고층의 새아파트들과 편리하게 잘 짜여진 도로망, 좋은 물건과 비싼 물건을 파는 세련된 판매 시설, 깨끗하고 품격있는 음식점, 패션, 돈 씀씀이가 사람은 강남에서 살아야 된다고 서울 인구에 회자되는 증거들이다. 강남 불패론... 돈되는 강남 부동산 등의 “강남 우월주의”가 확산되면서 강남, 서초, 송파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 부지로 뛴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강북의 3배, 분당의 2배 정도이다.

강남은 이제 몰리는 사람들과 돈으로 인해서 한계점과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테헤란로는 자동차와 사무실, 샐러리맨들로 넘쳐나고, 센트럴시티, 신세계백화점, 압구정동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삼성역 현대백화점, 잠실역 롯데백화점들은 발디딜 틈새 없이 사람들로 가득차 호황을 누리고 있다. 퓨전 음식점과 커피 전문점, 뷰티샵 등도 인산인해를 이루기는 마찬가지... 상가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그에 따라 판매가격과 상품의 질도 업그레이드된다. 이제 강남은 강북의 베드타운이 아니다. 이미 생산과 소비의 헤게모니(Hegemony)를 쥔 명실상부한 서울 중의 서울이다.

강남은 물가가 비싸고, 집값도 비싸고, 점차 복잡해져서 쾌적한 신도시의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은 이미 버블(Bubble)의 초기 단계이며, 심야 영업이 생활화되고 인간대 인간의 휴머니티(Humanity)는 상실되고 더욱 각박해진다. 빨리 강남이 조금은 넉넉해지고 부동산 가격도 안정될 수 있는 물꼬를 더 터줘야 한다. 그것은 고급 수요를 충족 시킬 수 있는 준강남권의 개발과 강북, 판교, 분당과의 확실한 Circulation의 개발이다. 강북과 강남간 구별의 축을 없애고, 강남 사람들이 강남을 떠나면서 섭섭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이사할 수 있는 풍요와 새로움, 좋은 학군을 갖춘 새로운 신도시를 창조하는 것이다.

■ 판교, 분당이 사는 법

네티즌 설문 조사에 의하면 "당신은 2010년 어디에 살고 싶은가?"의 1위 지역이 판교, 2위 지역이 분당이다. 판교와 분당은 지금 거주하는 거주자들의 주거 만족도가 매우 높고, 강북이나 강남 사람들이 이주하고 싶은 자연친화적이며, 삶의 인프라가 잘 짜여진 Tomorrow Seoul이다. Tomorrow Seoul은 시범단지 일대 중심 상가와 백궁 로데오거리, 동판교 중심 상업 지역을 축으로 새롭게 발전되어 간다. 불과 몇 달 새에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파크뷰 대형 평수는 평당 3천만원을 넘어섰고, 16년된 시범 단지 아파트도 평당 2천만원에 육박했다.

이곳에 명문 학군이 형성되고, 유명 백화점 명품관 정도가 Hyper Modern Style로 들어온다면 강남 부럽지 않은 도시가 될 듯도 하다. 정자역 주변의 백궁 로데오 거리에 앉아서 늘어선 느티나무와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명품 커피를 마시노라면 이 곳이 곧 엄청 뜰 것이라는 예감이 온다. 도로변으로 한적하게 차를 대기 좋고, 고급 음식점과 문화용품 상점들이 Luxury하게 한두곳씩 자리를 잡아간다. 그 영향으로 처음에는 우습게만 여겼던 주상 복합 아파트 파크뷰와 두산위브, 현대아이파크, 동양파라곤, 성원상떼뷰 등의 주요 빌딩형 주상복합들 가격이 뛰기 시작한다. 이들의 시세 상승 호가가 이제는 미금역 쪽의 삼성아데나팰리스, 아데나루체, 미켈란쉐르빌, 포스코더샵으로 흘러간다. 이곳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도곡동 타워팰리스 거리를 Combining시킨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판교와 분당은 아직까지는 강남사람들의 돈으로 만들어 가는 도시이다. 형성되는 모습, 모습들과 과정, 과정이 점점 더 강남의 태초 모습을 닮아 간다. 강남보다 한단계 더 고즈넉하고, 자연친화적인 녹지율 높은 신도시지만, 문화 시설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새서울 판교, 분당이 도시로서 인정 받으려면 정자역을 출발해서 판교역, 강남역을 거쳐 신사역까지 14분만에 도착하는 신분당선을 수직으로 서울역까지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고, 판교, 분당에서 Interchange Ramp에 올라타면 강남을 거치지 않고, 30분 내에 강북으로 이어지는 Direct Highway를 만들어야 한다.

강북, 강남, 판교와 분당... 그 바닥엔 떨어져서는 공존할 수 없는, 눈과 입과 다리만 가진 짐승... 3마리의 신기한 신화적 동물의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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