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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논란' 본질은 정치의 경제개입

[인사이드]총리와 경기지사의 느닷없는 '정치'싸움..기업인들 "힘빠진다"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5.11 08:25|조회 : 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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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3M의 경기도 화성 공장 착공 연기'를 착잡한 눈으로 바라본다.

3M의 한국법인인 한국3M측은 두 달 정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래도 안되면 본사의 결정에 따라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는 등 방향을 돌릴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한국 시장에 우호적인 한국3M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공들여 본사를 설득해 한국 투자를 성사시켰는데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으니 당혹스러워 할 만 하다.

시행령 개정이 늦어지고 있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은 그 자체만으로는 이슈가 아닌 것 같다. 행정수도 위헌판결 등의 돌발변수 때문에 시행령 개정이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정부측의 해명이나 정부의 갈팡 질팡 수도권 정책이 하릴없이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경기도측의 불만 모두 나름대로 설득력 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3M이 한국 투자를 접고 중국쯤으로 발길을 돌리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듯 하다.

정부는 상반기 내 시행령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이 연장된다. 3M의 'LCD용 프리즘 시트' 공장 착공은 당초 예정(5월26일)에서 한 달여 정도 늦춰질 뿐, 투자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경기도는 물론이고 정부 역시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3M 공장 착공 연기 사태'가 '해프닝'으로 끝난다 해도 문제의 본질은 지워지지 않는다. 사건의 제목은 이번에도 '경제에 개입한 정치'다.

이해찬 총리는 "대권 관련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고 정부에 많은 것을 요구할텐데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타당한 것과 타당하지 않은 것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풀어 얘기하자면 "대선후보로 나올 손학규지사가 정치성을 띈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요구를 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손 지사 역시 정치적인 화법으로 응수한다. "정부의 수도권 개발정책이라는 게 기만정책이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거칠게 반박했다.

이쯤되면 행정 차원의 논리 대결이 아니라 정치적 논쟁이다. 순수한 경제 문제가 순식간에, 그리고 완벽하게 정치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3M이라는 다국적 기업이 경기도 화성 공장을 짓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대선 후보의 정치공세'와 '국민을 상대로 장난치는 정부'로 논리의 비약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며칠이다.

여기서 3M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자. 6000만달러를 1차로 투자하고 앞으로 거액을 더 투자할 지도 모를 '한국'이라는 생산기지에서 얼토당토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사람이 미네소타주의 본사로 날아와 투자해달라고 설득할 때만해도 그럴싸해 보였다. 인건비 싼 중국과 동남아의 공장입지에 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양질의 (3M이 생산하는 부품)수요자를 품에 안고 있는 한국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도 열성적으로 투자유치를 하려는 자세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착공일까지 잡았는데 엉뚱한 사건이 불거졌다. 뭔지 모를 규제 때문에 착공을 연기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정도면 참을만 한데, 느닷없이 한국의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Prime Minister)와 본사까지 찾아왔던 그 자치단체장이 싸움을 시작한다.

자치단체장은 정부가 국민을 기만한다고 하고 총리는 정치공세에 속으면 안된다고 공무원들을 단속한다.

국민을 기만한다는 한국정부에 기대야 할 것인가, 아니면 대선에 나갈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한건주의를 믿어야 할 것인가.

3M 한국법인이 이번 사태의 전말을 본사에 어떻게 보고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이런 내막이 고스란히 전해졌을 경우 3M 본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최근 뉴욕 등지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외국기업 차별 없다"고 진땀을 빼며 해명하고 다녔다. 노무현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할 때 마다 열띤 목소리로 한국에 투자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기업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어이없고 힘 빠지는 '경제의 정치화'를 목격할 때마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된다. 혹시 엊그제 투자를 약속했던 그들이 눈치 챈 건 아닐까, 힐끗 거리며 변명할 준비를 한다. 싸우는 자 따로, 마음 졸이는 자 따로, 좀처럼 하나가 되지 않는 씁쓸한 이중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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