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니들이 세탁을 알어?"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5.06.01 13:23|조회 : 28731
폰트크기
기사공유
커피전문점, 찜질방, 휴대폰 대리점, 노래방, 식당, 인터넷 쇼핑몰...공통점은?
잘 된다 싶어서 너도 나도 뛰어드는 업종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자격증 없으면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들이다.

중소기업 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영세 자영업자 대책'은 '자격증'으로 요약된다.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가 손 걷고 나서겠다는 업종으로 세탁업 네일아트 메이크업 정도를 거론했지만, '과당경쟁'의 이름으로 손봐야 할 업종이 어디 거기 그치겠는가. 위에서 거론한 업종들도 얼마든지 공무원의 책상에서, 혹은 공무원이 출근길 간판들을 보다가, 혹은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과당경쟁'의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업종이다.

그 대책을 내놓았다는 중소기업 특별위원회 홈페이지(http://www.pcsme.go.kr)에 한 네티즌이 올려놓은 글을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니들이 세탁을 알어?"

정부가 나서서 '밀집도'를 조사, 세탁소의 수지타산까지도 계산해서 창업을 억제하겠다는 발상은 1922년 루드비히 폰 미제스에서 비롯된 해묵은 '사회주의 경제 계산논쟁'을 연상케한다. 정부가 생산의 효율을 계산하는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미제스의 논지는 이제는 초등학생수준에서도 이해할수 있는 상식일터인데, 그 흔적을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분배'를 내세우거나 태생적으로 '좌파'라서 20세기초 사회주의 국가의 시험을 되살려보려 한다면 그나마 동기의 순수성이라도 칭찬해줄법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시장에 대한 무지와 공무원의 오만이 빚어낸 기형대책이라는 쪽에 의심이 간다.

진입장벽은 공공의 성격을 갖는 분야나, 소비자의 권익이나 안전과 같은 문제가 걸려있는 특수 업종에 대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게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다.
과잉진입이 이뤄지는 업종인지 아닌지를 가장 치열하게 판단하는 사람은 세탁소 주인이고, 회사 잘린뒤 세탁소 차려볼까 고민하는 퇴직자이다.

매일아침 특유의 프로페셔널한 목소리로 "세~탁"을 외치며 집집마다 세탁물을 수거해가고 가져다주면서도 값은 다른데보다 싸게 받는 단골 세탁소 주인아저씨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게 될 것같아 불안하다. 정부가 시장을 구획해주는데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이거 원, 세탁소도 못해먹겠구만...먼저 회사 짤려서 세탁소라도 열어놓는게 장땡이구만" 머니투데이 데스크회의에서 나온 촌평이다.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경쟁 작동원리인 신규진입이 억제되면 굳이 서비스를 개선할 이유도 없다. 이로인한 사회의 경쟁력 및 효용 저하는 고스란히 사회구성원의 비용으로 돌아온다.

중기특위 대책의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날 부분은 있다. 자격증 학원이다. 세탁 학원 메이크업 학원, 찜질방 학원...온갖종류의 학원들이 "단번에 합격보장" "100% 적중" "족집게 강사 대거 영입"같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영업에 나설 것이다.

또 하나, 프랜차이즈 컨설턴트에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고 하니 컨설턴트가 새로운 창업분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컨설턴트가 되려는 사람이 늘어나 '과당경쟁'이 되면 어떡한다? 다시 컨설턴트 자격증을 만들면 된다. 컨설턴트 창업을 위한 학원을 창업하는 것도 각광받게 된다. 이것도 과당경쟁이 되면 학원창업도 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하도록 한다. 학원창업 자격증을 위한 학원이 또 생기고...

건실한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최고 5000만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니 '건실한 프랜차이즈' 지정을 받기 위한 로비도 치열할 것 같다. '건실한' 인증제도도 생겨야 할 것이고, 공무원들이 할일과 권한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수만가지에 이르는 자영업종의 '건실도'와 '밀집도'를 조사하는데 엄청난 공무원들이 필요할 터이니 공무원 일자리 창출은 확실히 될법하다.

이 대책을 대통령까지 재가를 했다고 한다. 변호사출신 대통령은 '과당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법조인 수를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변호사 업계의 '전가의 보도'에 익숙해져 있어 문제의식이 없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경쟁력없는 대책을 경쟁적으로 남발하는 온갖 위원회들의 과당 경쟁을 막기위해 '위원회 자격증'부터 먼저 만들어 심사하고픈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