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82.58 690.81 1125.80
보합 17.98 보합 11.32 ▼2.8
-0.86% -1.61% -0.25%
메디슈머 배너 (7/6~)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노출과 관음, 돈으로 때우게 만들어야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5.08.02 17:44|조회 : 26202
폰트크기
기사공유
큰 맘먹고 시쳇말로 물좋은 호텔 수영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사(?)를 누렸다.

노출이 미덕인 그런 곳에서 노출을 조심해야 할 유일한 대상은 바로 시선. 선글래스의 효용은 거기 있다.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느라 선글래스를 사용할 짬은 거의 없었지만, 턱없이 비싼 입장료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건 배웠다.

싸이월드나 블로그 같은 미니홈페이지도 따지고 보면 남의 블로그를 찾아가서 엿보고 싶은 욕구와, 자신을 예쁘게 꾸며서 손님을 끌어들이고 싶은 노출증의 궁합이 맞아 떨어진 사회현상이다. 굳이 포르노물이 아니더라도 노출과 관음은 이처럼 어느 선까지는 우리 곁에 있고, 돈과도 알게 모르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노출과 관음 두가지 도착증이 요즘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휴일 우리들 안방을 강타한 노출증. '인디'라는 상품을 내세운 방송 상업주의의 필연적 파국의 흔적이 짙다. TV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졸지에 성폭력 피해자가 돼 버렸다.당한 것도 무력하지만 그보다 더한 무력감은 당시에도 사후에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노출증과 커플을 이루는 또다른 도착증세인 '엿보기'의 위력도 우리 앞에 새삼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엿보는걸 남이 모르는 것 자체가 파워이고 그 파워는 쉽게 돈으로 연결된다. 더구나 개인차원을 떠난 조직적 관음은 말할 것도 없다. 누군가 나를 엿듣고 있다는 패닉속에 사람들은 도청 방지 장치 같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아 보이는 곳에 돈을 들이고 있다.

노출과 관음에서 비롯된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우리 사회의 비용이다. 이 같은 비용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중의 하나는 가해자가 막대한 비용을 치르는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기대 이익보다 리스크가 훨씬 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나마 엿보기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행위자들에 대해 즉각적인 제재가 이뤄진다. '피해자'가 드러나면 명예훼손 소송 등으로 돈을 물어내는 일이 이어진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은 노출증에 대해서는 무방비상태이다. '방송 안나가면 될거 아니냐'는 가해자들에게 방송출연 정지는 의미를 잃었고, 방송위원회가 내릴수 있는 최고 300만원의 벌금은 껌값에 불과하다.

남은 방법은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상품'의 '소비자'로서 당한 피해를 직접 보상받는 방법이다. 방송도 넓은 의미의 상품이므로 '소비자 피해' 개념이 당연히 성립한다.

미국에서는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노출 장면을 내보낸 CBS방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진행중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가 부과한 55만달러의 벌금과는 별개이다. 당시 TV를 지켜본 시청자가 8960만명이라는데, 1인당 1달러씩만 물어주더라도 보상금은 1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여기에 '징벌배상'까지 추가되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다음부터 티끌만한 사고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앗 뜨거라' 하고 뿌리뽑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온갖 제약조건이 붙은 증권집단 소송제 하나 도입하는데도 난리를 치렀으니 완전한 집단 소송제가 도입되기는 하세월이다. 현재 법률체계에서는 누군가 피해자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소송대리인을 선임, 방송사와 '가해' 그룹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그 '누군가'의 역할은 시민단체가 제격이다. 소비자, 특히 어린 청소년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도청 관련 당사자들을 고발하는 것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