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쉽게 가까워지려면

얼굴의 어원이 의미 있다. ‘얼’, 바로 정신적인 것, 그리고 ‘꼴’, 모양새라는 뜻으로 바로 ‘정신적 모양새’를 뜻한다고 한다.

지금 나의 정신적 모양새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주름살을 없애느라 보톡스 주사를 맞거나 타이의 칼라를 신경 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늘 보여지는 것이 자신의 얼굴 표정이다.


나의 표정은 과연 어떨까. 눈썹과 눈꼬리는 팔(八)자로 쳐지고 늘 고민에 빠진 듯한 우울한 얼굴, 눈에 힘이 없고 슬픔에 젖은 듯 표정 전체가 가라앉아 있는 불쌍한 얼굴, 또는 마주치기만 해도 냉기가 도는 차가운 얼굴, 아니면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처럼 어쩌다 비웃는 듯이 웃는 얼굴.

만일 자신의 표정이 이 중의 하나라면 이제는 바꾸어 보자. 웃는 얼굴은 여유를 느끼게 하고 부드럽다. 부드러움은 자신감의 표현이고 이는 신뢰로 이어진다. 더구나 미소는 감정 이입의 효과가 있어서 상대의 감정도 긍정적으로 만든다. ‘미소는 입 모양을 구부리는 것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것을 바로 펴주는 힘이 있다.’
　
무더위 때문인지 요즘 사람들의 인상이 더 험악하다. 모든게 편안한 경우보다 환경적, 심리적으로 힘든 때에 표정 관리는 더 필요하다. 웃지 않으면 체포된다는 법이 있다면 믿을까.

1948년 미국 아이다호주의 포카텔로에서 축제 기간 중에 웃지 않아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람을 체포하고 가짜 감옥에 수감한 후 기부금을 내야 출옥시켜주는 법령을 만들었던 필립 시장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 후 1987년에 시청 직원이 이 해프닝을 신문사에 투고하여 포카텔로는 미국의 ‘스마일 수도’로 정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리더들은 특히나 표정이 굳어있는 편이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을 편히 하는 표정은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하다. 좋은 표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주 쓰지 않아 경직된 근육부터 풀어 주면 된다.


안면 근육 이완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경우 효과가 매우 크다. 우리 얼굴에는 80여 개의 근육들이 있는데 이 중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근육은 주로 입 근처에 몰려 있다. 이 근육들을 이완시켜 쉽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입이 움직이는 모양에 따라 얼굴표정이 완전히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미소는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근육의 이완과 강화를 위해서는 연습과 훈련도 도움이 된다. 아침의 1분이면 된다.
　
`미소는 최고의 화장술’이라고 한다.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코미디언인 빅터 보즈는 미소를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지름길’이라 표현한 바 있다. 몽테뉴는 ‘지혜로움을 나타내는 가장 분명한 표현은 명랑한 얼굴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은 자신있고 여유가 있을 때 웃을 수 있다.

공격 당할까봐 방어적이 되거나 소심해 지면 표정도 굳는다. 꾹 다문 입과 굳은 얼굴로는 자신의 의욕과 능력을 전달할 수 없다. 의욕과 능력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표정부터 바꾸어야 한다. 여유롭게 얼굴 표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사고와 감정도 제어할 수 있다.
　
대림I&S의 제갈 정웅 전부회장님이 늘 가지고 다니는 것 중 하나가 거울이다. 사춘기 소녀도 아닌 사람이 무슨 거울이냐 의아해 하겠지만 그가 거울을 가지고 다니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IMF 당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가 혼란스러울 때 직원들에게 거울을 선물했다고 한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는 문구를 함께 넣었고, 합병을 한 후 다시 거울을 선물했을 때는 변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웃는 얼굴과 태도로 변화를 받아들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어떤 긴 연설보다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다. 거울을 자주 보는 것은 표정의 변화와 긍정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로버트 L. 슈크는 자신의 저서 <매력적인 이미지>에서 ‘좋은 이미지는 성공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보다 앞서는 것’이라고 했다. 지식이나 실무적인 능력 향상과는 다르게 이미지 관리는 따로 시간을 내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과 더불어 생활 속에서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식이요법이나 생활패턴의 변화로 건강을 관리하듯 이미지 관리도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다소 권위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분들 중에는 ‘아쉬울 게 없는데 왜 상대에게 잘 보이려 웃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컨설팅 때 종종 보게 된다. 이는 열등의식의 출발점이다.

왜 꼭 도움을 받기 위해서만 상대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하는가. 내게 나누어 줄 귀한 정보와 지식과 능력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기회를 갖기 위하여 좋은 이미지를 지니겠다고 개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