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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파업..'가해'를 용서해선 안된다

[인사이드]350명이 대한민국 '하늘 도로' 무단 점거..'불편'아닌 '피해'초래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7.29 08:49|조회 : 31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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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파업은 '자해(自害)성 쟁의행위'다. 기업의 생산이 중단돼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그 결과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노조가 파업이라는 최후의 쟁의 수단을 선택하는 건 '자해'가 가져오는 불이익에 비해 잘못된 고용시스템을 교정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개입되는 갈등과 대립 , 사용자와 노조 지도부의 엉뚱한 의도 등 정서적·정치적 요인을 배제하면 이렇게 단순한 논리가 남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조금 불편해도 이 필요악과도 같은 자해 행위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지켜봐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파업이 자해로 끝나지 않고 다른 경제주체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가해 행위'가 된다면,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 피해를 모면할 방법이 없다면 파업에 대한 사회적 대처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12일째 파업중인 아시아나항공 (4,320원 상승75 1.8%) 조종사 노조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대체재'가 있는 민간 항공사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시아나 화물 노선을 이용해오던 수출 중소기업들은 직접적인 피해자들이다. 파업 이틀째부터 화물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후 대체편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한 포털 사이트에 하소연을 올린 수출업체 대표는 "미국으로 갈 수출화물 200kg을 부치지 못하다가 결국 납기일을 3일이나 넘긴 26일에야 대체편을 통해, 그것도 대행사에 웃돈을 얹어 주고 싱가포르 우회로를 통해 화물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규모가 적은 중소업체들은 대체 항공편을 구하는데 2, 3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지만 앞으로의 거래를 생각하면 항의도 할 수 없다"며 "거래 상대방에게 정황을 설명하긴 했지만 클레임이 걸리면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이렇게 매일 수십개의 수출기업들이 화물편을 찾아 발을 동동 구른다. 대체재가 있다는 건 이론상의 얘기일 뿐이다. 피해는 직접적이고 치명적이다. 이쯤되면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적당히 참아 넘겨야할 불편'의 범주를 넘어서 있다.

말하자면 350명의 조종사들이 대한민국 하늘위의 국적 도로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예약한 일반인들의 피해도 마찬가지다. 관광 성수기의 결항이라 다른 항공편을 찾는일이 녹록치 않다. 여행계획을 접어야하는 예약자들의 정신적 피로도는 '불편'을 넘어 '피해'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이 상태로 가면 제주도민들의 성수기 관광수입은 20%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를 기준으로 보면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태풍이나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이해된다. 지난 27일부터 국제선 마저 무더기 결항이 시작됐으니 관광에서 비즈니즈에 이르기까지 속타는 사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파업 12일에 눈에 보이는 몇백억 손실이나 회사 신뢰도·브랜드 이미지 손상 쯤이야 '자해'의 대가로 무시해도 좋다. 다른 업종의 대규모 사업장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파업에도 못미친다.

파업이 가져오는 부(負)의 대가를 기업과 노조가 고스란히, 최소한 그 대부분을 떠 안는다면 이대로 참고 지켜보면 된다. 그러나 '자해'의 몫보다 '가해'의 몫이 이렇게 훨씬 큰 비중으로 다가온다면 이대로는 곤란하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피해자들이라도 '하늘 도로'를 막아선 그들로부터 보상 또는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조직적으로 해야할 일인데, 아직 조용한 걸 보면 왜 이런 일에만 유독 인내심이 강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28일 아시아나항공의 노사 협상이 재개됐지만 협상과는 무관하게 노조는 당장 '가해'를 중단해야 한다. 회사측이 적당히 물러서는 건 곤란하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아온 상위 10%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저지른 '가해 파업'을 이대로 묵인할 경우 앞으로 우리 사회는 그들보다 처지가 나쁜 숱한 가해자들을 용서하느라 심한 내상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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