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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억원 아파트를 아십니까?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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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天井不知)

국어 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 보았다. 天井은 [명사] ‘천장 (天障)’의 잘못된 표기이며, 천정부지는 ‘천장을 모른다는 뜻’이다.

우리는 왜 요즘 이 용어를 많이 쓰게 될까? 쉬지 않고 오르는 아파트 가격 때문이다. 지난 주에 드디어 서울 시내에 평당 1억원 짜리 아파트가 나왔다. 평당 1억원 짜리 아파트가 과연 있을까?

뉴욕 브로드웨이의 300평 펜트하우스가 평당 1억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한다. 뉴욕시 중심을 흐르는 허드슨강이 한 눈에 보이고, 밤이면 펼쳐지는 화려한 야경, 테라스에는 야외 수영장과 정원, 썬텐 시설이 있고, 2개의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아파트 내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호화롭고, 유니크 (Unique)하며, 엔틱 (Antique)하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그 못지 않은 평당 1억원 짜리 아파트가 나왔다. 그것도 한 채가 아닌 여러 채이다.

그 아파트의 이름은 반포 주공 3단지 16평형으로 1978년식이다. 반포 주공 3단지 16평형의 전용면적은 13.78평, 방 2개, 거실 1개의 구조이고, 화장실은 1개로 내부에는 세면대 1개, 양변기 1개 뿐 욕조는 없다. 호가는 17억원. 그나마 물량이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다. 서초구 반포동 20-1번지, 총 2400세대가 3410세대로 재건축 허가를 받고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GS건설. 고속터미널 동측 뉴코아 대각선 방향의 구릉지를 따라 형성된 매머드 단지이다. 전철역 3호선과 7호선, 9호선이 교차하고, 고속도로 진입이 쉬운 교통 요지의 서울 강남 핵심 지역이다.


◆ 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

2005년 3월 12일, 재건축 조합원들의 새 아파트 평형 신청 마감일이다. 대학 입시 못지 않게 눈치 작전이 치열했다. 기존 아파트의 세대 수는 2400세대. 이중 25평형이 650세대이고, 16평형이 1750세대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GS자이 44개 동, 3410세대 및 부대 시설이다. 새 평형은 25평형, 35평형, 49평형, 60평형, 69평형, 79평형, 89평형, 91평형이다.

반포주공 3단지 조합은 조합원 평형 배정 및 추첨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 종전 25평형 소유자들이 종전 16평형 소유자들에 비해서 Favor가 많지 않아, 16평형의 급상승이 예상됐다. 25평형 조합원과 16평형 조합원이 비율별로 평형 선택권을 나누었을 뿐, 16평형도 새 아파트의 어느 평형이나 청약할 수가 있었다. 2005년 3월초, 25평형 아파트 가격은 9억원, 16평형 아파트 가격은 7억원 정도였다. 평당가 @3600만원, @4400만원이었다.

이런 경우, 몇 평형을 선택해야 돈을 벌 수가 있을까?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49평형과 60평형을 청약했다. 그들의 생각은 본인이 입주하려는 생각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평형이 좋을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였다. 79평형과 89평형은 미달되어 신청자 모두는 원하는 평형을 갖게 되었다. 25평형을 선택한 조합원도 3명 있었다. 91평형은 1.4:1이었다.

이중 평당가 1억원을 기록한 16평형 아파트를 탄생시킨 조합원은 89평형과 91평형을 신청한 사람들<226가구>이다. 79평형 당첨자는 종전 아파트 평당가 9000만원을 넘겼다. 89평형과 91평형에 당첨이 확인되자, 이들은 평당 3000만원을 받아달라며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았다. 91평형은 27억 3000만원, 89평형은 26억 7000만원을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91평형 당첨자는 자신의 구형 아파트 16평형을 주고, 10억 8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니, 자신의 16평형 아파트는 16억 5000만원이 되었다. 89평형 당첨자는 자신의 종전 아파트 16평형을 주고, 10억 3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니, 자신의 16평형 아파트는 16억 4000만원이 되었다. 반포주공 3단지의 91평형, 89평형 당첨자는 어느새 모두 평당 1억원 호가 아파트의 주인이 쉽게 되었다. 그들이 지금 세계 최고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그럼 같은 16평형 소유자인데도 35평형을 신청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도 8억원 정도 받기도 쉽지 않다. 25평 신청자는 더욱 못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초저금리와 투전판이 된 강남·판교·분당·용인의 아파트 시장과, 정부의 섣부르고 어설픈 규제가 만들어낸 기가 막힌 사건이다. 91평형 당첨자는 자신의 분담금 10억원을 이주비 4억 9000만원과 분담금 40% 한도의 금융권 대출로 모두 다 해결할 수 있다. 금리는 4.1%. 빚에 대한 부담감이나 괴리감이 없다. 더욱이 최근 몇 달간 강남, 분당, 용인의 폭등으로 반포에도 얼마든지 매수자를 찾을 수 있다. 분당의 주상복합이 평당 3000만원을 향해 달려가는데, 반포 요지의 대형 평수, 유명 브랜드 새 아파트가 평당 3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5년 5월 19일부터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 시행령을 고쳐, 재건축 단지는 전체 연면적 50% 이상을 전용 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로 건설하게 함으로써, 소형평수 의무 비율을 강화했다. 이제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평수가 나오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도록 확실히 못을 박아두었기 때문이다.

1978년 입주 당시 반포 주공 3단지 16평형의 가격은 1360만원, 평당 85만원이었다.

◆ 반포 주공 2단지 재건축

서초구 반포동 18-1 외 29필지. 시공사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다. 반포주공 2단지는 고속터미널에서 방배동쪽의 대단지 4만2000평 위에 재건축을 진행 중인 아파트다. 기존 아파트 세대 수는 18평형 1230세대와 25평형 490세대 등 1720세대. 새로 짓는 아파트는 26평형, 34평형, 44평형, 52평형, 62평형, 72평형, 81평형 등 2444세대의 삼성래미안이다.

이 조합 역시 2월 23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 접수를 받았다. 그 후로 1순위부터 7순위까지 적어 낸 순위에 따라 기존 아파트 가격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 44평형, 52평형, 62평형은 2:1에서 4: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72평형, 81평형은 미달됐다. 역시 이 곳도 3명의 26평형 신청 조합원이 있었는가 하면, 72평형, 81평형 등 대형 평형을 선택한 조합원들은 아무런 경쟁 없이 쉽게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보았다.

81평형에 당첨된 종전 18평형의 소유자는 9억 5000만원을, 72평형에 당첨된 종전 18평형의 소유자는 7억 6000만원을 추가 부담하면 된다. 이 곳 역시 평당 매매 호가는 3000만원… 그 결과로 72평형과 81평형에 당첨된 종전 18평형은 14억원 ~ 15억원이 되었다.

반포주공 2단지 역시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이 교차한다. 근처에 메리어트호텔과 신세계백화점이 있고, 1만 7000평의 체육 공원이 단지에 접하여 공사중이다. 명문 세화고, 세화여고가 있고, 자연생태 하천으로 복원 중인 반포천이 있어 타워팰리스 스타일의 근사한 아파트 단지가 등장할 듯 하다.


이제 서울 아파트는 소형 평수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우고, 세계에서 가장 아파트 가격이 비싼 도시라는 우승 트로피를 목표로 열심히 달려간다. 얼마 떨어지지 않아 앞서 달리는 도쿄, 뉴욕, 런던, 홍콩이 시야에 보인다.

이제 이대로 가면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주특기 삼아 세계 정상에 우뚝 선다. 세계 언론이 우리들의 사는 모습과 우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서특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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