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머니투데이

부동산은 과학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부동산은 과학이다

  • 봉준호 닥스클럽 대표
  • VIEW 21,042
  • 2005.06.07 12:19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나는 선거철에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 선거에 나와서 비싼 공탁금을 걸고 고생하다가 3등을 해서 돈을 날리는 사람들을 보면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선거의 승패는 일단 당이 좌지우지하고 자신이 출마하면 대강 몇 등 정도를 할 것이라는 것쯤은 사전에 조사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다음 선거를 위하여, 경험을 축적하기 위하여, 혹은 돈이 많기 때문에 등등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과학적 사고로는 견적이 안 나오는 일이다.

부동산도 선거와 똑같다. 물건을 팔기 전에 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문을 열기 전에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면 어느 정도 사람이 몰리고, 어느 정도 분양이 될 것인가가 거의 다 예측이 된다. 땅을 사기 전에도 사람들을 모아 놓고 앙케이드 조사를 해보면, 이 땅에 이런 건물을 지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가 대략 다 예상되어 진다.

거평그룹의 나승렬 회장은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온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주산, 부기, 회계에 매우 뛰어난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부기 학원 출신으로 한국전자, 롯데삼강 등의 기업에서 경리 과장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부동산 업자로 변신하여 서초동 센츄리 오피스텔로 히트를 치고, 돈을 벌어 동대문 덕수중학교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분양 받아 거평프레야를 지을 계획을 세운 뒤, 3개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커피 80잔씩을 마셔대며 동대문 시장 상인들과 끈질기게 대화를 나누었다.

“이 곳에 이런 건물을 세워서 이렇게 분양하면 어떨까요?” “가격이 이 정도면 사시겠습니까?”

그는 혼자서, 혹은, 조직적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 한 후, 동대문 최초의 백화점식 신식 상가, 거평프레야를 건축 및 분양함으로써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부동산학적으로 볼 때 그는 대단히 과학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1998년, IMF로 거평그룹이 몰락하자 거평이 소유한 부동산에 사람들의 관심이 끌렸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의도역의 거평마트 (구, 라이프 쇼핑) 이다. 역 출입구에 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입지가 뛰어나고 미성 577세대, 광장 744세대의 단지를 커버할 뿐 아니라, 대지가 5,776평, 건물 3,349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인 거평마트는 누가 봐도 초우량 물건이다.

나는 대학 시절 돈이 생기면, 그것을 차곡차곡 모아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라이프 쇼핑 지하 런던팝에서 고급스러운 데이트를 하곤 했다. 런던팝은 영화배우 신일용씨가 운영하던 영국식 레스토랑이었는데 당시로서는 분위기가 최고였다.

거평마트가 시중에 나오자 외국계 투자 은행 중에 '여우'로 통하는 골드만삭스가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담보부 부실 채권으로 이 물건을 재빠르게 낚아챘다. 시중 은행에 저당 잡힌 400억원 정도의 저당권을 200억원 정도에 일시불, 땡처리로 매입한 것이다. 그리고는 줄줄이 설정되어지고 연처럼 걸려있는 압류, 가압류, 전세권, 근저당 등을 정리하고자 경매에 집어 넣었다.

당초 감정가는 363억 4천만원, 감정가 대로 낙찰이 된다면 골드만삭스는 그대로 163억원의 돈을 버는 것이고 예상가 이상 내려가면 낙찰을 받아 상가를 분양할 심산이었다. 2001년 3월 부동산이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탓인지 2차 유찰되었다. 골드만삭스는 3차 입찰에 참여하여, 최저가인 234억원을 써내었고, 감정가의 64%에 거평마트를 낙찰 받았다.

그리고는 K부동산신탁을 끌어들여 건물 전체를 6개월간 리모델링 한 후, 건물 이름을 아일렉스로 바꾸고 분양하여 500억원을 벌어들였다. 분양 당시 1층 분양가는 평당 5천만원이었으나, 몇 달 후에 평당 8천만원까지 뛰어 올랐다. 아일렉스가 전층 전점포를 분양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30일이었다.

부동산은 거평마트의 진행 과정에서 보듯이, 타고난 감각과 판단력, 약간의 수학과 회계, 정확한 분석력을 골고루 필요로 하는 종합 사이언스 (Science)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메디슈머 배너_비만당뇨클리닉 (3/15~)
제5회 MT청년금융대상 (2/25~3/17)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