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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 휴대폰 감청, 유비무환 차원?

어이없는 법 왜 자꾸 만드나-휴대폰 번호 공개법, 휴대폰 엿듣는 법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5.07.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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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이가 없다. 휴대폰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법을 만들어놓지 않나, 기술적으로 안된다는 휴대폰 감청을 합법화시키지를 않나. 연일 어이없는 소식으로 기가 막힌다.

‘감청’은 말그대로 ‘엿듣는 것’이다. 도청이 불법으로 몰래 엿듣는 것이라면, 감청은 법의 허락을 받아 당당히 엿듣는 것이다. 감청은 국가 안보에 필요하거나 범죄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이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감청’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놓고 있다.

따라서 ‘감청’ 자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감청은 경우에 따라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괴범을 색출해야 한다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를 찾아야 하는 등등의 경우에 ‘감청’은 불가피하다. 이같은 차원에서 유선전화나 휴대폰 전화 통화기록도 일정기간 보관하는게 맞다고 본다.

‘감청’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최근 법무부가 만든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통신사업자는 현재 기술로 불가능한 통신제한조치(감청)에 필요한 설비와 기술, 기능을 갖추라는 조항도 그렇고, 통화기록에 대한 보관기간을 12개월로 늘려놓은 조항도 이해가 안된다. 게다가 인터넷 로그기록이나 휴대폰 위치정보에 대한 기록도 6개월이상 보관해서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제공하도록 못박은 대목은 ‘국민의 권리보호’보다 ‘감시’를 연상케 한다.

이런 내용의 시행령 개정령안은 모법(통신비밀보호법) 개정취지와도 어긋난다. 지난 5월 통비법을 개정했던 이유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통신비밀을 보호해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모법에서는 정당한 사유없이 수사기관이 통신사업자에게 통화기록 열람이나 자료제공을 요청하지 못하도록 영장주의를 도입했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령안은 모법에 근거도 없는 조항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모법에서 규정한 통신사업자들의 의무범위를 더 확대 적용하고 있어, 모법의 개정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특히 통화기록을 12개월로 늘렸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혀 안전장치가 없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용약관에 따라 현재 통화기록을 6개월간 보관하고 있고, 시내전화는 3개월간 보관한다. 그런데 시행령 개정령안에서는 이를 12개월, 6개월씩 보관하라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 매출액 100억원 미만인 인터넷업체가 9000여개에 이르는데, 이 업체들에게 6개월간 인터넷 로그기록을 보관하라고 못박고 있다. 한 대형포털의 경우, 현재 1개월 보관하던 인터넷 로그기록을 6개월까지 보관하면 추가비용이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통부도 “지금까지 사업자가 통신사실확인자료(통화기록)를 6개월 또는 3개월 보관해 왔음에도 수사목적 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개인정보보호 강화 차원에서 현행약관대로 통화기록 보관기간을 이통사 6개월, 시내전화 3개월로 정하는게 적절하며, 인터넷 로그기록 보관기간도 3개월로 줄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불과 얼마전에도 수사기관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개인신상정보를 무더기로 유출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통화기록이나 휴대폰 위치정보 또한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유출되지 말란 법도 없다. 통신사업자도 필요이상 고객의 정보를 길게 보관하다가 보안사고를 당하게 되면, 그 책임은 또 누가 져야 하는가.

국가 수사기관이 범죄나 안보를 이유로 전국민의 통신비밀을 손아귀에 쥐락펴락하겠다는 것은 정말이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수사상 필요하다고 전국민의 통화기록을 1년씩 보관토록 하는 것은 전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처럼, 법은 국민 인권을 침해하기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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