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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도 결국 사람이다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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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 어느 지역에 있든지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비법은 오직 하나 공인중개사들을 많이 안다는 것이다. 각 아파트 단지 또는 상가 지역마다 포진해 있는 대표적인 공인중개사, 똘똘이 중개사를 사귀고 모으는 것이 내 주말의 주요 업무다. 일요일은 대부분의 부동산이 휴무인 추세이지만, 나의 일요일은 다음과 같이 짜여져 있다.

06:00 기상, 런닝 머신과 동시에 TV 시청
06:30 샤워 및 세면
07:00 아침 식사
08:00 한 주간 부동산 기사 점검
10:00 신규 입주단지 점검. 공인중개사 방문 및 상담
11:00 재개발·재건축 지역 취재 및 컨셉 작업
12:00 점심 식사
13:00 분양 모델하우스 방문
15:00 아파트 구입 컨설팅, 아름다운 주택 방문 및 취재
16:00 테마 지역 공인 중개사 방문 및 상담
19:00 귀가 및 저녁 식사
20:00 아파트 컬럼 취재 자료 정리 및 원고 작성
24:00 취침

부동산을 전문직으로 갖는다는 것은 공인중개사와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의 조기 경보기이며 정찰 초계기이다. 부동산은 5년에서 10년에 한 번 세게 간다. 매년 5%씩 일정하게 오르면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부동산이나 증권의 생리임을 잘 알 것이다.

나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을 만나고 사귀면서 아파트 단지 내의 공급과 수요를 체크한다. 수요가 밀린다고 판단되면 기다리고 흥정하여 싸게 살 수 있고, 공급이 밀린다고 판단될 때에는 과감히 투자하면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많은 공인중개사들을 만나서 상담을 해보면 그 중에서 “괜찮은 공인중개사”들을 만날 수 있다. 은행지점장, 보험·증권 지점장, 대기업 임원 출신 중개사들도 많다. 내가 상식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훌륭하다는 인상만 준다면 그들은 좋은 정보를 꺼내 놓는다. 공인중개사들 중에는 많은 재산을 축적한 사람도 많으며, 전문직 컨설턴트를 능가하는 분석력이 있는 인재들도 가끔씩 본다.

공인중개사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첫째는 증이 있어야 하는 소위 '士'라는 직업이다. 1985년 1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시작으로 매년 그 시험도 제법 공부를 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 증이 생겨도 경쟁이 만만치 않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가 과포화 상태여서 아파트 단지 한 개에 최소 7∼8개, 많게는 수십개의 중개 업소가 들어선다. 따라서, 초짜인 경우 집단 따돌림과 이지메가 심한 업종이다.

창업비도 만만치 않다. 일단 1층 점포를 얻어야 하는데다가 고급스런 사무 집기 및 인테리어는 일반적인 추세이고, 최소 2∼3인의 멤버가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7∼8평의 좁은 공간에서 매일 접하는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어야 하고, 'Room show'라고 집을 구경시켜 주는 일이 은근히 스트레스를 주는데다가, 100집을 보여주면 그 중 서너집이 계약되어질 정도이다. 더욱 어려운 것은 A업소에서 실컷 집을 보고는 B업소에서 계약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좁은 점포가 사업장이다 보니 운동 부족으로 성인병도 많이 오고, 몸이 축나기도 한다. 계약시까지 분쟁도 많고, 계약 후에도 수수료 징수가 부드럽지만은 않다. 더군다나 공인중개사는 상층과 하층부가 동시에 치고 올라오고 내려오는 중층 직업이다. 세탁소나 야채 장소로 돈을 번 사람들이 넥타이를 메고 근무하고 싶다고 점포를 내기도 하고, 명문대 출신 고급 간부나 유명 대기업 임원이 조직을 가지고 들어 오기도 한다.

여기에다 상가,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 공장, 토지 등의 식으로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한다. 경쟁에서 살아 남고 안정적인 수입을 내는 공인 중개사가 되려면 몸에 밴 친절함과 풍부한 부동산 상식, 끈질김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중에서, 명쾌하고, 유쾌한 똘똘이 공인중개사가 되어야 또 다른 기회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기회란 중개의 벽을 뛰어 넘어 시행자가 되거나 부동산 컨설턴트가 되어 2층 사무실로 영전하는 것이다.

나는 공인중개사 수수료를 깎지 않는다. 술도 많이 사고 경조사에 축의금도 많이 낸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나 다 만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에 대한 의뢰인들의 의뢰가 오면 나는 일단 똘똘이 공인중개사에게 물건을 구해 달라고 한다. 그들의 매물 분석과 파악 속도는 다른 중개업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그들은 좋은 친구이자 동료이며 든든한 파트너인 것이다.

사람…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절정을 맞는 것이 부동산이다. 중개사든 건설사 사장이든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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