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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우사장 '절반의 성공' 넘으려면

[인사이드]외환銀출신 두 CEO 최삼길ㆍ우의제사장의 미담에 박수를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7.15 09:08|조회 : 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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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출신으로 재계에 나와 성공한 2명의 보기 드문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최삼길 KP케미칼(옛 고려합섬)전 사장(현 고문)과 우의제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이 그들이다.

우사장은 최근 유명인사가 됐다. 하이닉스 (76,700원 상승2400 -3.0%)가 예정을 앞당겨 채권단 공동관리를 벗어나게 된 데는 그의 합리적이면서도 헌신적인 경영활동이 큰 기여를 했다. 2002년7월 부임해 꼭 3년만의 일이다. 덕분에 회사는 회생을 했고 자신도 스톡옵션으로 4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두게 됐으니 겹경사라고 축하해 줄 만 하다.

최삼길 고문은 우사장 처럼 스타덤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KP케미칼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 까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주역이다. 덩치 큰 부실기업 KP케미칼이 제 구실을 하는 기업으로 사회에 기여하게 만드는 데 숨은 역할이 적지 않았다. 최 고문은 지난 1999년 고합 부사장으로 부임한 후 2001년부터 사장직을 맡았으니 매각이 확정된 지난해 하반기 까지 5년여간 경영을 책임진 셈이다.

이 2명의 이례적인 뱅커출신 CEO들은 묘한 인연이 있다. 둘 다 외환은행 출신이고, 1990년대 초에 은행의 '고객업무부(은행 수신업무 총괄)'라는 부서의 부장 자리 바통을 주고 받았다. 최 고문이 먼저 고객업무부장을 했고 후임 부장이 우 사장이었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의원이 외환은행장을 하던 시절, 이 고객업무부는 행장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가장 중요한 부서였다.

서울상대 출신의 두 선후배는 똑똑하고 추진력 있는 외환은행의 '인물'들로, 순탄하게 임원 승진까지 했다. 그러나 둘 모두 은행을 그만둘 때 쯤에는 별로 운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퇴임 후 채권단 관리 기업을 맡아 경영하는 정도의 일자리가-지금은 이것도 없어서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그리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생경한 기업에 착근해 성공을 일궈낸 것은 외환은행 뿐 아니라 금융계전체로 봐도 두고 두고 덕담을 들을만 한 일이다.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성공했느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KP케미칼을 롯데에 넘기는 작업까지 모두 마치고 홀가분하게 후선으로 물러서 있는 최고문에 비해 우사장은 짐이 여전히 무거워 보인다.

돌이켜보면 최고문의 경영은 '전투'였다. 옛 오너, 채권단, 노조의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고통스러운 군살빼기에 수년간 매달려야 했다. 그 고생 끝에 롯데라는 든든한 새주인을 찾아 기업의 미래를 보장받았으니, 최고문 개인의 이득이야 별로 없어도 성취는 남을 것이다. 꼬투리를 잡자면 없지는 않겠지만, 총론으로 볼 때 최고문의 역량과 공헌이 너무 덜 알려진 듯 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비해 우사장은 본인이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품임에도 하이닉스반도체의 부활과 함께 화려한 성공담이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매각'을 통해 완결된다.

지난해 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했을 때 '기술유출 가능성'이 논란의 초점이었다. 우사장은 그 때 "경영권을 우리가 쥐고 사람이 빠져나가지 않는 한 기술유출은 절대 없다"고 장담했다.

이제 하이닉스 매각을 앞두고 우시 법인 합작파트너인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나 중국의 국영기업이 강력한 원매자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적지 않다.

물론 매각의 주체는 지분을 가진 채권단이지만, 지금까지 하이닉스 회생에 큰 역할을 한 우사장 역시 현직 CEO로서 발언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리느라 열정을 바친 기업이 허망하게 국적을 바꿔버린다면, 우사장의 성공은 '절반'으로 끝나고 만다. 회사 살리기에 바친 지난 3년의 시간이 헛되게 느껴질 지 모른다.

1990년대 초반 외환은행의 최삼길 부장과 우의제 부장은 공교롭게도 부장실을 찾아간 기자에게 "외환은행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뭐냐"는 똑 같은 질문을 했고 기자는 "공기업 틀을 못 벗은 외환은행을 비즈니스 체질로 바꾸는 것"이라고 답했었다. 월급쟁이 부장의 한계를 넘는 질문과 의욕이 그들을 외환은행의 경영진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우사장은 세월을 넘어 하이닉스반도체의 최고경영자가 된 지금 월급쟁이 사장의 한계를 넘는 또 다른 질문, "하이닉스를 가장 잘 매각하는 방법이 뭐냐"는 물음에 직면했다. 최고문은 1년전 KP케미칼과 관련한 똑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채권단과 함께 수월하게 찾아냈지만 우사장은 그보다 훨씬 어렵고 험한 환경에서 답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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