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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정말 원하는 걸 선택해"

[영화속의 성공학]열한번째 글..'노트북'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5.05.20 12:22|조회 : 19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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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 속 이야기는 물론 현실속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세상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온갖 일들이 오롯이 녹아있지요. 이에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모습속에서 참된 삶과 진정한 성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고자 합니다.
# 1.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아마도 그건 삶의 단계에 따라 다르지 싶다. 젊은 인생을 지탱해주는 건 아무래도 '희망'이다. 어떤 걸 하고 싶다는 꿈과 뭔가를 이뤄내겠다는 목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은 젊은이에게 삶의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렇다면 노년의 인생에겐 역시 '추억'이 아닐까. 인생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건 뜨거웠던 지난 여름날과 풍성했던 가을날의 기억이다.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설혹 성공하지 못한 인생이라 하더라고 어쩌겠는가. 이미 지나간 삶인 것을.

회한과 아쉬움에 살기보단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삶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편이 훨씬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서 괴테는 이런 말을 남겼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인간이란 자기 인생의 끝을 처음과 이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기억이란 잊혀지는 것. 아무리 가장 좋았던 순간의 추억도 시간의 흐름속에 차츰 빛이 바래져 간다. 누구나 사랑하고 행복했던 지난 순간들을 가장 화려하게 기억하고 싶어 한다. 방법이 있다. 좋았던 느낌이 잊혀지기 전에 노트에 적어 두는거다.

그 기록의 느낌은 먼 훗날에 가서 떠올리는 추억보다는 훨씬 더 강렬하고 감동적이다. 가장 좋았던 바로 그 순간에 그 느낌을 오롯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노트 종잇장의 빛은 바랠지언정 분홍빛 추억의 느낌은 결코 바랠 일이 없다.

# 2.

"네가 정말 원하는 걸 선택해"
영화 '노트북'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다. 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노트북(컴퓨터가 아니다)을 열어보자.

열일곱 앨리는 방학을 맞아 시골에 놀러왔다. 목수일을 하던 잘 생긴 청년 노아는 환한 미소가 이쁜 앨리에게 그만 '필'이 꽂혀 버렸다.

열정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앨리와 노아. 하지만 그들에겐 가난한 목수와 부잣집 딸이라는 엄연한 신분의 격차가 있었다.

앨리의 부모는 둘의 교제를 반대하고,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앨리를 잊을 수 없었던 노아는 앨리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 편지를 모두 숨겨버린다.

노아는 앨리에게 한가지 약속을 했다. 강이 바라보이는 둘만의 장소에 하얀 집을 짓고, 앨리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그림방과 베란다를 만들어 주겠다 했다. 가난뱅이 청년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만, 또 앨리와 연락 조차도 되지 않았지만, 노아는 결국 해내고야 만다. 둘만의 사랑을 속삭였던 바로 그 강가에 순수 멋진 집을 지었다.

그러나 앨리없는 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쳐가는 노아. 앨리 역시 아무런 연락이 없는(어머니가 편지를 다 숨겨두었으니) 노아를 차츰 잊어간다. 앨리의 부모님은 전도유망하고 집안좋은 청년을 앨리에게 소개시킨다. 더구나 그는 잘 생기기까지 하다.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약혼까지 하는 앨리.

그러다 앨리는 신문에 난 노아의 멋진 집을 우연히 보게 된다. 온갖 복잡한 감정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노아의 집을 찾아간 앨리는 그곳에게 노아가 그녀에게 약속했던 그림방과 화구들, 멋진 풍경과 마주하는 베란다를 발견한다. 그것들은 첫사랑의 강렬했던 느낌을 그녀가 되찾도록 해준다.

하지만 부모님은 완고하다. 특히 어머니는 자신이 완고한 이유까지 털어놓는다. 어머니에게도 가난했던 첫사랑을 버리고 부자인 남편과 결혼했던 아픈 추억이 있었던 것. 여자인 앨리에게 완벽해 보이는 약혼자를 버리기도 쉽지 않다. 결혼하기만 하면 그녀에겐 우아하고 화려한 사교계의 삶이 보장되어 있다.

어머니에게 끌려 앨리가 집으로 돌아가던 날, 노아는 앨리에게 말한다. "니가 정말 하고 싶은 걸,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생각해 봐. 그리고 그걸 선택해."

# 3.

할머니가 된 앨리는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다. 남편도 자식도 모두 다. 앨리는 치매요양원에서 생활한다. 그런 앨리에게 남편은 요양원까지 따라와 지난 사랑의 추억이 담긴 노트북을 정성껏 읽어준다. 앨리가 혹시 추억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 직접 써 둔 노트북이다.

남편 자신의 건강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더 이상 후회가 없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으므로. 곱디 고운 할머니 앨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편안한 삶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았다.

그저 받기만 사랑을 원하진 않았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불꽃처럼 사랑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모든 걸 주었다. 앨리와 남편은 한 침대에서 함께 편안히 숨을 거둔다. 너무나 행복한 얼굴들이다. 그들에겐 후회없이 사랑했던 둘만의 멋진 추억이 있었으므로.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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